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남긴 것
“완전범죄는 없다” 최고 10.9%
사진제공=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완전범죄는 없다’는 묵직한 메시지와 함께 유종의 미를 거뒀다.

12일 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종영했다. 이날 방송은 ‘이 세상에 완전범죄는 없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수도권 기준 시청률 7.6%, 2049 시청률 4.2%를 기록했으며 분당 최고 시청률은 10.9%까지 치솟았다. (닐슨코리아)

이날 방송에서 송하영(김남길 분), 국영수(진선규 분), 윤태구(김소진 분) 등은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우호성(나철 분)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실제로 마주한 우호성은 송하영의 프로파일링 분석 그대로였다. 호감형 외모, 고급 승용차, 자동차 내 호의 동승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인형, 강아지와 찍은 사진)까지. 하지만 우호성은 경찰의 추궁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이 같은 우호성의 행동은 오히려 경찰에 진범이라는 확신을 심어줬다. 다음 날 직접 경찰 조사를 받겠다며 돌아선 우호성은 그날 밤 자신의 자동차에 불을 질렀다.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 이어 태연하게 경찰에 전화해 자신의 자동차에 불이 났다고 신고했다. 앞서 우호성은 방화로 보험사기 혐의도 받고 있었다. 이 시각 우호성의 영장이 발부됐고, 경찰은 우호성을 긴급 체포했다.

체포된 후에도 증거를 찾아오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우호성 앞에 송하영과 국영수가 나섰다. 우호성은 물을 달라며 기선제압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를 간파한 송하영이 막았다. 이어 송하영은 한 발 더 나가 우호성의 심리를 쥐고 흔들기 시작했다. 이때 우호성의 집에서 증거가 발견됐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우호성이 윤태구와의 만남을 요청했다. 송하영은 윤태구에게 우호성의 자백을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전했다. 이에 윤태구는 우호성의 자백을 받아냈다. 살인을 계획한 날은 꼭 실행해 옮겼다며 스스로 사이코패스임을 알았다는 우호성은 그렇게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악마들과 대면하며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송하영은 스스로 경계선을 찾았다. 우호성과 대면은 했으나 취조는 윤태구가 진행한 것. 피해자 유족에게 말없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돌아선 송하영과 국영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갔다. 더 많은 범죄행동분석관들을 양성하고 대한민국에 프로파일링 수사 기법이 자리 잡도록 다시 힘을 냈다.

훈훈한 마무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교도소의 모습이 비춰졌다. 여러 범죄자들이 지켜보는 TV에서는 프로파일러 송하영의 인터뷰가 송출됐다. 송하영은 “대성 연쇄살인사건 진범이 어딘가에서 이 방송을 보고 있다면 꼭 전하고 싶다. 과학은 날로 발전하고 있고, 세상에 완전범죄라는 건 없다. 그러니 반드시 잡힐 것”이라고. 송하영을 기억하려는 듯 혼잣말을 하는 수감자의 섬찟한 모습으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끝났다.

12회의 핵심 메시지를 묵직하게 담아낸 엔딩 문구도 시선을 끌었다. “2000년대 이후 대한민국 과학수사의 발달로 연쇄 살인 범죄가 초기에 차단되고 체포되고 있지만 해마다 강력 범죄로 사망하는 피해자는 여전히 수백여 명에 이릅니다. 잔인한 범죄로 희생당한 피해자들의 명복을 빌며, 이로 인해 고통받은 유가족 모두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는 사회, 범죄에서 가장 소외되는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대한민국 최초 프로파일러라는 특별한 소재, 제작진의 젊은 감각, 연기 神으로 불리는 배우들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주목받았다.

스토리는 치밀했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는 시청자 숨통을 틀어쥐었고 과감하고도 디테일한 연출은 그 충격을 배가시켰다. 김남길을 중심으로 극을 이끈 주인공 진선규, 김소진의 열연은 매회 감탄을 자아냈으며 이대연, 김원해, 김혜옥, 정순원, 공성하, 려운 등 모든 배우들이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한준우, 김중희, 나철, 고건한, 오승훈, 우정국 등 악마로 등장한 배우들의 막강한 존재감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더욱 강력하고 탄탄하게 만들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의미 있는 것은 ‘메시지’였다. 범죄는 멈추지 않고 진화한다. 경찰 등 많은 사람들이 범죄를 막기 위해 치열하게 부딪힌다. ‘최초’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걷기도 한다. 이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의 삶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의 치열한 삶을 조명하고 범죄 피해자와 유족의 마음을 어루만져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진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여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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