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현이 혼자 우울증을 견뎠다고 고백했다.

오는 31일 방송된 TV CHOSUN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딸의 일일 매니저를 도맡았던 배아현의 아빠가 딸의 콘서트 첫 직관에 나섰다. 배아현은 "아빠가 처음 콘서트에 오신 거다. 그래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라는 각오로 무대에 올랐다. 배아현의 아빠는 무대에 선 딸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면서 벅차오르는 감정에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배아현 아빠는 "딸이 이렇게 유명한 가수가 됐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라고 털어놨다.

사진=TV CHOSUN '아빠하고 나하고' 캡처


공연을 마친 후 배아현은 일일 매니저로 고생한 아빠를 데리고 고급 레스토랑을 찾았다. 아빠는 "태어나서 처음 와봤다"며 어리둥절해했다. 배아현은 "이제는 자주 올 거다"며 뿌듯해했다.배아현은 "이제는 많이 좋아졌다"며 힘들었던 무명 시절을 거쳐 지금까지 오게 된 과정을 떠올렸다. 아빠도 "옛날과는 비교가 안 된다"며 뭉클해했다. 부녀는 만감이 교차했다. 아빠는 배아현에게 "무명 시절 엄청 서러웠잖나. 힘들다 못해 서러웠다"며 "옛날에 생각나냐. 아빠 차에서 네 노래 잠깐 틀었는데 네가 틀지 말라고 했지 않나. 네 노래 트는 걸 왜 싫어했냐"라고 물었다.

배아현은 "그때 약간 우울증이 있었다"라고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생각지 못한 딸의 아픔을 마주한 배아현의 아빠는 흠칫 놀랐다. 배아현은 "이어지는 일이 없었지 않나. 그렇다고 돈을 잘 버는 것도 아니었고 눈앞에 보이는 게 없었다. 다른 친구들은 대학 다니면서 알바 하면서 돈 모으는데, 나는 갑자기 스케줄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알바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지 않나. 집에만 계속 있다 보니까 어느 순간 노래 자체도 싫어졌다. 예전에는 노래 듣고 부르는 거 좋아했는데 무대에 오를수록 노래가 싫어지더라"라고 털어놨다.

배아현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스무 살 때는 그 상황 자체를 말하고 싶지 않았다. 말한다고 해결되는 건 없다고 생각했다. 혼자 견디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과 있으면 더 우울해지는 거 같았다. 공감이 안 되는 거다. 저는 대학교를 가지 않고 그런 생활을 안 해봐서, 일하고 집에 오고 반복되니까 우울했던 거 같다. 눈앞에 보이는 게 없으니까. 그래서 슬럼프에 빠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영상을 보던 배아현은 울컥해 눈시울을 붉혔다. 배아현은 "스무살 초반에 와서 우울증인지도 몰랐다. 그 후에 '내가 우울증이었구나' 알았다"고 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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