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킬링 로맨스' 이원석 감독 인터뷰
이원석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킬링 로맨스'를 연출한 이원석이 조나단 역을 맡은 이선균에 대해 언급했다.

이원석 감독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개봉을 앞둔 영화 '킬링 로맨스'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 역)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역)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 역)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원석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남자사용설명서'를 연출한 이원석 감독과 '뷰티인사이드'의 박정예 작가는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보자"는 기조 아래 작업을 시작했다. 여기에 제목이 '킬링 로맨스'인 만큼 로맨스 장르 영화들의 공식은 배제하고 안티 로맨스에 가까운 이야기를 완성했다.이날 이원석 감독은 "아카데미 상 받는다고 미국 가는 길에 이선균 씨를 만났다. 그때 '킬링 로맨스' 책을 드렸다. 그리고 '기생충'이 아카데미 상을 받더라. 그래서 '킬링 로맨스'를 안 하겠구나 했다. 굳이 할 이유가 없을 것 같더라. 원래도 책이 많이 들어가는 배우인데, (아카데미를 받았으니) 얼마나 많은 책이 들어갔겠나. 그런데 미국을 갔다 오니 하겠다고 하더라. 다른 배우를 찾아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술 같은 일이 한꺼번에 벌어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선균은 "이원석 감독님이 워낙 독특한 영화를 찍지 않나. 개인적으로 저와 친하지 않으니까 거절하더라도 저한테 이 작품을 왜 줬는지 궁금해서 미팅에 나갔다. 그런데 캐릭터가 웃기지 않나. 저를 막 띄워주더라. 미팅을 한 시간 정도하고 미국으로 갔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원석 감독은 "이선균 씨에 대한 애정 등 좋은 이야기를 했다. 안 될 걸 알면서 이걸 팔기 위해 매달리는 심정이었다. 저희는 분명히 아카데미를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받으면 어떡하냐고 했는데, 받고 나서 제작한 김성훈 대표랑 '안 하겠지'라고 이야기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원석 감독은 "이선균 배우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다. 스테레오 타입이라고 해야 하나. 드라마 '나의 아저씨' 때문에 온 세상이 난리가 났다. 저도 이선균 배우를 보면서 다른 걸 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조나단 캐릭터가 악이라고 하는데 상징적인 거다. 이렇게 말을 하면 이상할 수 있는데 악은 자기 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취향 등도 누군가에 의해 조종되지 않나. 알고리즘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어떻게 보면 가스라이팅 같다"라고 말했다.
이원석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그러면서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믿음을 가진 그런 캐릭터, 밉지 않은 캐릭터였으면 했다. '보스상륙작전'이라는 이선균 배우의 첫 영화가 있는데 그거부터 다 봤다. 또 단막극 중에 '조금 야한 우리 연애'라고 있는데 그 작품을 보면 조나단이 보인다. 되게 지질한 남자로 나오는 데 정말 웃기다. 이선균 배우가 왜 흑역사를 들추냐고 하더라면서 이 이야기 하는 걸 안 좋아한다"라고 귀띔했다.

이원석 감독은 "조나단은 이선균 배우의 페르소나라고 생각한다. 캐릭터에 대해 밤새 고민해오더라. 또 찍기 한 달 전부터 꽁지 머리를 하고 다녔다. 이선균 배우가 첫 신 찍으러 왔을 때 '좋았어'라고 말하면서 어깨 쪽에 손을 댔는데 심장이 뛰는 게 느껴질 정도로 깜짝 놀랐다"라고 회상했다.

이원석 감독은 "'킬링 로맨스'에서 이선균 배우가 연기하는 걸 보면서 희열을 느낀 사람은 없었을 거다. 솔직히 다들 걱정했다. 그때 화낸 사람도 있었다. 저희 분장팀이 '나의 아저씨' 박동훈 열혈 팬이었다. 분장팀이 '이렇게까지 가야 하냐?'라고 하더라. 내가 그러는 거 아니라고 했다. 저 역시 희열을 느낀 적은 없다. 다만 '저렇게 해도 되나?'라면서 불안했다. 나이스하게 '내가 거기까찌 가라고 한 거 아니야'라고 말한 적도 있다. 이선균 배우는 진짜 재밌는 사람이고 정말 웃기다. 사람이 되게 똑바르다. 건전하고 농구 하는 동네 형 같이 인간적이고 좋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킬링 로맨스'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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