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이' 곽선영 인터뷰
"시즌2 원해, 악역 맡아도 재밌을 것 같다"
"이영애 차분하고 따뜻해"
"내게 1순위는 무조건 가족"
"시즌2 원해, 악역 맡아도 재밌을 것 같다"
"이영애 차분하고 따뜻해"
"내게 1순위는 무조건 가족"
"힘든 순간 없이 행복하고 즐겁게 촬영했어요. 체력적으로도 힘든 장면이 많기는 했지만, 행복하고 즐거우니 좋은 기억만 남은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작품은 배우로서 연기할 수 있는 게 많았어요. 극 안에서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많은 것들을 하고 싶었는데 '구경이' 나제희를 통해 해소가 됐습니다."
14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배우 곽선영이 JTBC '구경이'가 어떠한 의미로 남을 것 같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구경이'는 임도 수사도 렉 걸리면 못 참는 방구석 의심러 구경이(이영애 분)의 하드보일드 코믹 추적극. 극중 곽선영은 괴팍하고 의심 많은 구경이를 컨트롤하는 철두철미한 보험조사관 팀장 나제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구경이'는 지난 12일 12부작을 끝으로 종영했다. 이에 곽선영은 "마니아층이 많이 생겼다고 들었다. 배우들 모두 마지막 촬영 때 아쉬움을 표현했다. 더 하고 싶다고, 16부작이면 더 재밌게 할 수 있을 텐데 벌써 끝났다고 이야기했다. 시즌2 하면 너무 좋겠다고 말할 만큼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즌2 가능성에 대해서는 "배우들끼리는 시즌2에 대해 이야기 많이 했다. 가능성까지는 모르겠지만, 시즌2가 나오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모든 배우가 바라고 있다. 시즌2에서는 나제희가 무서운 악역을 맡아도 재밌을 것 같다"고 소망했다.
이영애와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묻자 곽선영은 "영광이었다"며 "어린 시절부터 TV와 극장에서 보던 선배님과 같이 눈을 맞추고 대사를 주고받는 자체가 감동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후배를 편하게 대해줘서 너무 감사했다. 우리 팀 호흡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이영애 선배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곽선영은 "이영애 선배님 하면 우아하고 차분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나. 실제로도 차분하고, 따뜻하고, 후배들을 진심으로 편하게 대해준다. 반전으로 구경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매력적인 배우라는 걸 몸소 실감했다"고 덧붙였다.'구경이'는 망가짐을 불사한 이영애의 파격 변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곽선영은 "처음에는 우리가 이영애 선배님을 많이 말렸다. 기분 좋은 말림이었다. 선배님 이미지를 생각해서 조금만 눌러 달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예상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내추럴한 망가짐을 직접 봐서 놀라웠다. 이영애 선배님이 제일 아쉬워한 것 같다. '더 잘할 수 있는데 왜 끊는 거야' 하시더라"며 웃었다.
'구경이' 마지막회에서는 화려한 모습의 이영애가 새로운 의뢰인으로 등장, '특별출연 이영애'라는 자막으로 마지막까지 유머를 잃지 않았다. 곽선영은 "다들 처음 이영애 선배님을 보는 것처럼 설레했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 팬미팅 하는 것처럼 사진도 찍었다"고 밝혔다.
"저희끼리는 조사 B팀은 '오합지졸'이라고 표현했어요. 각자 잘하는 분야가 있는 4명이 모였는데 뭔가가 부족하고 허술하니까요. 정말 사랑스러운 팀이었죠."
나제희는 구경이와 극 초반부터 돈독한 사이로 나오지만 두 인물의 서사가 명확하게는 드러나지 않았다. 이에 곽선영은 "대본에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작가님 두 분과 감독님에게 부탁해 서사를 미리 받아봤다. 인물의 명확한 역사와 사연들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을 거로 생각해 부탁드렸고, 생각보다 구체적으로 서사가 왔다"며 "나제희는 꼭 1등을 하고 싶은 욕심도 없고,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평탄하게 지내다 경찰이 됐다. 경찰이 된 이유도 경찰 출신인 아빠의 영향 때문인 수동적인 캐릭터였는데, 경찰 생활을 하며 구경이 선배를 만나게 되고 모든 명확한 그녀를 보며 동경하며 맹목적으로 따르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구경이'에서 혼자 평범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는 곽선영은 "처음에는 통통 튀는 캐릭터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튀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 대본에 충실하면 좋은 효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촬영을 거듭할수록 나제희가 펼쳐져 있는 포지션이 많다 보니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냐고 묻자 "내가 체력이 굉장히 좋다. 그동안 비축해놓은 체력을 썼다. 따로 운동하지도 못하는 상태였는데도 크게 힘들지 않았다. 오랜 시간 물 안에 갇혀있어서 조금 힘들었다. 그런데 다음날 몸살로 고생하진 않았다. 잘 먹는 것으로 버틴 것 같다"며 웃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어땠을까. 곽선영은 "다 잘하고 싶은데 놓치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대단한 것들이 아닌 청소나 음식 등 소소한 것들을 완벽하게 하고 싶어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허술하고 실수도 많이 하는 부분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점은 나는 나제희처럼 큰 꿈을 위해 친구들을 등지지는 않을 것 같다. 평화주의자라 평화롭게 살고 싶어 하고 야망이 크지도 않다. 평탄하길 바란다. 나는 겁쟁이"라고 덧붙였다.
곽선영은 올해 '슬기로운 의사생활'부터 '구경이'까지 연달아 큰 사랑을 받았다. 곽선영은 "'슬의생'은 익준(조정분 분)의 동생으로서 준완(정경호 분)의 여자친구로서 최선을 다하면 드라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고 참여했고, '구경이'는 자극적인 매력들을 가진 캐릭터 사이에서 현실적인 무게를 잡아주고자 최선을 다했는데 많이 좋아해 줘서 행복했다. 난 참 복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곽선영은 바쁜 스케쥴로 인해 '슬기로운 산촌생활'에 출연하지 못했다. 아쉬움은 없냐고 묻자 그는 "아쉽다. 마지막까지 스케쥴을 조율한 거로 알고 있다. 참여하고 싶었고, 드라마에서 못다 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었는데"라며 "다음에 좋은 만남의 기회가 있겠죠"라며 미소지었다.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냐고 묻자 곽선영은 "많이 알아보시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쉴 때는 거의 집에 있다. 길에서는 마스크 쓰고 모자 쓰고 다녀서 못 알아본다.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데 편하게 잘 다닌다. 작품을 통해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 같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곽선영은 2015년 비연예인과 결혼해 2016년 자녀를 출산했다. "나는 가족이 무조건 1순위"라는 곽선영. 그는 아이가 TV 속 엄마를 알아보냐고 묻자 "아이랑 TV를 같이 보지 않는다. 집에서는 아이와 같이 볼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본다. 엄마가 TV에 나오는 사람이라는 건 아는데 보여준 적은 없다"고 밝혔다.
무대연기를 시작으로 매체연기로 활동을 넓혀 최근에는 더 확고한 입지를 자리매김한 곽선영. 그러나 그는 "항상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가족들은 병이라고 하는데,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무대를 하면서 방송을 하고 싶다는 생각 못 했다. 방송은 특별한 사람이 하는 거라 생각했다. 무대에서 연기를 꾸준히 하다 보니 새로운 기회가 다가왔고, 여기서도 열심히 하다 보면 새로운 기회들이 다가올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으려면 단단해지고 그릇도 넓어져야 하잖아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게 답인 것 같아요."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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