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오달수 주연 '이웃사촌'
'미투 무혐의' 오달수의 복귀작
낮은 완성도·전형적 전개 '아쉬움'
'미투 무혐의' 오달수의 복귀작
낮은 완성도·전형적 전개 '아쉬움'
작품 자체만 놓고 보기 보다는 '미투' 무혐의를 받은 오달수의 복귀작이라는 데 더 관심이 쏠린다. 영화 '이웃사촌'의 이야기다. 하지만 작품만 놓고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7번방의 선물'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이 무색하게 개봉이 미뤄져 시간은 충분했는데도 완성도가 낮고 허술한 구석이 군데군데 보인다.
하극상으로 좌천될 위기의 도청팀장 유대권(정우 분)은 국가안보정책국 김실장(김희원 분)으로부터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제1 야당 총재 이의식(오달수 분)을 24시간 도청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유대권은 도청팀원들과 함께 이의식의 이웃집으로 위장 이사해 이의식과 그의 가족들 일거수일투족 감시한다. 이의식을 적대적으로 여겼던 유대권은 점차 그의 인간적 면모에 동화되면서 정들게 된다.
'이웃사촌'은 '7번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2018년 2월 촬영을 마쳤지만 오달수의 '미투' 의혹이 불거지면서 개봉이 연기됐다.
'이웃사촌'은 코믹하고 허술한 캐릭터들이 점차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애정을 쌓아나가다가 후반부 극적인 순간이 찾아왔을 때 서로를 위해 열렬히 희생하게 된다는 익숙한 휴먼 드라마의 흐름을 따라간다. 익숙함이 가진 긍정적 측면도 있다. 이웃사촌’이 소소하고 따뜻한 이야기인 것도 맞다. 하지만 영화는 지나친 전형성으로 지루함을 자아낸다. 1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도 집중력을 흐트러트린다. 경쾌하고 속도감 있게 전개됐다면 더 좋았을 법했다.
푸근하고 서민적이면서 진중한 정치인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꾀한 오달수의 도전은 신선하지만 기존 이미지와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미투' 의혹에 휩싸였던 오달수의 출연이 어딘가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때문에 극 중 존경 받는 정치인으로 묘사되는 캐릭터에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우는 맛깔스러운 사투리로 정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도청팀원으로 등장하는 김병철과 조현철의 코믹스러운 감초 연기가 영화의 소소한 재미를 살린다.
12세 관람가. 25일 개봉.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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