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하이브 의장, 하이브 사옥/ 사진제공=하이브

《김지원의 슈팅스타》
김지원 텐아시아 가요팀 기자가 '
슈팅스타'처럼 톡톡 튀고 시원하게 가요계를 맛보여드립니다.걸그룹 두 팀이 연달아 하이브를 떠난다. 뉴진스에 이어 프로미스나인도 소속사와 결별한다. 하이브 걸그룹 라인이 휘청거린다.

프로미스나인은 오는 12월 31일부로 하이브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와 전속 계약을 종료한다. 플레디스는 "당사는 프로미스나인 멤버들과 향후 개개인의 미래와 활동 방향에 대해 오랜 시간을 가지고 깊이 논의했으며, 상호 간 충분한 대화 끝에 전속 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계약 종료 소식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프로미스나인은 데뷔 7년 차에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지난 8월, 1년 2개월 만에 발매된 프로미스나인의 신곡 'Supersonic'(슈퍼소닉)은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멜론의 '톱 100' 차트에서 최고 기록 10위를 달성했다. 프로미스나인이 이 차트 '톱 10'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슈퍼소닉'은 차트 99위로 첫 진입한 이래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렸고, 프로미스나인은 음악방송 4관왕을 차지했다.
프로미스나인/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탄탄한 팬덤을 지니고 있던 프로미스나인이 새로운 '대중 픽'으로 떠오르며 상승세를 탔다.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시점이었지만, 계약 종료 소식이 전해지며 다음 활동이 불투명해졌다. 멤버 전원이 함께 새로운 둥지로 이동할 수도 있고, 흩어진다고 하더라도 그룹 활동을 이어갈 수는 있다. 다만 그런 사례가 많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해체가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프로미스나인과 플레디스의 결별은 예견돼 있었다. 앞서 멤버가 직접 불만을 표하면서 방치설이 제기됐다. 이채영은 지난 5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서 음성 라이브 방송을 켜고 "왜 이렇게 활동을 오랫동안 못 할까, 우리만. 프로미스나인만"이라며 "너무 슬프다"고 토로했다. 그는 "나도 플로버(팬덤명) 있다. 나도 팬 있다. 우리도 플로버 있다"고 연신 말하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뉴진스도 소속사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뉴진스는 28일 저녁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뉴진스는 지난 13일 어도어에 전속계약 해지 가능성을 언급하며 몇 가지 요구사항은 담은 내용증명을 발신했다. 지난 4월부터 이어진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의 갈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일파만파 퍼지며 현 상황까지 이어졌다.
뉴진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어도어는 뉴진스에게 돌아오라고 호소하는 중이지만, 멤버들이 마음을 돌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뉴진스는 지난 긴급기자회견에서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어도어 측은 내용증명을 통해 "특정인의 대표이사직 유지는 어도어 이사회의 경영 판단 영역"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남은 걸그룹은 르세라핌, 아일릿, 캣츠아이 세 팀이다. 르세라핌을 둘러싼 여론은 아직 물음표다. 코첼라 실력 논란 사태와 민희진-하이브 갈등이 겹치며 이들을 향한 대중의 반응은 마냥 긍정적이진 않다. 데뷔 초부터 표절 논란에 휘말린 아일릿도 마찬가지다. 아일릿은 멤버들이 아무 잘못을 하지 않았지만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었다. 두 그룹 모두 최근 음원 성적이 아쉽다. 르세라핌은 논란 이후 발매한 'CRAZY'(크레이지)에서 저조한 음원 성적을 냈다. 아일릿은 지난달 'Cherish'(체리시)를 발매했지만 데뷔곡 'Magnetic'(마그네틱) 대비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캣츠아이가 성장 중이지만 애초 해외를 타깃으로 한 그룹이라 국내를 사로잡는 데 한계가 있다.

방시혁 의장은 이미 글램의 실패로 쓴맛을 봤다. 결국 '방시혁은 보이그룹만 잘 만든다'는 인식을 깨지 못할까. 하이브의 걸그룹 잔혹사를 끝낼 '한 끗'이 필요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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