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기주가 영화 '미드나이트'의 청각장애인 역할을 준비하며 수어학원을 다녔다고 밝혔다.
'미드나이트'에 출연한 배우 진기주와 24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진기주는 연쇄살인마의 타깃이 된 청각장애인 경미 역을 맡았다.청각장애인 캐릭터를 맡은 것에 대해 진기주는 "출연 결심을 하고 다시 대본을 보자 내가 큰일을 쳤다고 실감했다. 평소의 나는 소리에 잘 반응하고 귀가 예민해서 주변의 작은 소리를 잘 듣는 편이다. 소머즈 같을 정도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잘 놀라기도 한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 첫 번째 과제는 다른 배우들의 음성적 감정 표현에 몸이 반응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각적 반응을 제외시킬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촬영 때는 의외로 단 한 번도 이 문제로 어려웠던 적이 없었다. 다른 배우가 큰 소리를 지르는 연기를 해도 저는 놀라거나 반응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며 "소리가 없는 세상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던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진기주는 수어학원을 다니며 청각장애인들의 표현법과 수어에 대해 배웠다. 그는 "청각장애인들의 커뮤니티센터나 농인특수전문학교 등을 찾아 청각장애인들의 표현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 싶기도 했지만, 혹여나 내가 불편함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고민이 깊어졌다. 다행히 수어학원을 다니는 것만으로도 청각장애인들의 표현 방법에 대해 충분히 익힐 수 있었다. 수어학원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고 전했다.
영화에는 경미가 연쇄살인마 도식에게 위협을 당하는 급박한 상황에 최후의 수단으로 힘들게 목소리를 끌어내서 애원하는 장면이 있다. 진기주는 "농인들은 자신이 소리를 내고 있다는 걸 어떻게 인지할지 고민해봤다. 우리가 소리를 낼 때는 목이 울리고 배에 힘이 들어간다. 배에서부터 공기는 성대를 통해 밖으로 나온다. 수어학원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니 몸에서 공기가 성대를 통해 나가는 느낌을 인식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경미가 급박한 상황에 처할수록 사용하는 공기의 양이 많아지고 호흡도 불규칙해진다. 그런 걸 생각하며 몸에 맞겼더니 잘 담긴 것 같다. 인위적으로 만들었던 장면은 하나도 없었다"고 전했다.
'미드나이트'는 한밤중 살인을 목격한 청각장애인이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의 새로운 타깃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오는 30일 티빙과 극장에서 동시에 공개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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