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뱀파이어 위크엔드, 포올스와 우리를 왜 비교하는지 이유는 알고 있어요. 그런 일은 종종 일어나기 마련이죠. 우리 노래가 한 곡이 알려졌을 때 그런 비교가 나왔어요. 개의치 않아요.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으니까요.”Q. 2009년에 영국 버밍햄에서 결성돼 최근 영국 최고의 신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타의 해리 코이저와 베이시스트 사무엘 코이저는 형제라고 알고 있는데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모이게 됐나?
2009년 영국 버밍햄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 피스(Peace)는 현재 영국 록계의 떠오르는 신성이다. 영국은 워낙에 록 강국이기 때문에 웬만한 신인밴드는 명함을 내밀기도 힘들다. 피스는 작년 싱글 ‘Bblood’를 통해 NME, 가디언 등 유력 매체에서 극찬을 받으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오랜 인디 생활을 거친 이들은 응축된 에너지를 담아낸 첫 정규앨범 ‘In Love’를 최근 발표하며 영국 록계를 짊어지고 갈 차세대 주자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피스는 지난 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통해 첫 내한공연을 가졌다. 피스는 사이키델릭하면서도 ‘쿨’한 음악으로 처음 보는 한국 관객들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국내에는 아직 낯선 밴드인줄만 알았지만, 히트곡 ‘Toxic’은 상당수의 팬들이 따라 부르기도 했다. 현장에서 피스의 멤버 해리 코이저(기타)와 도미닉 보이스(드럼)을 만났다.
해리 코이저: 사무엘이 형이고 내가 동생이다. 옆에 있는 도미닉과 길 위에서 만나 알게 됐다. 더글라스 캐슬(기타)가 덕이 도미닉의 오래된 친구여서 다 같이 만나게 됐다. 멤버 모두가 모이는 순간 마법과 같은 화학작용이 일어났다.
Q. 피스라는 이름 이전에는 노벰버 앤 더 크리미널(November And The Criminal)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 팀 이름은 왜 피스라고 하게 됐나? 혹시 ‘러브 앤 피스(Love & Peace)’에서 따온 것인가?
도미닉 보이스: 멤버의 변동은 없지만, 두 개는 완전히 다른 밴드라 할 수 있다. 노벰버 앤 더 크리미널은 우리가 어린 시절 망가지면서 놀던 시절, 지금보다 어리고 현명할 때 하던 팀이다. 밴드라기보다는 라이프스타일에 가까웠다. 피스를 하면서부터 제대로 된 밴드가 됐다.
Q. 2012년 온라인을 통해 발매된 싱글 ‘Bblood’를 선보이며 NME 특집 ‘One’s to watch in 2012′에서 다루어져 서포트를 받더니, 영국 더 가디언지에서는 ‘인디의 미래’를 차지할 정도로 데뷔 전부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런 갑작스런 인기가 당황스럽지 않았나?
도미닉 보이스: 갑작스런 인기는 아니다. 사람들이 주목하기 훨씬 전부터 우리는 음악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별로 놀라지 않았다. 물론 칭찬을 받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우리에게는 지금 잘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확인 같은 것이었다. 우리는 사람들이 주목을 하지 않았어도 열심히 음악을 했을 것이다.
Q. 최근 첫 정규 앨범 ‘In Love’를 발표했다. 한국 팬들에게 앨범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해리 코이저: 특별한 콘셉트가 있는 앨범은 아니다. 밴드 자체가 담긴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앨범을 내거나, 레이블과 계약을 기대하지 않고 약 서른 곡을 썼고, 그 중에 좋은 곡들만 추렸다. 우리들만의 베스트앨범이라 할 수 있다. 허름한 집에서 곡을 썼고, 작은 술집에서 연주하던 곡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우리들의 충실함이 담겨 있는 곡들이다.
Q. ‘Follow Baby’의 뮤직비디오를 재밌게 봤다. 그런 댄서블한 로큰롤이 피스의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해리 코이저: 그 노래는 정식으로 릴리스가 된 첫 곡이다. 우리를 알린 첫 곡인 셈이다. 당시 돈이 없어 제대로 된 녹음실, 프로듀서를 구할 수 없어서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들에 대한 이미지는 그 곡을 바탕으로 쌓여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특별한 스타일을 정해놓고 가지는 않는다.
Q. ‘글래스턴베리’, ‘레딩 & 리즈 페스티벌’처럼 굵직한 유럽 페스티벌은 물론 가까운 일본 서머소닉 페스티벌에도 출연했다. 신예임에도 여러 록페스티벌에서 각광받는 이유가 뭘까?
해리 코이저: 사람들이 따라 부르기 쉽고, 그냥 하다못해 소리라도 지를 수 있는 음악이라서 열광하는 것 같다. 우리는 몇 년 동안 매우 작은 무대에서 공연을 했다. 우리에게는 작은 무대나 페스티벌이 크게 다르지 않다. 작은 공연장에서 오가는 에너지를 큰 무대로 옮겨갈 뿐이다.
Q. 데뷔 당시 뱀파이어 위크엔드, 포올스 등과 비교되기도 하더라.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해리 코이저: 그런 일은 종종 일어나기 마련이다. 거의 모든 밴드들이 비슷한 상황을 겪었을 것이다. 우리는 앞에서 말한 밴드들과 구분되는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언론에서 뱀파이어 위크엔드, 포올스와 우리를 왜 비교하는지 이유는 알고 있다. 우리 노래가 한 곡이 알려졌을 때 그런 비교가 나왔어요. 개의치 않는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으니까.
Q. 본인들이 좋아하는 뮤지션, 영향을 받은 밴드가 궁금하다.
도미닉 보이스: 레드 제플린, 더 후, 데이빗 보위, 롤링 스톤즈, 퀸 등 뻔한 클래식 록 밴드들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음악 외에 무대 위에서 공연의 영역을 개척한 아티스트들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우리 귀에 들어오는 모든 음악에서 영향을 받는다. 특정 것을 모방하려 한 적은 없다.
Q. 최근에 나온 데이빗 보위의 새 앨범 ‘The Next Day’는 들어봤나?
해리 코이저: 우리 앨범 ‘In Love’와 같은 주에 발매가 됐다. 초판을 실은 트럭이 사고가 나면서 앨범 발매일이 연기된 사연이 있다. 보위의 새 앨범은 그의 음악에 있어서 새로운 시기를 열어가는 것 같아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예전 것을 답습하지 않고 다르게 한 점이 무엇보다 좋았다.
Q. 오늘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스웨이드가 헤드라이너로 공연한다. 대선배 아닌가? 좋아하나?
해리 코이저: 모두가 좋아하는 밴드 아닌가? 어렸을 때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존경하는 편이다.
Q. 최근 등장한 뮤지션 중 좋아하는 팀이나, 소개하고 싶은 팀이 있다면?
해리 코이저: 스플래시, 슈퍼 푸드, 드레인지, 템플스, 팝 스트레인지와 같은 밴드들을 소개하고 싶다.
Q. 혹시 케이팝을 들어본 적이 있나? 아니면 아는 한국 록밴드가 있는지 궁금하다.
해리 코이저: 싸이는 알고 있다. 싸이는 요새 뭐하나? (신곡을 만들고 있다) 오, 그런가? 그런데 그가 한국에서 인기가 많나? (TV, 광고에 많이 나오는 스타다) 영국에서도 무척 유명하다. 그가 혹시 저스틴 비버처럼 정신 나간 행동을 하진 않나? (그렇지는 않다) 여자들에게는 인기가 많나? (클럽의 황제다) 놀랍다. 영국에서는 우리가 클럽의 황제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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