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9′ 마스터, 우현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박지우 팝핀제이 박지은 이용우 더키

사람의 몸이 그리는 선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인지 미처 알 기회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타인의 몸에 집중해본 적도, 타인의 몸이 그리는 그림에 열중해본 적도 없었다. Mnet ‘댄싱9’을 만나기 전에는 말이다.

국내에 오디션 열풍을 몰고 온 ‘슈퍼스타K’ 시리즈를 만들어낸 김용범 CP가 이번에는 노래가 아닌 무용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그것이 바로 ‘댄싱9’이다. 처음에는 가늠이 힘들었다.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모를 생소한 무용이 노래만큼의 몰입도를 가지고 있을까도 의문이었다. 그러나 프로그램 회차가 거듭될수록 이런 의심들은 점점 옅어지고 만다.

신기한 것은 ‘댄싱9’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서바이벌이라는 포맷 자체에서 오는 긴장감 보다 퍼포먼스 자체에 더 집중하게 된다. 그만큼 제작진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데 공을 들여 편집을 했다는 뜻이고, 다시 말해 무용에 대한 제작진의 애정이 상당하다는 말이다.

무용을 제대로 알려보겠다는 의지는 그러나 이들만큼 강할까? 오로지 춤의 대중화를 위해 과감히 나선 마스터들(우현영, 박지우, 팝핀제이, 이용우, 박지은, 더키)을 만나보았다. 이들과의 유쾌한 수다를 옮겨보았다. 행간에서 느껴지는 춤에 대한 어마어마한 애정을 여러분들도 느낄 수 있으시리라.

Q. 가장 먼저, 현재 무용계, 댄스계에서의 반응을 묻고 싶다. ‘댄싱9’이라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지켜보고 있던가.

우현영 : 장르별로 다르겠지만, 춤의 역사에 있어 획을 긋는 시기 아닌가라는 반응이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클래식부터 비보잉까지 다양한 춤의 장르들이 한꺼번에 사랑받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그것을 해냈다. 주변에서 놀라워한다. ‘댄싱9’은 춤을 올바르게 알리는 것에 목적을 둔 프로그램이다. 그간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너무 식상하기도 했고, 그래서 실은 대박을 기대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대중의 반응도 좋다.

Q. 프로그램 제작에 앞서 마스터들의 의견이 상당히 많이 반영된 것으로 안다. 어느 정도 관여를 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박지은 : 우승특전을 결정하기에 앞서 (김용범 CP가) 많이 물어봐주셨다. 어떻게 해야 춤을 추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메리트를 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시더라. 우리의 의견을 거의 100% 맞춰주셨다. (‘댄싱9′은 우승팀에게 초호화 공연기회를 포함한 총 상금 4억원이, MVP에게는 추가로 1억 상당의 소원성취기회를 준다)

이용우 : 김용범 CP는 섬세하다. 여성스럽다.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일을 즐기신다.

박지은 : 그렇다. 다른 분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사람이기에 ‘댄싱9’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우현영 : 춤추는 사람들이 공연 하나 올리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드는지 모른다. 2,000~3,000만원은 있어야 한다. 여기에 조명, 의상 등등을 최고로 해서 올리려면 1억 이상은 들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하면 바로 이 공연을 올리게 해준다. 극장도 블루스퀘어라는 훌륭한 극장이다. 가장 좋은 특전이다. 유학이나 최고 무용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제공? 아니면 학원을 차리게 해주는 것? 등등 많이 고민을 했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공연을 하게 해주는 것이 최고다. 그들만의 무대 말이다.

박지우 : 연습실 차려주면 연습하라는 거고, 학원은 돈 벌라고 차려주는 건데, 무대는 그들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 아닌가. 그러니 무대를 올리게 해주는 것이 적합한 것 같다.

Q.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들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
박지은 : 우리나라에서는 춤을 추는 사람들을 딴따라라고 폄하하는 분들도 계신다. 춤이 케이팝 이외에는 인정받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그런데 ‘댄싱9’을 통해 춤을 대중문화의 컨텐츠로 알릴 수 있게 됐다. 댄서들에게도 좋고, 또 대중에게도 신선하다.

이용우 : 우리나라 공연 예술들이 해외에 진출해서 성공한 사례들이 별로 없다. 그러나 ‘댄싱9’이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박지은 : 게다가 다른 장르와 콜라보가 돼서 하나의 공연을 만든다는 것은 정말이지 획기적인 콘텐츠다.

팝핀제이 : 일반인들이 춤을 보고 싶어도 어디로 가서 봐야할지 잘 모르더라. 나한테 ‘팝핀제이 춤 보고 싶은데 어디서 봐야하나요?’라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춤이 대중화되면 이런 일은 사라질 것이다.

우현영 : 그런데 아직 빙산의 일각이다. 생방송 들어가면 대박 터질 것 같다. 모든 장르를 아우르고, 또 최고 댄서들이 모였다. 춤추는 사람들조차도 ‘발레를 저렇게도 할 수 있네’라며 놀라워한다. 일반인들은 더 신선해한다.

더키 : 게다가 노래와 달리 춤은 가늠할 수 없다. 너무나 보여줄 것이 많다. 깜짝 놀랄 것이다.

‘댄싱’9 마스터, 우현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박지우 이용우 팝핀제이

Q. 도전자들의 실력은 상당하더라. 우리나라에 이토록 많은 춤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게다가 즉흥적으로 안무를 짜서 무대를 올려야 하는 고난도 미션들인데, 다들 실력이 대단해 놀라웠다.
우현영 : 처음 보는 파트너랑 반나절 만에 몇 시간 만에 짜내야 한다. 그것도 실은 다 연마하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고 교육받지 않으면 그런 즉흥은 오그라들어서 못 본다. 파트너들이랑 아이디어를 짜내고 서로를 배려하고 그러면서 무대를 만들어나가는 모습들이 너무나 멋있다. 이런 것은 ‘유캔댄스’에서도 안 나온다.

이용우 : ‘유캔댄스’는 진짜 춤만 보여준다. 그런데 ‘댄싱9’은 인간적인 면도 또 치부도 굉장히 좋은 것들을 많이 보여준다. 솔직한 방송 같다. 거짓이 별로 없다.

박지은 : 가끔 방송을 보면 오그라들 때가 있다. 그것은 결국 진정성이 없어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댄싱9’에서는 춤을 추는 사람들은 스토리도 있고 몸의 움직임으로 감동을 준다. 거게다가 음악도 있고, 몸으로 움직여야만 나올 수 잇는 노력이라는 결실 그런 모든 것들이 다 들어있다. 최고의 프로그램이다.

Q. 음악에 크게 공감한다. ‘댄싱9’을 보면서 나오는 모든 음악들을 다 다운받아 듣고 있다. 음악이 새롭게 들리더라.
우현영 : 갑자기 좋아지죠?

팝핀제이 : 댄서들이 영광이라고 생각해야하나 그런 부분이 바로 평소 아는 노래를 춤을 통해 접하고는 다시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다. 그것이 또 댄서의 능력이기도 하다.

Q. 아는 만큼 좋아진다고, 춤에 대해서 생소했던 용어들이나 이런 것들을 알게 되면서 춤을 볼 줄 아는 눈이 길러지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재미다. 실은 관람하기가 난감한 현대무용에까지도 관심이 생긴 달까.
이용우, 우현영 : 현대무용은 우리도 난감할 때가 많다(웃음).

우현영 : 이 프로그램의 취지가 그런 것이다. 어려운 용어를 써서 뭔가를 가르친다기 보다 쉽게 대중에게 다가서는 것. 그러면서 점점 춤에 대한 어려운 이야기들도 풀어가는 것. 그러다보면 볼 수 있는 눈이 생길 것이다. 댓글 중에 현대무용 보러 가고 싶어졌다는 것도 있더라.

이용우 : 그런데 현대무용은 솔직히 말해 정말 난해할 때가 많고, 또 그만큼 막혀 있는 사람들도 많다. 예를 들어, 비보잉이나 이런 공연들을 보면서 사람들이 즐기면서 하는 것을 보면 깨달음을 얻어야하는데 여전히 고리타분하다. 그런데 현대무용도 즐기는 사람들이 잘 춰보이고 관객도 느껴진다. 그냥 테크닉만 하는 사람들은 ‘뭐하는 건가’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이번에 현대무용댄서들 중에 머리 좋은 사람들은 대중이 뭐에 반응하는지 느낄 것이다.

우현영 : ‘댄싱9’은 그런 측면에서 확실히 무용계에도 깨달음을 줬다. 우리에게도 큰 공부가 된다.

Q. ‘댄싱9’은 ‘슈퍼스타K’를 만든 김용범 CP의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마스터 자리에 앉기란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노이즈도 생길 수밖에 없는 자리고 말이지. 처음 제안을 받고 망설임은 없었나?
우현영 : 노이즈는 너무 많다(웃음). 그러나 망설임 없었다. 이런 것은 개인이 움직여서 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상황, 이런 판을 만든다고 했을 때 주저할 수 없었다. 노이즈 당연히 있을 것 알았다. 그리고 정말 생겼을 때는 무섭기도 했다. 우리는 열심히 해서 댄서들이 먹고 살려면 학원이 있어야 한다. 공연 올려도 3일 정도밖에 못한다. 그렇게 3일 무대를 빌리는데 4,000~5,000만원이 든다. 그걸 반복해서 계속 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학원을 만들어서 제자들에게 일을 줘야한다.

박지은 : 또 춤을 출 수 있게.

우현영 : 또 그렇게 번 돈을 모아 공연을 한다. 정말 다 쏟아 부어서 공연한다. 속은 상하지만, 그런 노이즈가 우리에게 방해가 된다고 해서 못 했더라면 이런 프로그램은 안 나왔을 것이다. 정말 우리는 춤을 위해 앞장서는 사람들이고 두려워하지 않고 욕먹을 각오도 했다.

박지은 : 우리에게도 기회다. 잘 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을 것이라면 하자 했다.

더키 : 그리고 만약 우리가 안하더라도 누군가가 했을 것이고, 그 누군가도 욕을 먹게 될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좋게 보면 관심이다.

이용우 : 이걸 해서 돈을 벌자는 것도 아니고,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냥 무용의 대중화만 생각했다. 그리고 김용범 CP님이 취지를 잘 말해줘서 거기에 넘어갓다. 만약에 그분이 ‘여러분께 플러스가 될 거에요’라고 설득하려 했다면 안 넘어갔을 것이다. ‘학원 홍보에 도움 될 겁니다’ 이런 말은 단 한 번도 안하셨다. 다만 프로그램 정말 잘 만들겠습니다 하셨다. 그러니 설득당할 수밖에.

팝핀제이 : 저는 그 말에 넘어갔다. 노래는 사람들이 못해도 부르는데, 춤은 못 추면 아예 안 춘다. 춤도 노래처럼 그럴 수 있어야 한다고 하시더라. 그때 딱 ‘아, 해야겠다’ 싶었다.

Q. 김용범 CP에 대한 찬사일색이다(웃음).
박지은 : 그런데 정말로 무용계에서는 김용범 CP님을 구세주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제작을 하는 분들이 ‘츰은 안돼’라고 생각했고, 춤을 서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확신했다. 춤이 반드시 될 것이라는 걸. 그래서 누군가 나타나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나타나주신 것이다. 센스에 깊이까지 있는 분이다.

Q. 찬사일색인데, 이건 꼭 물어보고 가야겠다. 헬기 오프닝신 솔직히 찍으면서 어땠나(웃음).
단체 웃음 우현영 : 오우, 죽는 줄 알았어.

박지은 : 오글오글.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잠 한 숨 못 자고 찍은 것이다.

우현영 : 헬기가 그렇게 더운 줄 몰랐다. 아니, 박지우 선생님이 웃겼던 게 헬기를 딱 탔더니 폐쇄공포증이 있어 보이더라.

박지은 : 사실 (헬기는) 뜨지도 않았어. 뜬 척만 한 거야. (계속 웃음)

우현영 : (눈치를 주며) 아니야. 우린 떴어~!

이용우 : 우리도 쇼 프로그램은 처음이잖아요. 배웠다. 처음에는 진짜 오글거리더라. 예를 들어 헬기신이나 ‘계약하시겠습니까?’ 그거 할 때 NG를 한 20번을 냈다. 오상진씨도 “저도 미치겠어요”라며 NG를 많이 냈다.

‘댄싱’9 마스터, 박지은 더키

Q. 계약서에 도장도 찍지 않았나. 내용은 다 읽어보셨나.
이용우, 우현영 : 영어로 돼 있었다.

우현영 : 또 그런 계약서 용어는 우리가 쓰는 용어가 아니니까. 우리 박지우의 ‘칸 유 단스’정도는 알겠지만(웃음)

이용우 : 사람들은 ‘OK, GO’ 그걸 딱 기억하더라.

박지우 : 그때 나 ‘OK, BABY’했다가 욕먹었잖아!(웃음)

이용우 : 사람들이 ‘OK, GO’ 를 많이 따라 하더라.

박지은 : (김용범 CP가) 그걸 노리고 했나보다. 또 커트라인 인 아웃 이런 것들도 사실 처음에는 우리도 오글거렸다. 그래도 쉽게 와 닿는다.

우현영 : 그런데 누가 그러더라고. 왜 ‘OK, GO’ 인가요? ‘시.작!’도 있는데.

팝핀제이 : 시~~~작! (웃음) 자, 준비되셨죠? 준비 시~~~작! 이렇게?

우현영 : 우리가 하고 있는 게 서양 무용이잖아요. 마인드 자체가 막혀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서양이지만 우리 것으로 가져와서 우리 정서를 담아서 추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까 동양적이라고 이야기 안 해도 우리가 동양 사람이니까 그 정서는 당연히 갖고 가는 것이고, 또 오픈마인드가 된 사람들에게 왜 말을 그렇게 하냐라는 것은 사실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조심해야 하는 것은 분명히 있지만, 자유로운 표현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힘들어 했는데 한 4회 쯤 되니 적응된 거 같아서 정말 다행이다.

Q. 불편해하는 반응이 있었는지 몰랐다. 오히려 무용계에서 통용되는 말인가 했는데.
팝핀제이 : 우리 통용 한 번 시켜볼까요?(웃음)

우현영 : 대충 모두 ‘OK, GO’로 하는 거 같지? ‘시작’ 이렇게 해?

이용우 : 나는 가자잉~

박지은 : 가자!

더키 : 저는 그냥 ‘파이브 식스 세븐 에잇’

우현영 : 진짜 ‘시작’은 잘 안 쓴다. 자 레디! 이 정도는 하지. 재미있는게, 장르마다 ‘OK, GO’ 스타일도 다 틀리다. 그게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더키가 하는 스타일, 용우가 하는 스타일 톤이 다 다르다. 춤을 추는 스타일에 따라!

팝핀제이 : 저는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굉장히 디테일한 이야기다.

우현영 : 난 요런 거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

이용우 : 소녀시대보면 (앙증맞고 귀여운 말투로) ‘OK, GO’ (일동 빵 터짐) 민우 씨는 약간 멋있게 ‘준비됐어요? 신화 알아요? 편하게 하세요’ (또 빵 터짐) ‘누가 더 좋아요?’

Q. 참, 연습하는 공간에서 도전자들 나름의 신경전들도 대단하더라. 심사를 할 때는 그런 무대 외부에서의 모습들도 염두에 두나.
팝핀제이 : 우리는 그런 것은 전혀 모른다.

우현영 : 그런데 춤을 추는 것을 보면 다 알 수 있다. 우리가 춤추는 것을 보면서 왜 감동을 하냐면 춤을 추는 것을 보는 순간, 걔네들이 어떻게 사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런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박지은 : 춤을 추면 그 사람의 매력이 보인다. 춤이 매력이 없으면 그 사람도 매력이 없다.

우현영 : 이용우 마스터만 봐도 춤을 추는 것을 보면 굉장히 자연스럽게 춘다. 성격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무대를 보면 저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겠구나 가늠을 하게 된다. 물론 정확히는 모르지만.

박지은 : 넘겨짚어 이야기 하는데 딱 들어맞을 때는 ‘역시 그렇지!’한다.

Q. 첫 회에서 모두 자신만의 심사기준을 이야기했다. 심장을 뛰게 하는 도전자 등등. 그 기준에 맞는 도전자들을 찾았나.
우현영 : 넘친다.

박지은 : 잘 뽑은 거 같다. 그런데 아직은 그들을 100%로 다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의심은 간다.

더키 : 음악들도 자기가 골라서 하는 것보다 타인에 의해서 정해진 걸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기 것을 더 끌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컨디션이 있어야 한다. 그 사람이 갖고 있는 100%를 봤다고는 할 수 없다. 우리끼리는 가능성을 상상하면서 뽑았다.

우현영 : 모든 프로그램이 그렇다. ‘마셰코’ 같은 경우는 상상하지 못한 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하라고 한다. 우리도 그렇다. 자기가 음악을 가지고 나와서 하면 무조건 자기가 잘하는 걸 할 수 있는데, 생전 해보지도 않은 음악을 갖다놓고 하라고 하니, 애들은 미칠지언정 그래도 그런 기회가 또 어디 있겠나. ‘댄싱9’을 통해 정말 훌륭한 무용수가 나올 것 같다.

팝핀제이 : 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참가해봤는데 절대 내가 원하는 대로 진행이 될 수가 없다. 다른 참가자와의 관계도 그렇고. 모든 것들이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그 똑같은 상황에서 경쟁을 하는 것 자체가 나중에 돌아보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현영 : 우리가 춤을 추면서 평생에 걸쳐 배우는 것을 이 아이들은 몇 달 안에 겪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 고통은 굉장할 것이다. 그래도 굉장히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팝핀제이 : 모든 사람들이 어떤 방향으로든 성장할 것이다.

박지은 : 근성이 없으면 끝까지 갈 수도 없고 도전할 수도 없고, 끝까지 즐길 수도 없다.

우현영 : 미쳐야 돼. 미치지 않으면 춤은 할 수 없다.

Q. 사실 답을 다 들은 것 같긴 하지만, 서바이벌이라는 포맷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나.
우현영 : 어차피 무용은 경쟁을 거쳐야 한다. 무용단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오디션을 하고, 대회에 나가서도 아웃당하고.

박지은 : 오디션이라는 것 자체가 익숙해져있다. 또 자기 세계에만 빠져있을 수도 있는데 그걸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우현영 : 지금 ‘댄싱9’에 나온 애들이 모두 1등 아니면 대상 금상 수준의 아이들이다. 심사를 받고 떨어지는 것이 그 아이들 입장에서는 어쩌면 힘들 수도 있다. 국제 콩쿠르에서 1등한 애가 여기서 커트라인 아웃 이런 식! 하지만 거쳐 가는 자리다. 그래서 클래식 쪽에서 댄서들이 많이 못나왔다.

이용우 : 커트라인 아웃 당해서 자존심 상해하는 애들이 보이기도 한다.

우현영 : 우리나라는 1등 아니면 표정 관리가 안 되는 사람이 많다.

팝핀제이 : 맞다. 큰 대회 2등도 되게 잘 한 건데 사람들은 졌다고 생각한다.

우현영 : 그건 문제다.

Q. 끝으로, 레드윙즈와 블루아이의 추려진 9명을 보면 어떻게 다른가?
더키 : 정말 다르다.

박지은 : 완전, 완전.

이용우 : 우리(블루아이)는 되게 밝아요. 여기(레드윙즈)는 우울하고.

우현영 : 우울한거 아니야!!

박지은 : 이쪽(레드윙즈)은 한이 많아 한이.

우현영 : 우리가 드라이한 건 좀 있어. 근데 좋은 표현 좀 해줘. 우울이라니. 레드는 애들이 깊고, 우리(마스타)가 밝고 시끌벅적하다. 마스타들끼리 파이팅이 넘치는데 애들은 되게 조용하다.

박지은 : 우리 애들, 아 이제 우리 애들이라고 한다.(웃음)

우현영 : 이제 자식이지!

* 레드윙즈 마스터 : 박지우(MBC ‘댄싱 위드 더 스타’ 출연, 서울예고 발레 전공 영국 라반센터 현대무용 전공, 동양인 최초 월드 라틴컵 3위 입상), 우현영(예원학교와 서울예고 발레 전공, 프로 무용단 포즈 댄스 시어터 예술감독 및 상임 안무가), 팝핀제이(본명 이재형, 프랑스 저스트데붓 팝핀 부문 챔피언, tvN ‘코리아 갓 탤런트’ 시즌2 출연 최종우승) 블루아이 마스터 : 이용우(배우, 한예종 무용 전공, 현대 무용단 LDP 단원), 박지은(MBC ‘무한도전’ 출연 및 ‘댄싱 위드 더 스타’ 안무 총감독, 서울종합예술학교 무용예술학부 전임교수), 더키(본명 김덕현, 비보이 세계 챔피언 출신, 레츠댄스 아카데미 대표 및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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