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 /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정우가 부성애를 드러냈다.

16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의 주인공 정우를 만났다.'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두 형사가 '더러운 돈'에 손을 댄 후 계획에 없던 사고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정우는 불법 업소 뒤를 봐주며 뒷돈을 챙기는 형사 명득 역을 맡았다.

극 중 명득은 아내를 떠나보내고 아픈 딸을 혼자 키우고 있는 아빠다. 딸 수술비로 인해 큰 돈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우는 이번 작품 속 연기에 대해 "변주를 주려고 하진 않았다. 진정성, 정면돌파를 택했다. 내가 딸을 대하는 마음가짐, 동혁(김대명 분)을 대하는 마음가짐, 그리고 한 발 떨어져 내가 이 작품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스크린 속 명득을 통해 나와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답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작품을 할 때마다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생각한다. 스킬이나 재주를 익혀 영리하게 접근하는 것도 이제는 배워야하지 않나 생각하는데, 이작품을 대할 때는 정공법이었다"고 말했다.정우는 "극 중 딸과의 관계가 중요했다. 자칫 전형적일 수 있는 캐릭터인데, 명득이 왜 돈에 손을 대는지 설득돼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딸과의 장면들이 많아지면 이건 휴먼 드라마가 된다. 이건 범죄 액션 누아르 장르이지 않나. 3~4신 밖에 안 되는 장면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건 배우의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신들이 저한텐 곤욕스러웠다. 그 짧은 시간 안에 감정을 터트려야 한다. 내가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내 몸이 다 녹아내릴 것 같다. 그 돈에 손을 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설득시키려면 나 자신을 괴롭힐 수밖에 없었다. 그게 매력적이면서도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배우 김유미와 결혼한 정우는 실제로 딸 하나가 있다. 부성애 연기에 대해 정우는 "그때보다 지금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지푸라기라도 쥐어뜯고 썩은 동아줄에라도 매달리고 구걸해야 했다. 그렇게 많이 애쓰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딸 아이가 있는데, 그 깊이가 매년 달라지는 것 같다. 촬영 때도 딸 아이가 있었지만 감정의 깊이가 점점 더 달라진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에 시사회 때 영화를 보니 휴먼 드라마도 아니고 영화 구조에 있어서 꼭 필요한 장치일 수 있는이 부분에 '왜 이렇게 내 마음이 동요되나' 싶더라. 다행스럽기도 했고 내 개인적 감정일까봐 헷갈리기도 했다. 관객들도 나처럼 동요할까. 궁금증은 있는데 나는 설득됐다"며 딸 가진 아빠의 마음을 표했다.

연기할 때 극 중 딸 이름이 아닌 실제 딸 이름을 부르기도 했다고. 정우는 "당시에는 몰랐다. 감독님한테 얘기를 듣고 알았다"고 전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