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 실력자가 넘치는 데도 Mnet '빌드업'은 0%대 시청률에 전전하며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과거 오디션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이 부족한 이유 등으로 화제가 되지 못하면서 보컬의 실력과 시청률이 비례하지 않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파이널까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시청률과 화제성의 반등이 필요하다는 게 상당수 시청자의 지적이다.
Mnet '빌드업 : 보컬 보이그룹 서바이벌'(이하 '빌드업')은 탄탄한 보컬 실력을 갖춘 남성 출연들이 실력, 매력, 열정을 빌드업해 새로운 그룹을 결성하는 프로그램이다. 10회차로 편성된 '빌드업'은 1월 26일 첫 방송 했고, 다음 주 마지막 회를 앞뒀다. '빌드업'은 1회 방송부터 시작이 좋지 않았다. 0.5%의 시청률을 기록해 아쉬운 결과를 나타낸 것. 2회엔 소폭 상승해 0.6% 기록했다. 이 기록이 8회차까지 방송한 현재 시점에서 살펴봤을 때 최고 시청률인 셈이다.
매회 보컬 퍼포먼스를 펼치는 이들은 방송 전부터 보컬에 자신 있어 한 만큼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탄탄한 역량을 뽐내고 있다. 그러나 시청률과 화제성에는 아쉬움과 동시에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지금까지 방송한 회차를 통틀어 우수한 무대라고 꼽히는 '빌드업' 3회의 'Dangerously' 영상은 조회수 242만 뷰를 기록했다. 이어 1회에서 그려진 '가지마가지마' 무대 또한 시청자와 심사위원 모두에게 호평받은 바 있으며 89만 뷰를 기록했다.지난해 방송한 '보이즈 플래닛'과 비교했을 때 'Back Door' 영상이 88만 뷰를 기록한 것을 보면 '빌드업'의 조회수가 현저히 낮은 편은 아니다. 'Back Door' 경연에는 그룹 제로베이스원으로 데뷔한 아홉 멤버 중 무려 네 명(김지웅, 김태래, 리키, 한유진)이 있기도 하고, 이 무대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영상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보이즈 플래닛' 또한 방송 당시 시청률은 저조한 편이었다. 지난해 4월 20일 방송된 최종회가 1.2%로 최고 시청률이었던 것. 그 외 대부분 회차는 0% 후반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빌드업'과는 화제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보이즈 플래닛'은 방송 당시 화제성을 나타내는 지표에서 1위를 여러 차례 차지했다. 반면 '빌드업'의 화제성은 현재 순위에서 찾기 어렵다. 화제성이 낮은데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현 상황은 이들의 무대가 얼마나 우수한지 입증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빌드업'에는 방송 전부터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었다. 댄스 퍼포먼스 중심으로 돌아가는 가요계에서 보컬로만 승부를 볼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었다. '빌드업'에는 전현직 아이돌 멤버, 뮤지컬 배우, 대중 앞에 선 적 없는 연습생 등 총 40명이 출연했다. 낯설지만 출중한 실력의 소유자들이 우려를 뒤엎고 매회 시청자들로부터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현역 아이돌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왕성히 그룹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기존 그룹 내 눈에 띄는 편은 아니었다. 비교적 인지도 높은 멤버들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 그러나 '빌드업' 출연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던 출중한 보컬 실력과 매력을 자유롭게 뽐내며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빌드업'을 통해 훌륭한 보컬리스트들을 알게 됐다며 좋은 무대를 감상할 수 있어 고마운 프로그램이라고 호평하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데뷔 경험 유무 관계없이 노래를 사랑하고, 가수로서의 삶을 간절히 바라는 출연자들의 무대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가요계 트렌드와 동 떨어지는 점이 있다 하더라도, 보컬을 최우선으로 둔 이들에게는 '빌드업' 프로그램이 분명하게 필요했다. 저조한 시청률과 화제성에 관계 없이 매 무대 진심을 쏟는 모습과 훌륭한 보컬로 시청자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모습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팬들만 보는 수준에 그치는 바람에 미련이 남는다. 방송 중 화제성이 낮다면, 방송을 마친 후 이들이 꿈에 그리던 데뷔의 목표를 이뤘을 때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노력한 만큼의 보람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빌드업' 파이널 무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 매회 보컬리스트로서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출연진에게 저조한 화제성을 뒤엎을 만한 큰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출연진의 서사는 배제되고 무대 위주로 방송되는 '빌드업'의 연출 방식이 저조한 화제성의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 '프로듀스101' 시리즈가 인기를 끈 중대한 요소로는 참가자의 흥미로운 스토리가 작용했다. 그러나 '빌드업'에는 출연진들의 서사가 부족했다. 이에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가 떨어지고 화제성도 뒤처졌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무수한 이 시대에 '빌드업'만의 개성이나 차별점이 부족했다는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발전시켜 남은 회차 동안 화제성을 끌어 올리는 게 제작진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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