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진 탈퇴 발표한 큐브 엔터테인먼트
누리꾼 "감쌀 땐 언제고" 비판 봇물
(여자)아이들 마저 놓치지 않으려면
누리꾼 "감쌀 땐 언제고" 비판 봇물
(여자)아이들 마저 놓치지 않으려면
그룹 (여자)아이들 수진(본명 서수진)이 학교폭력(학폭) 가해 의혹이 불거진지 반년 만에 팀에서 탈퇴했다.
그동안 그는 모든 의혹에 대해 부인했고,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폭로글을 작성한 누리꾼들을 고소하겠다며 강경대응했다. 그러다 돌연 소속사가 수진을 팀에서 내보내자 "감쌀 땐 언제고 이제와서 손절하냐"는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4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수진의 (여자)아이들 탈퇴를 공식 발표했다. 소속사는 "당사 소속 서수진에 관련된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금일부로 서수진의 팀 탈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이어 "향후 (여자)아이들은 5인 체제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며, 더욱 성숙한 음악과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변함없는 지원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수진과 큐브엔터테인먼트는 '학폭' 이슈에 대해 '전면 부인'과 '침묵' 두 가지 대응책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수진의 논란이 장기화되자 (여자)아이들 팀 전체로 피해가 옮겨가는 걸 지켜볼 수 없었던 소속사는 '탈퇴'라는 초강수를 뒀다.
(여자)아이들은 지난 2월 수진이 학폭 가해 의혹을 받은 뒤부터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했다. 수진은 학폭 의혹에 대해 "단 한 번도 그 친구에게 폭행을 가한 적이 없고, 오토바이를 탄 적도 없으며, 왕따를 주도하는 단체 문자를 보낸 적도 없다. 교복을 뺏은 적도 물건을 훔친 적도 없다"고 해명했지만 사그라들지 않는 비판 여론에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이에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여자)아이들을 5인 체제로 운영하면서도 "수진의 학폭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지난해 회사 매출에 상당한 공헌을 끼친 (여자)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이다.
하지만 수진의 피해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된 서신애가 직접 피해 사실을 밝히자 수진과 큐브엔터테인먼트는 굳게 입을 닫았다. 자신만만해하며 '수진 지키기'에 혈안이었던 소속사는 어떠한 변명도 하지 못한채 숨었다.
그러던 중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지난 5월 학교 폭력을 다룬 드라마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수진의 학폭 이슈와 드라마 제작은 별개라고 판단한 것일까. 큐브엔터테인먼트가 학폭에 연루돼 고뇌하는 남자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러브 앤 위시'를 드라마화하겠다는 발표는 충격적이었다.
앞선 큐브엔터테인먼트의 대응 방식을 보면 수진의 학폭,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지닌 피해자, 걱정하는 팬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문이다. 그저 눈앞의 이익을 위해 정확한 사실 확인도 없이 수진을 감싸고, 드라마를 선보이겠다는 욕심만 앞선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연예기획사는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지만 대중문화예술산업의 일원으로서 팬들의 정서에 공감해야 하는 의무도 지녔다. 수진의 팀 탈퇴 발표와 함께 그간 큐브엔터테인먼트가 보여준 실망스러운 대처에 대해서도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내비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이제라도 객관적 판단을 통해 잘못된 걸 바로잡지 않으면 사내 주력 아이돌 그룹 (여자)아이들의 팬들 마저 등을 돌리는 최악의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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