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스티브 승준 유, 47)이 두 번째 비자 발급 소송에서 승소했다. 21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대두된 것. 병역 기피로 시작된 수십 년의 악몽. 이번 승소가 논란을 끝맺을 첫 단추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법원 3부는 지난달 30일 유승준이 제기한 여권·사증 발급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유승준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상고사건 가운데 상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사건의 경우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유승준은 1997년 데뷔해 '가위', '나나나', '열정' 등을 히트시켰다. 2002년 유승준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시절. 그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유승준의 행동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한국 입국이 금지됐다.
2015년 유승준은 또 한 번 한국으로의 입국을 시도했다. LA 총영사는 한국 정부의 입국 금지 조치를 근거로 유승준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이에 유승준은 LA 총영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대법원은 유승준의 손을 들어줬다.
또한 2020년 10월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2차 소송을 제기하기도. 1심에서는 패소, 2심에서는 재판부가 2010년 개정된 구재외동포법 ‘병역 규정’을 적용해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만 38세가 넘었다면, '대한민국의 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외교관계 등 국익을 해칠 우려'가 없다고 판단, 국내 체류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승준이 승소함에 따라 '21년 만에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냐?'라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번 승소가 유승준의 한국행을 확정시킬 수 없다. 정부의 경우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있다. 실제로 법무부, 비자 발급 관련 외교부 산하 재외공관, 병무청 등이 유승준에 대한 후속 조치를 예고했다.
유승준이 넘어야 할 산은 이뿐만이 아니다. '입국 금지 조치 해제'가 확정될 시 유승준의 한국 입국이 가능하다. 하지만 앞서 법무부가 병무청의 요청으로 2020년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한 바 있다. 이번 역시 법무부가 입국 금지를 해제하지 않으면, 입국이 불가능하다.
나아가 유승준이 한국에 입국하는 것과 연예계 복귀는 다른 얘기다. 대법원의 판결과 국민 정서는 다르다. 유승준이 주장한 '평등 원칙'과는 별개로 대중은 그를 여전히 '병역 기피'를 한 사람으로 볼 테니 말이다.
유승준이 순간의 선택으로 고통받은 것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유승준이 한국 사회에서 '병역'이란 뜨거운 감자를 건드린 건 사실이다. 유승준에 대한 대중의 냉정한 시선이 변하지 않는 것은 병역 기피란 죄에 대한 대중들의 답이다. 유승준의 입국 가능성이 대두된 상황이다. 정부와 관련 부처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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