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태양' 제작발표회
남궁민 "78kg까지 증량, 너무 힘들다"
박하선 "칼 단발에 짙은 화장, 새로운 모습 도전"
'검은태양' 김지은, 남궁민, 박하선/사진제공=MBC


드라마 시청률 부진을 겪고 있는 MBC가 창사 이래 최초 금토극을 신설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첫 주자는 제작비만 150억 원을 들인 대작 '검은 태양'. 믿고 보는 배우 남궁민이 이끄는 한국형 첩보 액션극 '검은 태양'이 MBC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오후 새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행사에는 배우 남궁민, 박하선, 김지은과 김성용 PD가 참석했다. '검은 태양'은 박석호 작가의 2018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작으로, 일년 전 실종됐던 국정원 최고의 현장 요원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배신자를 찾기 위해 조직으로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MBC와 웨이브가 150억 원을 투자해 제작한 작품으로, 총 12부작으로 구성됐다.
'검은 태양' 김성용 PD./사진제공=MBC

김성용 PD는 "대본을 받았을 때 남다른 스케일과 스펙타클한 전개가 놀랍기도 했지만,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라며 "막상 작업을 하다보니 부담감이 책임감으로 바뀌었다. 재밌게 봤던 대본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더 재미있게 다가갈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부담감이 많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김 PD는 "기존 국정원 소재 드라마들과의 차별점을 꼽자면 국정원이라는 조직을 좀 더 깊이 파고들어서 조명하는데 있지 않나 싶다"며 "지금까지 국정원에 직접 방문해서 촬영한 드라마나 영화는 없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국정원의 자문과 지원에 힘입어 국정원에서 촬영도 했다. 그래서 국정원 내의 관계나 갈등들이 현실적으로 그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캐스팅에 대해서는 "남궁민은 믿고 보는 배우다. 대본을 받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게 표현이 뛰어난, 대본 해석이 뛰어난 남궁민 선배가 떠올랐는데 한편으로는 대본 평가도 받고 싶었다. 이 대본에 응해준다면 그야말로 50%는 먹고 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어서 적극적으로 구애 했다"며 "같이 작업을 하다보니 왜 믿보배인지 알겠더라. 보는 눈도 뛰어난데 몰입감있게 볼 수 밖에 없는 힘이 있다"고 밝혔다. 김 PD는 "다양한 형태의 빌런이 나온다. 아무래도 특정 언어나 사투리, 조직같은 걸 표현할 때는 조심스러울 때가 많다. 시청자들께서 불편하거나 눈살을 찌푸리거나 할 요소가 있으면 안되니까 재편집을 하기도 하고 오디오 수정 작업을 거쳐 불편하지 않게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집단, 조직, 국가를 염두해 두고 쓴 건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검은 태양' 1, 2회는 19세 관람 등급으로 편성됐다. 이에 김 PD는 "12부작 내내 19금은 아니다. 회차마다 내용과 수위에 따라 조절이 될 가능성이 있다. 1, 2회는 사건의 특성상 액션을 많이 요하고, 과감하게 표현을 하다 보니 다소 수위가 높아졌다. 만족도를 높여드리기 위해 더 과감하고 사실감 있게 표현하다 보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검은 태양' 남궁민./사진제공=MBC

남궁민은 한순간에 아끼는 동료들을 잃고 기억이 사라진 채 배신자를 찾기 위해 일 년 만에 국정원에 돌아온 최정예 현장 요원 한지혁 역을 맡았다. 남궁민은 "그간 스타일리쉬하고 가볍고 매력적인 드라마가 추세였다. 나는 그런 드라마 형식에 피곤함을 느끼고 있었고, 다른 형식이 없나 헤매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검은 태양' 대본을 봤는데 너무 묵직하더라. 이 묵직함이 나를 끌여 들였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남궁민은 "나는 내용만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편이라 '검은 태양'이 신인 작가 작품인 줄 몰랐다. 뼈대가 살아있으면서 그 속에는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계속 나온다.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느낌을 받아서 재밌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검은 태양' 남궁민./사진제공=MBC

캐릭터를 위해 몸무게를 10kg 이상을 증량한 남궁민. 그는 "한지혁이라는 사람이 너무 멀끔해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 공격적이고 무서운 일을 하는 사람이라 벌크업을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작가님께 이야기했는데 작가님께서 너무 좋아해 줘서 1월 20일부터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궁민은 "20대 초반부터 꾸준히 웨이트는 하고 있었지만, 배역 때문에 굳이 몸을 키울 일은 없었다. 평소 70kg 정도 나갔기 때문에 72kg까지 찌워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전작 '낮과 밤' 찍을 당시 64kg 정도여서 증량을 하다 보니 78kg까지 됐다"며 "너무 힘들다. 많이 지쳐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촬영이 끝나길 바라고 있다. 끝나고 나면 운동 안 갈 거다. 밀가루와 맛있는 걸 먹을 거다. 직업적으로 운동을 하기 시작하니까 운동을 좋아하는 마음이 싹 사라졌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빴다는 남궁민은 "액션 팀들을 만나서 액션 연습을 하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총기에 대한 걸 배우고, 대본도 외워야 했다"며 "대본을 100 보고 싶어도 70 밖에 볼 시간이 없었다. 그게 아쉬울 정도로 외적인 작업들이 너무 힘들고 버거움으로 다가왔는데, 결과물을 보고 점점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냐고 묻자 남궁민은 "나보다는 캐릭터에 대한 수식어를 얻고 싶다"며 "한지혁은 1년 동안 기억을 상실하고 정서적으로 힘듦이 있어서 정신과 약도 한계치로 복용하고 있다. 나도 그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니 예민해지고 신경질적으로 되더라. 현장에서도 내가 화가 나 있으면 기분이 좋다. 연기가 잘 될 것 같아서. 예민 지혁. 신경질 지혁이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고 밝혔다.
'검은 태양' 박하선./사진제공=MBC

박하선은 국정원 범죄정보통합센터 4팀장 서수연으로 분해 한지혁과 팽팽한 대립 구도를 이룰 예정이다. 박하선은 "대본이 볼수록 새롭고, 기대됐다. 해보지 않은 캐릭터라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무엇보다 기승전 남궁민 씨가 계시니까"라고 두터운 믿음을 드러냈다.

이어 박하선은 "MAMA' 시상식에서 칼 단발에 짙은 화장을 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에도 이런 모습으로 드라마, 영화에 나와보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그 사진을 보고 캐스팅 제의를 해서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검은 태양' 김지은./사진제공=MBC

김지은은 다방면에서 특출한 재능을 가졌으나 평범하고 어리숙한 모습으로 자신을 포장한 국정원 현장 요원 유제이를 연기한다.김지은은 "5년 정도 계속해서 연기를 해왔던 배우"라고 소개하며 "'검은 태양'을 통해 인사드리게 됐다. 정말 감사하다. 이 드라마를 통해 계속 보고 싶은 매력을 가진 배우로 평가받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지은은 앞서 '닥터 프리즈너'에서 남궁민과 만나 바 있다. 김지은은 "'닥터 프리즈너'에서는 딱 한 장면에서 만났다. 두 번째 만남이 광고 촬영장이었는데 먼저 알아봐 주시고 인사를 건네줬다. 무뚝뚝한 줄 알았는데 따뜻하고 섬세해서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관전 포인트를 묻자 김 PD는 "인물들 간의 갈등에서 오는 심리 싸움이 재밌다"고 말했다. 남궁민은 "회가 거듭되면서 한지혁의 기억 조각들이 살아나기 시작한다. 시청자들도 같이 추리하면 재밌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있어 부끄럽지 않은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검은 태양'은 오는 17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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