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수연이 지난 7일 별세한 가운데, 조문이 오늘(8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뇌출혈 진단을 받고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았으나 깨어나지 못하고 7일 오후 3시께 세상을 떠났다. 향년 55세.고인의 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지며 장례위원장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다. 장례고문은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균,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황기성이 맡았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이며, 조문은 8일부터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가능하다. 영결식은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아역배우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강수연은 '고래 사냥 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 등에 출연하며 청춘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1986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월드스타'로 떠올랐다. 세계 3대 영화제 연기상을 받은 건 한국배우로서 최초였고, 베네치아영화제 연기상을 받은 건 아시아배우로 처음이었다. 삭발하며 연기혼을 보여준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도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했다. 1990년대에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89),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 안의 블루'(1992),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등 숱한 화제작을 내놓았다. 2001년 SBS 드라마 '여인천하'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강수연은 미국의 통상압력에 맞서 한국영화를 지키기 위해 스크린쿼터 수호천사단을 맡기도 했다. 또한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가 정부의 간섭으로 위기에 처하자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아 부산국제영화제를 지키기 위해 나섰다. 2017년까지 가장 어려운 시기에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영화제를 위해 헌신했다. 뛰어난 배우를 넘어 전 세계에 한국영화를 알린 스타였고, 강력한 리더이자 여성 영화인의 롤모델이었던 그는 최근 연상호 감독의 신작 '정이'(가제)에 출연하며 스크린 복귀를 알렸지만 타계했다.
안타까운 소식에 영화인들을 비롯해 정치권 인사들, 팬들까지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정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페이스북에 "한국 영화 그 자체였던 분. 선배님 편히 쉬셔라. 선배님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넷플릭스 코리아는 공식 SNS에 "항상 현장에서 멋진 연기, 좋은 에너지 보여주신 고 강수연 님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좋은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배우 강수연 님의 모든 순간을 잊지 않겠다"고 글을 올렸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너무나 뜻밖의 일이어서 믿어지지 않는다. 이루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한평생 연기인생 외길을 걸어오신 대한민국의 고귀한 배우, 고 강수연 님의 명복을 빈다"고 글을 올렸다. 안 위원장은 "올해 다시 연기에 복귀하실 예정이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가 과연 님의 마지막 연기를 눈물없이 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된다. 오래 전부터의 추억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계신 배우님이시기에 더욱 안타깝고 가슴이 미어진다"며 "님의 명연기를 평생 기억하겠다. 못다 이루신 영화계의 숙원들이 있다면 저도 미약하나마 뜻을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영화계의 산증인이자 개척자, 배우 강수연 님께서 황망히 우리 곁을 떠났다.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주신 멋진 연기, 불꽃 같이 타올랐던 영화 혼, 잊지 않겠다. 한국 영화를 세계 무대로 이끌어 낸 고인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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