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
빅스는 ‘콘셉츄얼(Conceptual)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 그룹이다. ‘다칠 준비가 돼 있어’에서 뱀파이어로 변신하고, ‘hyde’에서 지킬과 하이드로 변했다. 노래 가사와 콘셉트에 어울리는 드라마틱한 안무 구성도 특징이다. 각자 정해진 안무를 똑같이 수행하는 군무 대신 6명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드는 춤을 춘다. 그러나 미니앨범 1집의 리패키지 타이틀곡 ‘대.다.나.다.너’는 그동안 빅스가 보여줬던 특별한 콘셉트가 보이지 않는다. “콘셉트나 판타지 틀이 없어도 이들이 얼마나 아이돌로서 가치가 있는 그룹인지 보여주고 싶다”는 소속사의 설명처럼 빅스는 평범하지만 잘생긴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여느 아이돌처럼 상큼한 노래지만, 안무에서 6명의 멤버가 함께 만드는 그림은 여전히 대단하다. 과연 어떤 음악방송이 빅스의 ‘대.다.나.다.너’를 대단하게 잡았을까?# 총평) 엠카 > 음중 > 뮤뱅 > 인가
(* 8월 11일자 SBS ‘인기가요’(이하 인가)에 빅스가 출연하지 않아 ‘인기가요’의 카메라워크는 8월 4일자 무대로 비교한다.
* 8월 8일자 Mnet ‘엠카운트다운’(이하 엠카)은 시청 앞 광장에서 야외 콘서트 콘셉트로 이뤄져 카메라워크에 한계가 있기에 8월 1일자 무대로 비교한다.)
이번에도 1위는 ‘엠카’였다. ‘엠카’는 대부분의 포인트를 모두 잡아냈다. 데뷔곡부터 지금까지 빅스는 후렴구에서 메인보컬이 뒤에 위치해 노래를 부른다. ‘대.다.나.다.너’에서도 레오와 켄이 삼각편대의 끝에 위치해 노래를 부른다. 후렴구의 안무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보컬이 누구인가를 드러내는 것도 카메라워크의 역량이다. 대부분의 방송사들은 보컬이 누구인가를 드러내는 건 잘했지만 후렴구 안무를 잡아내려는 모습은 약했다. 특히 ‘음중’에서 레오가 후렴구를 부르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음중’은 이번에도 사선 앵글의 현란함을 힘껏 살렸다. ‘뮤뱅’은 클로즈업이 많아 거의 모든 포인트를 놓쳤다. 그럼에도 ‘인가’가 꼴등을 차지한 이유는 노래를 잘랐기 때문. 특히 ‘인가’는 엔의 ‘사랑해’가 나오는 부분과 라비의 랩 뒷부분, 레오의 클라이맥스 등 포인트 안무가 돋보이는 부분을 잘라 실망을 줬다. 게다가 지난 4일이 컴백무대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 포인트 1) 라비의 등장과 랩 : 엠카 > 음중 > 뮤뱅 > 인가
라비의 랩은 멤버들이 일자로 선 가운데 라비가 멤버들 사이에서 얼굴을 내밀며 귀엽게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나머지 멤버들은 일자대형을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호흡을 맞춰 함께 안무를 수행하고, 라비는 따로 떨어져서 랩을 소화한다. 여기서 라비와 멤버들의 대형과 멤버들이 만들어내는 안무를 모두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다. ‘뮤뱅’은 라비를 원샷으로 전체 랩 파트를 원테이크로 처리해 생동감을 살렸다. 그러나 나머지 멤버들이 만들어내는 안무를 전혀 볼 수 없었다. 라비의 귀여운 등장까지 뒤늦게 처리해 아쉬움을 남겼다. ‘음중’은 뮤뱅과 비슷한 카메라워크를 보였으나 가끔씩 전체 풀샷으로 대형을 보여주려고 시도는 했다. 그러나 그 시도가 한 발짝 늦은 타이밍에 이뤄져 효과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인가’는 라비의 등장은 정말 잘 잡았으나 랩 파트를 반 토막으로 잘랐기에 평가할 요소가 없었다. ‘엠카’는 풀샷과 클로즈업을 적절히 섞어가며 다른 방송보다는 랩파트를 적절히 살렸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라비와 함께 일자로 서서 만드는 안무를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이 아쉽다.
# 포인트 2) 레오의 클라이맥스 : 엠카 > 음중 > 뮤뱅 > 인가
레오가 가창력을 폭발시키는 순간에 여섯 명이 순차적으로 변하는 모습이 안무의 특징이다. 레오의 고음이 만들어낸 음파가 마치 옆으로 퍼져나가듯이 레오부터 멤버들이 차례로 제각기 포즈를 취한다. 마지막에 위치한 엔까지 포즈를 잡은 후에는 폭발했던 노래를 수습하듯 다시 엔부터 레오까지 순서대로 몸을 일으킨다. 카메라는 이 두 가지의 파도타기 안무를 모두 잡아내야 한다. ‘엠카’는 두 가지를 모두 풀샷으로 확실히 잡았다. 특히 첫 번째 파도타기에서 레오를 초점으로 비스듬한 풀샷을 유지하면서 점점 그 초점을 엔으로 이동하여 퍼져나가는 모양과 레오의 활약을 동시에 담았다. ‘음중’도 준수한 카메라워크를 선보였으나 ‘엠카’보다는 레오의 활약상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뮤뱅’은 첫 번째 파도타기는 효과적으로 잡았으나 레오의 고음에 감명을 받았는지 두 번째 파도타기는 레오를 집중적으로 클로즈업했다. ‘인가’는 두 번째 파도타기를 잘라버렸다.
# 포인트 3) 켄의 ‘미친 사람이 생겼어’ : 엠카 > 음중 > 인가 > 뮤뱅
켄이 ‘미친 사람이 생겼어’의 안무는 노랫말을 살리듯 켄의 뒤에서 여러 사람이 등장해 미친 사람이 생겼다는 것을 나타낸다. 켄의 뒤로 일자로 선 멤버들이 차례로 얼굴을 드러낸다. 풀샷만 잡아도 안무를 멋있게 잡을 수 있는 부분이다. ‘엠카’는 정석대로 풀샷을 잡았다. ‘음중’은 밑에서 위를 바라보는 앵글을 잡아 멋있지만 안무가 효과적으로 드러나기에는 조금 아쉬웠다. ‘인가’는 화면 꽉 채운 정면을 잡았으나 관객의 튀어나온 머리가 아쉽다. ‘뮤뱅’은 켄을 클로즈업해 안무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
글,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Mnet, KBS,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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