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꽃보다 할배’ 대만 편 방송화면 캡쳐

tvN ‘꽃보다 할배’ 8회 2013년 8월 23일 오후 8시 50분

다섯 줄 요약
유럽여행 이후 H4와 다시 여행을 가는데 있어 주저하던 이서진은 제작진과 H4의 ‘밀어부치기’식 작전에 밀려 대만행을 결정한다. 하지만 이번 여행의 출발은 사정이 있어 늦게 출발하는 이순재와 이서진이 빠진 H3의 차지다. ‘맏형’과 ‘서지니’의 부재로 어쩔 수 없이 리더의 자리에 앉게 된 신구는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대만에 도착한 H3는 예상치 못한 현지팬들의 환대에 기분이 한껏 들뜨지만, 그것도 잠시 그들이 머물 숙소는 그들 앞에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리뷰
항상 2인자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던 사내가 있었다. 특유의 ‘아기미소’로 위와 아래를 골고루 살폈던, 중용의 미덕을 몸소 실천했던 평화주의자, 신구. 이순재와 이서진이 빠진 리더의 자리를 권하자 손사래를 치던 그에게서 우리는 ‘낯선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바로 이것이 새로운 시대의 지도자상, 바로 구야형 리더십의 등장을 알리는 시작이었다.

구야형 리더십의 등장은 이제껏 우리가 보지 못했던 할배들의 면모를 발견하게끔 했다. 우선 신구라는 새로운 리더십은 ‘사람이 급박한 상황에 닥치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 상황을 벗어나게 할 묘책을 쓰게 된다’고 겸손함을 보였지만, 침착함과 꼼꼼함, 자기주변을 전방위적으로 살피는 능력, 책임감으로 탁월함을 보여줬다.

신구라는 리더십을 가능케 한데에는 박근형과 백일섭의 공도 컸다. 박근형은 긴장한 신구와 함께 지도를 보고 행선지를 확인하며 대신 길을 물어봐주기도 하는 조력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백일섭 또한 때때로 투덜거리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결국 신구가 가는 방향을 묵묵히 따라주는 신뢰의 모습을 보였다.

비록 ’1일 천하’에 그치게 되더라도 신구의 새로운 리더십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머라이어 캐리가 언젠가 “당신 안을 들여다보면 영웅이 있어요”라고 노래한 것처럼 우리 모두 안에는 리더의 모습이, 영웅의 모습이 숨쉬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안의 작은 리더들이 있었기에 ‘그토록 오랫동안 함께 일하면서도 생전 처음 함께 하는 기회’를 가진다던 할배들의 값진 고백도 가능한 것이리라.

수다포인트
-H3의 대만행을 마중나온 깜짝 손님 최불암 할배를 앞에 두고 아무렇지 않게 “불R이형”을 외치는 백일섭 할배!
-백일섭 할배 별명 열개 추가요! 떼쟁이, 육감이 좋은 남자, 모국어를 사랑하는 남자 등등
-대만인들 진짜 친절 돋는듯! 그러나 Gil…chi…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길을 찾겠다는 거짓말을 두고 돌아오긴 했지만…)

글. 톨리(TV리뷰어)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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