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피의 게임2', 화제성 1위
참가자들 욕설·싸움도 그대로
현정완 PD "'여기서만 볼 수 있다' 가치 제공"
"시즌1 수직→시즌2 수평, 시즌3 고민돼"
'피의 게임2'를 연출한 현정완 PD. / 사진제공=웨이브


"이 콘텐츠는 거친 콘텐츠입니다. 불편하신 분들은 피해주세요."

서바이벌 예능 '피의 게임2'은 우승을 노리는 참가자들의 '날 것' 같은 대결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피의 게임2'는 인도네시아 발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바이벌. 현정완 PD는 '피의 게임2'의 수위를 애써 낮추려 하지 않고 오히려 참가자들의 있는 그대로 모습을 담았다. 현 PD는 MBC 소속인데, 웨이브를 통해 이번 서바이벌 예능을 선보였다. 지상파 방송보다 더 리얼하고 거친 장면을 OTT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을 놓치지 않았다."이 프로그램은 유료 콘텐츠입니다. TV에서 보지 못한 걸 제공해야 하는 게 플랫폼사와 돈을 내는 시청자들에게 예의라고 생각해요. '여기에서만 볼 수 있다'는 가치를 제공해야 하죠. 일부러 예고에 참가자들이 싸우는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어요. 이런 장면이 나올 거란 걸 알려주고 보는 분들에게 수용할지 말지를 맡기는 거죠. 거칠고 싫다는 분들은 건너뛸 거고 원하는 분들은 볼 겁니다. 자극적이고 거친 장면을 굳이 잘라내려고 하지 않았어요."

참가자 덱스와 하승진이 게임 도중 멱살잡이 하는 모습도 편집하지 않았다.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덱스가 저택의 상징을 깨부수자 상징을 지키던 하승진은 "뱀 새끼였네"라며 덱스에게 달려든 것. 이에 덱스는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라"며 대꾸했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살벌해졌다. 둘의 멱살잡이을 두고 시청자들은 "하승진의 대응이 과했다", "게임일 뿐인데 덱스도 너무했다" 등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현 PD는 "TV 였다면 못 나갔을 테고 당연히 편집했을 것"이라며 OTT로 제공하는 '피의 게임2'만의 '차별화된 수위'를 강조했다.

"참가자들이 계속 기분 나빠하며 '못 한다'고 나갈 수도 있으니 현장에서 걱정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나중에 풀리고 나서는 '재밌을 것 같다'고 했죠. 제작진은 최대한 개입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실제로 싸움이 짧게 끝나기도 했고요. 화면에 담긴 게 거의 리얼타임이에요. 제작진이 걱정돼서 들어갈 때쯤엔 싸움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태였어요."
사진제공=웨이브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5월 3주차 TV-OTT 통합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지수에 따르면 '피의 게임2'의 순위는 지난주보다 한 계단 상승해 2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또한 웨이브에서 신규유료가입견인 콘텐츠 1위 자리를 지키며 역대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의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현 PD는 "프로그램을 만들 때 예측이란 게 어렵지만 예고편 나가고 느낌이 올 때가 있다. 조회수나 댓글을 보면 '이 정도면 인기 끌겠다' 싶은 게 있었다"고 말했다.

커진 스케일과 치밀해진 게임 구성,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 등으로 시즌1보다 시청자들을 더 몰입하게 한다. 무엇보다 참가자들 각자에게 다르게 주어지는 정보의 양이 참가자들에겐 승패를 좌우하고 시청자들에겐 재미를 선사하는 부분이다."어떤 프로그램이든 시즌2를 하게 되면 시즌1와 달라질 점을 고민하게 됩니다. 시즌1보다 규모를 확장했고, 시즌1의 수직적 구조를 시즌2에서는 수평적 구조로 변화를 줬죠. 편하거나 낮은 곳에 있을수록 정보가 적습니다. 1층은 6명이 있기 때문에 협력할 수 있는 플레이어 수가 많다는 점이 유리한 반면, 2층은 4명이라 플레이어 수에선 불리하지만 히든룸이 있다거나 1층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거나 하는 식의 다른 유리한 점이 있어요. 야외는 환경이 힘들지만 저택 안에 있는 이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을 준 것이죠."

시즌1보다 더 정교하게 설계된 게임도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웠다. 최근 공개된 7, 8회에서는 '유령 플레이어'가 등장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머니 챌린지의 우승자인 서출구에 의해 방출된 이진형은 새로 개장된 유령 카지노에서 유령 플레이어로 등장한 탈락자 박지민을 발견해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사실 전 1등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응원하던 팀이 우승하게 되면 관심이 조금 떨어져요. 그래서 늘 2등인 홍진호를 좋아했죠. 운이 나빴거나 한 번의 실수로 떨어지면 얼마나 억울합니까.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게임을 하는 거다' 그러던 게 게임에 반영됐어요. 한 번 더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죠."
'피의 게임2'를 연출한 현정완 PD. / 사진제공=웨이브


시즌1이 MBC에서 방영됐던 만큼 시즌2도 좀 더 수위를 낮춘 버전으로 방영해줄지에 대해서도 궁금해하고 있다. 지상파보다 OTT에서 좀 더 자유로운 연출과 편집을 경험해봤지만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위가 어느 정도일지 여전히 그에게 고민거리다. 시즌2를 새로운 편집본으로 지상파에서 방송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이다.

"지상파 예능은 선배님들, 작가님들 등 주변에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은데 여긴 물어볼 사람이 거의 없어요. 대중이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가의 기준이 아직 없는 것 같아요. 저도 탐험하는 느낌이에요. 시즌1이 TV버전으로는 좀 더 '뭉툭'했다면 시즌2는 '뾰족'해요. 이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은 볼 수 있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보지 못하겠죠. OTT는 궁금하면 멈추거나 검색하거나 불편하면 건너뛰어도 돼요. 그런 점에서 설명이 좀 더 불친절하기도 해요. 하지만 어느 정도 감안하고 만드는 거죠. 작품 내용만을 놓고 본다면 더 흐름이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것 같아요."

벌써부터 시즌3를 기대하는 시청자도 많다. 더 강렬해지고 거칠어질 것이라 예측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현 PD는 "시즌1을 하고 시즌2는 어떻게 할 거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시즌2 하고 나서 시즌3에서는 똑같이 하겠다고 했는데, 막상 시즌3를 하게 된다면 똑같이 못할 것 같다. 수직에서 수평으로 구조를 바꾸고 스케일을 넓혔는데 시즌3는 어디까지 확장해야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이어 "저한테 아이디어를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웃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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