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타’의 재록을 연기한 윤종훈
MY Name is 윤종훈. 본명이다. 실은 너무 평범해 예명을 짓는 것도 고민 안 해본 것이 아니다. 배우로서 이름이 약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주위 친구들도 많이 바꾸기 때문에. 하지만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여러 사람들에게 향기를 내뿜으라’는 뜻이 담긴 이름이라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할아버지를 믿기로 했다(웃음). 데뷔 이야기를 해보자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웃음). 배우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그 누가 그렇지 않겠냐마는. 데뷔작은 2006년도 연극 ‘달빛트렁크’다. 여자친구를 임신시킨 청춘을 연기했다. 시작부터 악역이었다고? 아니다. 방황하는 청춘정도로 이해해주시길.학교에서 연기를 배운 적은 없다. 연극 스태프로 일하면서 어깨너머로 배운 것이 전부다. 그래서 누군가는 내 연기를 근본없는 연기라고 평하고, 또 누군가는 전형적이지 않은 연기라고 말씀해주신다. 대학은 대전대학교 외국어문학과를 다니다 자퇴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영화과를 가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했다. 하지만 처음 경험한 캠퍼스의 낭만에도 나는 연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군입대를 서둘렀다. 제대 이후에 다시 아버지와 제대로 이야기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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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종훈
제대 이후에도 아버지의 반대가 극심했다. “군대나 갔다오고 정신차려”라고 말씀하시던 아버지는 제대 이후에도 그대로셨다. 결국 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했다. 상경해 독립을 한 것이다. 단돈 70만원을 가지고 서울로 갔다. 고시원에 들어갔다. 한달 방세 23만원을 내고나니 47만원이 남았다. 지금도 금액이 뚜렷하게 기억날 정도로 내게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으로 진입하는 순간이 됐다.서울에서 혼자 사는 동안 공연 스태프 조명일을 했다. 천 원을 쓰는 것도 바들바들 떨어야 했던 나날이다. 가끔 누나가 옷 같은 것을 챙겨 전해주기는 했지만, 여전히 배우가 된다는 내 꿈을 인정해주지 않으셨던 아버지와는 무려 5년 뒤에야 만나게 됐다. 나도 독하고 아버지도 참 독하시다(웃음).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사실은 부모님 때문인데, 인생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아버지 어머니가 영화를 너무 좋아하셨다. 그래서 극장도 7세 때부터 다녔다. 내 인생에서 기억나는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는 바로 ‘터미네이터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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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록이가 되기 위해 김원석 PD님과 많이 이야기 하고, PD님을 믿었다. 재록이는 단순한 악역이라기 보다,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잘 모르는 10대이기에 맹목적인 악역이라고 생각했다. ‘몬스타’에서 재록이 분량이 편집이 많이 됐는데, DVD 버전에는 꼭 나왔으면 좋겠다.
‘몬스타’의 재록을 연기한 윤종훈
‘몬스타’에서 가장 친한 출연자는 내가 괴롭혔던 규동 역의 강의식이다. 붙는 신이 제일 많았으니까. 하지만 두루두루 다 친했다. (박)규선이와도 친하다. (하)연수랑도 (김)민영이랑도. 그러고보니 정말 다 친하네.ADVERTISEMENT
먼 훗날에는 내 이름으로 된 토크쇼를 진행할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편안한 이미지의 배우가 되어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롤모델로 꼽는 선배는 박해일, 이종혁 선배님.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당당하게 결혼도 하고, 길을 지나가다가도 편안하게 사람들과 인사를 할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는 것이 나의 꿈이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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