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황금의 제국’
SBS ‘황금의 제국’ 17, 18회 8월 26, 27일 오후 10시다섯줄 요약
성진그룹을 둘러싼 권력다툼이 정점을 달해가는 가운데 장태주(고수)의 계략에 최민재(손현주)는 불법 주식매입 혐의로 구속 위기에 처한다. 최서윤(이요원)의 동생 최성재(이현진) 또한 주가조작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자 어머니 한정희(김미숙)와 최서윤은 그를 지키기 위해 해외 도피를 준비시키지만 최성재는 자신을 통해 모든 집안 싸움이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검찰에 출두해 자수한다. 출소한 윤설희(장신영)는 장태주를 만나 함께 필리핀에 가서 살자고 제안하지만 태주는 “지옥에서 살아남겠다”며 이미 멈출 수 없는 게임임을 선언한다.
리뷰
누구와도 연합하지 않은 장태주의 계략에 뒤통수를 맞은 최민재와 최서윤, 한정희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이제는 아무도 말릴 수 없는 싸움이 시작되고 있음을 예고했다.
그들과 행복을 함께 나눌 주위 인물들은 한결같이 싸움판에서 떠날 것을 권한다. 최동진(정한용)은 아들 최민재에게, 최성재는 어머니 한정희에게, 그리고 윤설희는 장태주에게 욕망만이 남은 그 곳을 벗어날 것을 제안하지만 이미 진행중인 게임 속에서 아무도 발걸음을 옮기지 않는다.
18회에서는 이 작품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다. 결국 행복해지고자 사는 삶 속에서 본질은 상실한 채 돈이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 착각하고 달려가는 인간들의 어리석음을 거대 기업을 둘러싼 권력투쟁을 통해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태주와 민재, 서윤, 정희가 원하는 것은 모두 따뜻한 가족애라는 지점은 드라마 곳곳을 통해 비쳐진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마음 속 진실은 외면한 채 스스로 지옥을 택하는 우를 범한다.
오랜 시간 담금질한 듯한 철학적인 대사와 비유적인 표현을 통해 ‘황금의 제국’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의 행복과 권력, 돈과의 관계를 일관적으로 논하는 미덕을 보여주고 있다. 자칫 주인공들 간의 의미없는 싸움으로 비쳐질 수 있는 지점이 곳곳에 숨겨진 명품 대사로 인해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주제를 다시 한번 환기하게 해 준다.
종반으로 향해가는 작품은 이제 더욱 치열해질 싸움판이 어디로 향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나는 감옥에서 나왔지만 너는 아직 감옥에 있다”며 욕망이 곧 지옥임을 암시한 윤설희의 충고에 답이 있을지 “지옥에서 살아남으면 그 곳이 천국이 될 것”이라는 태주의 야망이 승리할지, 지난 20년간의 한국 사회 패러다임을 정리해가는 전개 속에서 주인공들의 레이스도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수다포인트
-”친구라고 생각했나봐요. 거래였는데.” 태주에게 무한한 배신감을 느낀 서윤은 어떻게 변해갈까요.
-아들 성재를 바라보는 정희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하군요. 끝없는 암투 속에서도 가족애는 애틋합니다.
-부를 이루기 위한 싸움이 덧없었음을 고백하는 정한용의 눈빛에서 문득 수년 전 국회의원을 그만둔 후 어느 시사 프로그램에서 권력의 허무함을 조용히 들려주던 그의 모습이 오버랩됐습니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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