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승리호'서 장 선장役 김태리
"모두가 흔들려도 자리 지키는 인물"
"'승리호', 팀플이 매력적인 작품"
"작품에 계산적으로 접근하지 않아"
영화 '승리호'의 배우 김태리 / 사진제공=넷플릭스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보여주기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에요. 할리우드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맛을 내는 영화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우리 정서가 담겨있고 거기에 가족애, 더 나아가 인류애가 녹아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배우 김태리는 영화 '승리호'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선보인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태리는 "할머니께 보여드리고 싶은데 할머니네 TV가 스마트TV가 아니라서 스마트TV 연결기기를 하나 사서 보여드렸다"고 자랑했다.
영화 '승리호' 스틸 / 사진제공=영화사비단길, 넷플릭스


'승리호'는 지구가 황폐해져 우주 인공도시 UTS가 생긴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 선원들이 인간형 대량살상무기 로봇 도로시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한국영화 최초의 우주 SF 장르로, 클리셰가 애용되긴 했지만 팀원들 간의 끈끈한 유대와 정(情), 가족애 등의 한국적 정서는 관객들을 끌어당기는 요소기도 하다.

김태리가 연기한 장 선장은 승리호의 젊은 리더로,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인물. 몸집은 작지만 선원들이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하는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냉철함과 빠른 판단으로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한다."승리호가 권총이라면 장 선장은 방아쇠예요. 모두가 혼란스러워할 때 장 선장은 그 너머를 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크루들이 상황에 맞춰 달라지더라도 장 선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신념과 정의를 가지고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에요. 대의가 있기에 선장이 될 수 있었던 거예요. 이렇게 이 인물이 왜 선장일까에 대해 고민해봤어요."

영화 '승리호'의 배우 김태리 / 사진제공=넷플릭스


이번 영화에는 조종사 김태호 역의 송중기, 기관사 타이거 박 역의 진선규, 로봇 업동이 역의 유해진이 함께했다. 김태리는 "'승리호'는 팀플이라서 더 좋았다"며 환하게 웃었다."장 선장만의 고군분투로 사건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네 명, 꽃님이(아역배우 박예린 분)까지 다섯 명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이 재밌고 귀여워요. 그 부분에 특히 끌린 것 같아요. 선배님들과 함께해서 팀플 호흡이 더 살 수 있었고 케미도 만족하고 있어요."

김태리는 '승리호' 이후 촬영 현장이 더 편하게 느껴지게 됐다고 한다. 또한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을 돌보는 눈도 깊어졌다고 했다.

"전에는 좁은 시야로 앞만 봤었다면 '승리호'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도 볼 수 있는 눈이 트인 것 같아요. 함께하는 스태프들을 살펴보고 이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보게 됐어요. '승리호'가 대작이라서 그럴수도 있도 한국 최초 우주SF라서 그럴 수도 있어요. 스태프들도 다 처음 도전하는 거잖아요. 모두에게 도전인 이 작업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 안에서 많이 배웠어요."
영화 '승리호'의 배우 김태리 / 사진제공=넷플릭스


연극무대에서 연기 활동을 해오다 2016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로 데뷔한 후 김태리는 영화 '1987', '리틀 포레스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 짧은 시간 내에 단단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렸다. 때 묻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와 순수한 아름다움이 매력적인 김태리. 어떤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길을 닦아나가고 있을까.

"계산적으로 접근하진 않아요. 계산은 회사에서 열심히 해주니까요. 하하. 저는 마음이 가는 대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운이 좋은 덕분에 좋은 감독님, 선배님들 만나서 이렇게 좋은 작품에 참여하게 되는 것 같아요. 겸손하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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