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리정혁 역 이규형 인터뷰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원작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메커니즘은 완전히 달라요. 저만의 스타일, 저만의 장점을 살려서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뮤지컬 콘텐츠를 재밌게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저는 '빨래', '팬레터',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 창작 초연 뮤지컬을 오래 하면서 성장해왔거든요. 내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저만의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하"
배우 이규형이 현빈, 손예진을 현실 커플로 이어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은 tvN 드라마 역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원작.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특급 장교 리정혁의 러브스토리다.
이규형은 '사랑의 불시착'을 출연하게 된 이유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사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다. 부담감이 있었다. 현재도 일본 같은 넷플릭스에서 아직도 상위에 랭크돼 있다. 또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굉장히 인기가 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이규형은 "현빈, 손예진 선배님뿐만 아니라 다른 역할들도 부담이 있었지만, 메커니즘이 완전 다르다. 기라성 선배님들이 (출연) 하지 않았나. 저는 무대를 오랫동안 해왔다. 저만의 스타일, 저만의 장점을 살려서 단지 리정혁이라는 캐릭터보다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콘텐츠를 재밌게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규형에게 '창작 초연'이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다. 뮤지컬 '빨래', '팬레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오디션', '사의 찬미',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 다양한 창작 초연 뮤지컬에 출연했으며, 여러 시즌을 함께 했기 때문. 이규형은 "창작 초연 혹은 한국 창작 작품 초연은 힘들지만, 재밌고 의미가 있다"며 미소 지었다.
이규형은 "영화 '비스티 보이즈'를 뮤지컬로 만들었을 때 초연부터 했었다. '창작 초연, 내 전문 분야인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거만하다기보다 그래도 많이 해왔던 것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지 않나. 드라마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제가 많이 해왔던 장르니까 다른 장르인 뮤지컬을 통해 재밌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극 중 이규형은 리정혁 역을 연기한다. 리정혁은 불시착한 윤세리를 만나며 사랑에 빠지는 북한군이다. 이규형은 현빈이 연기한 캐릭터를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매력으로 연기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원작 자체가 감독님, 작가님, 연기를 한 선배님들의 해석이 명확하고 좋았다고 생각한다. 대신 무대 위에서 제가 연기할 때는 저만의 색깔이 자연스럽게 입혀지더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규형 표 리정혁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이규형은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은 멜로도 멜로지만 로맨틱 코미디 같은 부분이나 더 재밌는 부분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대를 보기 위해 돈을 투자하고 시간을 할애해서 보러 오시는 분들이 만족감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는 건 웃음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웃음을 더 드리고 싶은 마음에 진지한 멜로 속에서 아기자기하면서도 유머를 살리려고 고민을 많이 했고, 연습도 많이 했다. 실제 무대 위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규형이 현빈이 연기한 캐릭터로 변신했다면 임혜영, 김려원, 나하나가 손예진이 연기한 윤세리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이규형은 세 사람의 매력에 대해 "매력적인 배우들이지 않나. 그리고 뮤지컬계에서 확실한 자기의 커리어를 쌓아놨고, 쌓아가고 있는 분들이다. 세분 모두 저와 '사랑의 불시착' 이전에 작품을 같이 한 적이 있다"고 짚었다.
이규형과 임혜영은 '젠틀맨스 가이드'에서, 이규형과 김려원은 '헤드윅'에서, 이규형과 나하나는 '시라노'에서 상대 역으로 만났다. 이규형은 "나하나 배우가 연기하는 윤세리는 통통 튀는 맛이 있다. 웃음이 많고 늘 행복해 보이고 긍정적이다. 그런 장점이 있는 배우"라고 말했다.
이규형은 "김려원 배우 같은 경우에는 디테일하면서도 한신에 대해 정석적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임혜영 배우는 워낙 공연계의 원로라고 해야 하나. 원로 배우라고 하면 임혜영 배우에게 실례가 되나 싶다. 쉽게 말하면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라고 할 수 있다. 노래야 뭐 세 분 다 기가 막히게 잘하시니까 각자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사랑의 불시착'의 경우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추는 게 아니라 MR을 사용한다. 이규형은 MR을 사용해 무대에 올랐던 경험이 많다. 그는 "극장 컨디션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한다. 대극장 대부분은 반주자분께서 배우의 호흡을 따라가면서 같이 호흡한다. 적정 템포와 컨디션을 유지하는 맛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MR로 공연하면 런 타임이 일정해진다. 공연 자체에 기복이 없다는 것이다. 배우에 따라 런 타임이 많게는 20분 넘게 차이가 난다. 공연 흐름 차이가 크게 나면 클린업이 필요하다. 음악팀과 연출 팀과 합의한 템포를 그대로 간다는 장점이 있다. 배우가 자기의 감정에 빠져서 느리거나 빨라지는 걸 방지해 주는 건 있다. 다양한 악기의 오케스트라와 함께한다면 좋지만, 제작 여건이 모두 다르지 않나. 각자 자신이 맞는 상황에서 프로덕션에 맞게 꾸려갈 수밖에 없다.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규형은 아직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을 보지 않은 예비 관객에게 "날이 벌써 많이 차가워졌다. 연말에 저희 작품을 선택하셔도 굉장히 유쾌하고 기분 좋게 극장 문을 나설 수 있는 작품"이라며 "가족 함께 오셔도 좋고, 연인과 함께 봐도 좋다. 친구끼리 봐도 좋다. 그렇지만 남자끼리 보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규형은 '재미'를 자신했다. 그는 "솔직히 '사랑의 불시착' 재밌다. 재미가 있다. 작품이 딥하거나 큰 메시지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정말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가 잘 어우러져 있다. 원작을 보면 5중대와 주부 어벤져스 들이 재밌지 않았나.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도 원작에 못지않게 재밌게 만들었다. 선택한다면 후회 없는 결정이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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