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 씨 정말 예쁘지 않나요? 그녀는 엄청난 톱스타고, 큰 성공을 거둔 가수고 배우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더 바라보고 예뻐했어요. 또 주영 씨와는 분신처럼 붙어서 지냈어요. 힘이 되어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럴 나이가 됐나 봐요. 내 코가 석 잔데 지은 씨랑 주영 씨에게 자꾸 마음이 가요."
배우 송강호가 칭찬한 '베테랑' 배두나. 그는 자기 코가 석 자지만, 이지은(아이유)과 이주영에게 자꾸 마음이 간다고 밝혔다.배두나는 영화 '브로커'를 통해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과 호흡을 맞췄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이야기.
2009년 개봉한 영화 '공기인형'을 통해 고레에다 감독과 작업한 배두나. 그는 다시 한번 고레에다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배두나는 "'공기인형'을 찍으면서 좋고, 값진 경험을 했었다. 감독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땐 제가 외지인으로 일본에 가서 촬영했다. 이번에는 감독님이 한국에 오셨다"고 말했다.이어 "그때 감독님께 받았던 행복을 드리고 싶었다. 감독님은 '공기인형' 때부터 저의 넘버원이셨고, 완성형 감독님이셨다. 제가 제일 존경하는 감독님이시다. 10년 만에 촬영을 다시 촬영했는데, 똑같았다. 사람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스태프를 존중하는 모습 등이 정말 똑같아서 놀라웠다"고 덧붙였다.
'브로커'는 일본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지만, 한국 제작사 영화사 집이 제작을 CJ ENM이 배급을 맡은 한국 영화다. 특히 '브로커'는 송강호에게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자 이지은에게 상업 영화 데뷔작.
배두나는 현재 잭 스나이더 감독 신작 '리벨 문' 촬영차 미국에 머물고 있다. 이에 칸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브로커' 프로모션을 함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지은 역시 배두나와 함께 칸 방문, 프로모션을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배두나는 "스케줄을 조정해보려고 했는데 배우이다 보니 촬영이 최우선이다. 칸 방문 불발이 아쉬웠다. '브로커'도 초청받았지만, '다음 소희'도 (감독주간 폐막작으로) 함께 갔다. 매우 기뻤고, 저한테는 특별한 해였다"며 "몇 년 전에도 칸 심사위원 초청을 받았는데 '센스 8' 촬영 중이라 못 갔다. 칸이 초대하면 미국 영화를 찍고 있겠느냐는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배두나에게 러브콜을 보낸 건 6년 전이었다고. 배두나는 "수진 역할을 제안받은 건 '브로커' 촬영 6개월 전이었다. 계속 시나리오가 바뀐 뒤 최종이 나왔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제가 연기해야 할 수진에 대해 준비할 때 정말 힘들었다. 신에서 주어진 게 많지 않기도 해서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알고 보니 배두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으로부터 일본어 대본까지 받았다. 그는 "일본어 대본도 받아서 말 줄임표까지 신경을 썼다. 말 줄임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번역본 대본에는 그게 없더라. 말 줄임표에 있는 감정이 녹여있는 지점을 많이 찾았다. 저는 신인 때부터 카메라 앞에서 긴장을 잘 안 하는 편이다. 카메라 앞에 지에 편한 사람"이라며 "카메라 앞에 서면 좋다. 저는 손을 자연스럽게 잘 쓴다. 제 손이 잘생겼다. 제 연기의 반이 손이다"며 웃었다.
배두나는 '브로커'를 통해 송강호와 네 번째 호흡을 맞췄다. 강동원과는 '위풍당당 그녀' 출연 뒤 19년 만에 재회했다. 이지은, 이주영과의 작업은 처음이었다. 그는 "저는 (송강호) 오빠랑 네 작품을 같이 했다. 제가 오빠랑 가장 많이 작업한 여배우라고 하더라. 정말 온 영혼을 바쳐서 영화 한 편 만들어내는 걸 정말 많이 봤다"고 치켜세웠다.이어 강동원에 대해서는 "19년 만에 만나서 어색했다. 그때는 아기였는데 이제는 굉장히 관록 있는 베테랑 배우가 됐다. 현장에서 저와 나이대가 비슷하다 보니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했다. 소년 같은 모습을 보다가 유들유들한 분위기의 분위기 메이커 모습을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설명했다.
배두나는 이지은에 대해 ""예뻐하는 걸 티 내지 않았다. (이지은) 정말 예쁘지 않나. 지은 씨가 연기를 잘해서 좋다. 그녀가 엄청난 톱스타고, 정말로 큰 성공을 거둔 가수고 배우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가는 사람이더라. 저 안에는 '혹시 힘든 게 없을까?'라는 걸 보게 하는 사람이다. 혼자 더 바라보고 예뻐했다. 나는 이지은을 좋아하는 팬"이라며 팬심을 드러냈다.
또한 "과연 '소영을 누가 할까?'라고 했을 때 지은 씨가 연락해 왔다. 그때 무릎을 칠 정도로 잘할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제가 지은 씨 연기 좋아하는 이유가 담대하면서도 절제해서다. 표현하지 않아도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게 하는 그런 게 있다. 그런 사람이 그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 작품에서 같이 하면 얼마나 좋아요'라고 해서 강력하게 추천했다. 같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극 중 내내 함께한 이주영에 대해 "분신처럼 붙어서 지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이 한국에서 촬영할 때 '옆에 있어 드리고 싶다'고 했던 것처럼 주영 씨한테도 힘이 되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은 씨도, 주영 씨도 자꾸 마음이 간다. 내 코가 석 자인데 말이다. 주영 씨는 되게 순수하다. 아주 열의가 넘친다. 절 잘 따라와 줬다. 요리를 못 한다고 무시하는 것만 빼면 자상하고 따뜻한 후배"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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