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위 SNS

≪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불편하긴 했지만, 논란이 될 일인가.

유튜버 박위와 걸그룹 시크릿 출신 송지은의 결혼식을 두고 뒷말이 많다. 박위 친동생 박지우 씨의 결혼 축사에 불편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개 연애를 알린 박위와 송지은은 지난 9일 웨딩마치를 울리며 부부의 연을 맺었다. 연예계 인사를 비롯해 박위와 송지은의 가족과 지인 등 많은 사람들이 자리해 축복하는 가운데, 두 사람의 결혼식이 아름답게 마무리됐다. 박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위라클을 통해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던 박위 송지은의 동화같은 결혼식'이란 영상을 공개했는데, 박위 친동생인 박지우 씨의 결혼 축사가 뒤늦게 입방아에 올랐다.

지우 씨는 축사를 통해 형 박위가 불의의 사고로 인해 전신마비로 어려움을 겪었던 과거에 눈물을 흘리고, 송지은과 결혼이란 결실을 맺는 것을 기뻐하고 감격했다. 그러면서 하반신 마비인 박위의 배변과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얼마 전 저희 형이 형수님이랑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가, 힘을 너무 주는 바람에 냄새나는 뭔가가 배출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며 "그래서 형이 '지은아 냄새 좀 나지 않아?' 하니까, 형수님이 '킁킁, 한 번 정도 난다. 오빠 걱정하지 마. 일단 휠체어에서 옮겨 앉고 문제가 생겼으면 내가 처리할게'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우 씨는 "저는 살면서 이런 믿음직한 소리 들어본 적이 없다. 여러분은 들어보셨나. 이 얘기를 듣고 저는 비로소 형을 제 마음에서 놔줘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자신을 포함한 가족이 박위 장애의 불편함을 돕는 주 조력자였다면, 이제 송지은이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지우 씨의 속내가 드러난 대목이라며 비난했다. 과한 비약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분명 듣는 이에 따라 불편할 수 있는 말이었다.

무엇보다 결혼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굳이 송지은이 박위의 배변 처리를 해준 일화를 언급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뤄 행복한 미래만 꿈꾸기에도 모자란 결혼식 현장이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불필요한 말이었다. '핑크빛'으로 가득한 결혼식장에 '배변'을 떠올리게 하는 것 자체가 상황에 맞지 않지 않았다는 지적이 충분히 나올 만하다.

다만, 지우 씨의 편을 들어본다면, 평소 박위가 자신이 가진 장애와 그로 인한 불편함에 대해 말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기 때문에 결혼식 현장에서 이같은 발언의 문제를 자각하지 못한 것 아닐까 싶다. 더불어 동생으로서 송지은과 박위의 결혼이 모든 어려움을 뛰어넘을 만큼 숭고한 사랑의 결실이라 자랑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수 겸 배우 송지은-유튜버 박위/사진 = 송지은 SNS
결혼 축사에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논란'이라는 프레임 속 송지은과 박위의 결혼 자체를 문제 삼는 등 두 사람에 대한 평가로 확대되는 상황은 옳지 않다. 송지은과 박위는 각각 자유 의지에 따라 교제했고, 또 결혼을 선택했다. 송지은은 배변 문제를 포함해 하반신 마비 장애인으로서 박위가 가진 어려움을 충분히 인지했고, 이를 포용할 의지에 기반해 결혼을 결심했을 것이다.

게다가 지우 씨의 발언이 논란이 될 전제는 송지은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렸다. 당사자인 송지은이 해당 발언에 기분이 나빴다거나 문제 삼았다면 이를 두고 갑론을박하며 논란이 될 수 있겠으나, 송지은은 박위와 함께 신혼 생활을 즐기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듯 하다.

不管閑事(불관한사). 다른 사람의 일에 참견하지 말란 뜻의 사자성어다. 지극히 사적인 영역인 '결혼'이란 범주에서 해당 축사를 들은 부부가 불편하지 않았다면, 쓸데 없는 평가는 거둬야 한다.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을 맺은 두 사람의 결혼은 축하할 일이지 평가할 일이 아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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