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종학 PD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고소돼 경찰 수사를 받아온 김종학 PD가 분당의 한 고시텔에서 연탄불을 피우고 숨진 채 발견됐다.

23일 오전 10시 18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Y빌딩 5층 고시텔 방에서 김종학 PD가 침대에 누워 숨져 있는 것을 관리인 이 모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시신 발견 당시 욕실에서 타다 남은 번개탄이 발견됐고 출입문 틈은 모두 청색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투숙한 방에 외부 침입흔적이 없고, 외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번개탄과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볼 때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검사 지휘를 받아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A4 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학 PD의 지인은 텐아시아와의 통화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지만 항상 (김종학 PD) 잘 견뎌내셨다”며 “원래 본인 내색을 잘 하지 않는 분이라서 가까이 지냈던 지인들도 소식을 듣고 모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종학 PD는 지난 1977년 MBC에 입사해 범죄추리드라마 ‘수사반장’으로 입봉 후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백야 3.98’, ‘태왕사신기’ 등 국내 유명드라마를 연출하며 국내에서 손꼽히는 드라마 PD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SBS ‘신의’는 방송이 끝난 시점을 기준으로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배우가 출연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김종학 PD는 ‘신의’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해 배임·횡령·사기 혐의로 피소돼 지난달 2차례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도 했다.

김종학 PD의 시신은 현재 분당 차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졌으나 아직 유가족이 도착하지 않아 분향실 배정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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