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인기, 동시간대 1위 유지해야 하는 부담 있었죠"
"핫한 분들이 출연하는 젊은 프로그램이 됐어요"
"어떤 대본, 어떤 게스트든 '박명수화' 돼죠"
"'라디오쇼'가 웃기는 방송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노규민의 만남의 광장>>
텐아시아 노규민 기자가 매주 일요일 급변한 미디어 환경에서 방송, 가요, 영화, 패션 등 연예계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전합니다. 익숙지 않았던 사람들과 연예계의 궁금증을 직접 만나 풀어봅니다.
2002년, '옥주현의 별이 빛나는 밤에' 막내 작가를 시작으로 '박경림의 심심타파' 서브 작가를 지나, 2008년 '세상을 여는 아침'으로 메인 작가가 됐다. '이홍기의 키스 더 라디오', '강한나의 볼륨을 높여요' 그리고 '박명수의 라디오쇼'까지 20년 동안 굵직한 프로그램의 대본을 맡아 썼다.
"호통을 쳐도, 막말을 해도 청취자들이 좋아합니다. 처음엔 그게 너무 신기했어요."
오랜 시간 라디오 작가로 일했지만, 박명수와 같은 DJ는 처음이란다. 동시간대 청취율 1위 프로그램 '박명수의 라디오쇼' 허향아(43) 메인 작가를 지난 4일 여의도 KBS 본관에서 만났다.
'박명수의 라디오쇼'엔 언제 합류하신 겁니까
'볼륨을 높여요'에 있다가 지난해 11월부터 '라디오쇼'를 맡았어요. '볼륨을 높여요' PD, 작가들이 '라디오쇼'로, '라디오쇼' 팀이 '볼륨이 높여요'로 체인지 된 거죠.
'라디오쇼'를 맡았을 때 부담감은 없으셨습니까.박명수 DJ가 7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새로운 팀이 넘겨받아서 프로그램에 해를 끼칠까 봐 걱정했죠. 또 동시간대 1위인 인기 프로여서 그걸 유지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고요.
동시간대 1위를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박명수 DJ의 공이 제일 큽니다. 부정할 수 없어요.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호통치고, 막말해도 모두가 좋아해 주는 모습이 처음엔 신기하더라고요. 청취자들도 DJ를 닮아가나 봅니다. 사연도 박명수 DJ만큼 재미있게 보내죠.오프닝에서 박명수 DJ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제가 맡기 전 '라디오쇼'에서는 주로 박명수 DJ가 전하는 명언으로 프로그램이 시작됐습니다. 저는 이전부터 오프닝에서 DJ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늘 DJ를 유심히 관찰하죠. 박명수 DJ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냥 툭 던진 말도 귀담아들었다가 오프닝에 활용합니다. DJ가 워낙 잘 살리니까 청취자들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라디오쇼'가 이전과 달라진 점은 뭡니까.기존의 포맷이 오랫동안 사랑받아서 섣불리 건들려고 하진 않았어요. 그래도 새로운 제작진이 만들어 가는 프로그램인 만큼 조금이라도 다르게 하려고 고민했죠. '전설의 고수' '스트리트 혼쭐 파이터' 코너 등을 신설했어요. 감사하게도 핫한 분들이 많이 나와 주셨고, 인기가 많은 가비와 조나단이 '스트리트 혼쭐 파이터' 고정으로 출연해 주고 있죠. '라디오쇼'가 조금 달라졌다고 한다면 더 젊어졌다는 거예요.
박명수 DJ는 어떤 사람입니까.
보이는 그대로예요. 모두가 말하는 츤데레죠. 세게 하는 것 같은데 알고 보면 아니고, 늘 '우리 스태프'라며 제작진을 잘 챙겨 줘요. 무엇보다 어떤 대본을 드려도 '박명수화' 시킵니다. 그 점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참 성실한 사람입니다. 10분 전에만 와도 되는데 늘 30분에서 1시간 정도 일찍 오세요. 그 덕에 저희도 조금 더 일찍 와서 수다를 떨며 팀워크를 다지죠. 7년 동안 지각을 딱 한 번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오전 방송이어서 부지런하게 움직여야겠습니다.보통 새벽 6시에 일어납니다. 일어나자마자 원고를 쓰죠. 1시간 방송이어서 원고량이 많은 편은 아니거든요. 그날의 분위기와 이슈에 맞춰 원고를 씁니다.
2시간짜리 '볼륨을 높여요'와 1시간짜리 '라디오쇼'는 보수의 차이가 있겠습니다.
네 맞아요. 그래서 일주일에 두 번, 수요일과 금요일에 KBS 쿨FM '스테이션 제트'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허향아 작가와 '라디오쇼'의 궁합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작가들 모두 그렇겠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나면 DJ의 색깔에 맞게 구성하고 글을 씁니다. '볼륨을 높여요'에선 '한나와 두나' 등의 코너를 통해 강한나 DJ의 톡톡 튀는 매력을 보여 주고 싶었고, '라디오쇼'에서는 게스트까지 '박명수화' 시키는 박명수 DJ와의 케미를 부각 시키는 초대석 코너를 잘 살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7개월 째 '라디오쇼'와 함께 하고 있는데, 그런대로 잘 맞춰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디오쇼'에 꼭 섭외하고 싶은 게스트는 누굽니까.
임영웅 씨요. 그동안 방송 등을 통해 본 임영웅 씨의 모습은 굉장히 반듯한 이미지인데 저희 박명수 DJ와 1대1로 부딪혀 어떤 티키타카를 보여줄지 궁금해요. 과연 그동안의 게스트들이 그랬듯, 임영웅 씨도 '박명수화' 될까요?
허향아 작가의 '라디오쇼'가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십니까.
'박명수의 라디오쇼' 잖아요. 박명수 DJ는 웃음 주는 걸 제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웃음'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제가 대본을 쓰는 동안 '웃겼다' 라는 소리만 듣고 싶죠. 그런 저희의 마음이 청취자에게도 그대로 전달되길 바랍니다.
20년간 라디오를 하셨는데 권태기는 안 오셨습니까.
초등학생 때부터 라디오를 좋아했습니다.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유희열의 음악도시'를 즐겨 들었죠. 제가 보낸 사연이 많이 소개됐고요. 좋아하는 라디오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운이 좋게 '이주노의 뮤직토크'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었어요. 청취자 엽서, CD 등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일 등을 했었죠. 그러다 '별밤' 막내 작가를 하게 됐고요. 신기하게도 청취자 시절이던 때처럼 지금도 라디오가 재미있습니다. 한 번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안 했어요. 할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하고 싶죠.
박명수 DJ에게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십니까.
작년 KBS '연예 대상'에서 박명수 DJ가 '올해의 DJ상'을 받았습니다. 당시 수상 소감 때 저희 작가들 얘기를 안 해서 서운함을 토로했어요. 본인은 당황해서 기억을 못 했다고 하더라고요. 스태프들 이름 잘 좀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하하. 코로나를 앓고 후유증을 겪으셨어요. 아무쪼록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에필로그
"아! 섭외하고 싶은 분 또 생각났어요. 박명수 씨가 사우나에서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 씨를 만났다고 했던 일화가 갑자기 떠올랐어요. 어렵겠죠? 방탄소년단이 '라디오쇼'에 출연해 주는 날이 올까요? 간절히 바라봅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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