MBC ‘무한도전’ 345회 방송화면 캡쳐

MBC ‘무한도전’ 345회 2013년 8월 31일 오후 6시 25분

다섯 줄 요약
함께 MT를 떠난 김해 소녀들을 위한 ‘무한도전’의 선물이 공개됐다. 안양예고 최·이·박 PD의 요청대로 엑소(EXO)의 ‘으르렁’을 연습하던 ‘무도’ 팀은 안무를 소화하기에 무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엑소를 불러 소녀들을 위한 몰래카메라를 꾸밀 것을 주문한다. ‘무도’ 팀의 새로운 도전 과제도 공개됐다. 오는 9월 27일과 28일 양일간 개최되는 연고전(혹은 고연전)을 맞아 ‘무도’ 팀은 각 대학의 응원단에 들어가 응원전을 준비한다.

리뷰
소재의 신선함은 방송의 질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조건이 아니다. 앞서 방송된 ‘무도를 부탁해’ 편을 통해 보았듯, 시청자 참여를 늘리고 그들에게 연출권을 넘겨주는 것이 꼭 좋은 결과를 낳는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시도는 신선했으나 결과적으로 방송을 만드는 이들의 역량의 중요성을 확인하게 하며 텁텁한 뒷맛만 남겼다.

방송을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시의성이다. ‘무도’는 항상 이 부분에서 탁월한 감각을 자랑했다. 추격전 및 각종 게임에는 당시 상황에 맞는 정치 풍자나 사회적 메시지가 담겨있었고, 가요제와 같은 페스티벌 성격의 프로젝트에서는 기성 문화에 도발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었다.

‘무한도전 응원단’은 어떤 가능성을 담고 있는가. 아쉽게도 31일 방송분을 보고 난 뒤에 남은 것은 예정된 감동에 대한 슬픈 기시감뿐이었다. ‘왜 연고전(혹은 고연전)인가?’ 하는 당위성에 대한 문제는 잠시 접어두더라도, 평균 연령 38세의 일곱 남자가 혈기왕성한 이십 대 사이에 껴서 ‘선착순 달리기’를 반복하는 모습은 그들의 열정을 돋보이게 하기는커녕 보는 내내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한 달가량 남은 기간 ‘무도’ 팀은 연습에 매진할 것이고, 한 달 뒤에는 응원단원을 잘 흉내를 내는 수준의 실력으로 무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대에 오른 이들을 위한 예정된 호응과 적절한 감동. 되든 안 되든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일단 부딪혔던 ‘무한도전’의 정신과는 거리가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필요 이상의 육체노동, 일반인 출연자들이 만들어내는 예측 불가한 웃음 포인트보다 더 중요한 건, 도전의 당위성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이다.

수다 포인트
- ‘길랑우탄’부터 ‘장조림 계란’까지…. 가수가 이렇게 외모로 웃겨도 되는 건가요?
- 길 씨 노래 중에 한 곡이 떠오릅니다. “누구를 위한 도전인가.”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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