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산: 용의 출현' 연출한 김한민 감독 인터뷰

"박해일, 장수처럼 강인하지 않지만 눈빛 강렬"
"'외유내강' 박해일이 필요했다"
"국뽕 논란은 진정성의 문제"
"흥행? 하늘의 뜻을 기다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흥행보다 이순신 장군 3부작 계획이 완성되는 게 중요하다. 국뽕은 진정성을 함의하고 있다. 이 진정성이 관객에게 와닿느냐, 안 닿느냐의 문제다. 단순히 이순신 장군 팔이, 애국심 팔이를 해서 흥행하겠다는 생각이면 국뽕 논란이 되는 것이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이 국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 항포 해전 이후 약 한 달간, 한산해전이 일어난 후일까지를 그린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 촬영할 당시부터 이순신이라는 인물의 대서사를 그리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그 두 번째 작품이 바로 '한산: 용의 출현'이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김한민 감독은 "'명량'이 끝난 뒤 '한산: 용의 출현'과 '노량: 죽음의 바다' 시나리오가 나왔다. 그런데 부족하다고 느껴서 면밀하고 엣지있게 개발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사전 시각화라는 프로세스를 도입해서 작품을 차근차근 더 정교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랬더니 7년이 훅 가더라"고 말했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으로 국뽕팔이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국뽕 논란을 의식하고 시나리오의 톤을 차갑게 잡은 건 아니다. 한산해전의 특징은 차가운 판단과 전략, 전술에 대한 계산들이 있어야 했다. 밸런스 감을 가져야 했기 때문에 톤을 그렇게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또한 "'국뽕' 논란은 진정성의 문제인 것 같다. 진정성이라는 부분을 함의하고 있다. 이순신의 매력과 마력으로 '이순신 프로젝트' 3부작으로 간다. 7년 전쟁의 드라마를 만들고 싶기도 하다". 이 진정성이 관객에게 와닿느냐, 안 닿느냐의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김한민 감독은 "단순히 이순신 장군 팔이, 애국심 팔이를 해서 흥행하겠다는 생각이면 국뽕 논란이 되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 진정성이 와닿고 그래서 국뽕 너머의 국뽕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진정성에 기대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명량'에서는 최민식이 이순신 장군을,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박해일이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다. 김한민 감독은 "한산해전을 보면 이순신 장군이 전투를 준비하며 고뇌하는 게 느껴진다. 철저한 전략, 전술, 완벽한 진법에 대한 완성, 거북선 운용 등 지략이 망라된 게 한산해전"이라며 "그런 이순신 장군이라면 굉장한 지략가, 지장의 모습이었다. 그 당시에 젊기도 했다. 그런 인물을 표현하려면 배우는 바뀌지만, 박해일이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말했다.

김한민 감독은 "박해일 배우와 '극락도 살인사건', '최종병기 활', '한산: 용의 출현'까지 세 번째다. 박해일 배우는 내유외강이다. '최종병기 활' 때 느꼈지만 유하게 보인다. 장수처럼 강인하지 않지만, 눈빛은 강렬하다. 그 안에 가진 강직한 힘, 중심 이런 것들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눈빛을 가지고 있더라. '한산: 용의 출현'에서 박해일 배우의 모습이 더 필요하고 더 맞는 것 같더라"고 덧붙였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전작인 '명량'은 1761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이는 역대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 성적으로 현재까지 깨지지 않은 기록. 김한민 감독은 "진인사대천명인 것 같다. 열심히 만들고 난 뒤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것"이라며 "이순신 장군 3부작 계획이 완성되는 게 중요하다. 세 작품이 완성돼 역사 속의 인물이 우리 시대에 어떤 위안을 주는지 오롯이 느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한민 감독은 "'한산: 용의 출현'을 보든 '명량'을 보든 '노량: 죽음의 바다'를 보고 나서 관객이 알 수 없는 힘과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자긍심이 됐든 아니면 이 시대에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하는 연대감이나 용기를 느끼고 나올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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