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댄스음악의 계보도를 완성하겠다는 프로그램이 나타났다. Mnet , 등을 연출한 박준수 PD가 새로 기획한 은 이태원에 자리 잡았던 한 나이트클럽을 통해, 90년대를 평정했던 댄스가수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8부작으로 예정되어 있는 이 프로그램은 물론 드라마타이즈와 다큐멘터리적 요소들이 적절히 조합된 ‘픽션’이다. 이 시도를 통해 제작진이 궁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면 더욱 재미있을지를 12일 제작발표회에서 UV와 박준수 PD가 들려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정리해보았다.

‘MOON night’: 90년대 댄스음악의 발원지
현재 K-POP 붐을 이끌고 있는 3대 기획사 SM과 YG, JYP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90년대 댄스음악의 메카였던 이태원 ‘MOON night’ 클럽 출신들이 있었다는 점. 현진영은 이 클럽에서 SM의 이수만 대표에게 발탁돼 데뷔를 했으며, 양현석과 박진영 또한 이곳에서 춤을 췄다. 현재 K-POP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90년대 댄스음악은 대부분 ‘MOON night’ 클럽에서 탄생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12일 제작발표회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현장에서는 형형색색의 조명과 반짝이는 미러볼, ‘MOON night’라 쓰인 네온사인 등 90년대의 무드를 충실하게 재현하기 위한 노력이 묻어났다. 특히 클럽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던 듀스의 ‘여름안에서’와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 박진영의 ‘날 떠나지마’ 등의 90년대 댄스음악들은 이 지향하는 바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UV와 이현도의 콜라보레이션
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UV와 이현도가 함께 만들고 부른 타이틀곡 ‘문나이트’다. 박준수 PD는 타이틀곡에 대해 “UV는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면서도 90년대 감성을 전달하는 유일한 그룹이기 때문에, 이현도와 UV가 각각 90년대와 2000년대를 대표하는 최적의 조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80~90년대 유행하던 힙합 사운드를 기반으로 만든 이 곡은 UV가 “외국곡 샘플링이 들어가는 부분도 입으로 직접 구현”(유세윤)한 만큼, 그 시대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UV만의 느낌 또한 놓치지 않았다. 그 중 재미있는 것은 가사다. 문나이트 클럽을 거쳐 간 이들을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에 빗대어 ‘아름다운 이태원 금수강산에 / 현진영고 진영고 터잡으시고 / 양군아저씨와 주노 사라지더니 / 서태지와 아이들로 돌아오셨네’ 등의 재치 있는 가사로 소개한다.

박준수 PD “앞으로 90년대 문화는 ‘문나이트’라 일컬어졌으면 좋겠다”
“90년대 이 클럽에서 춤을 췄던 사람들이 가요계를 주름잡았고, 당시 그들 사이에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어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박준수 PD는 의 기획의도를 이렇게 밝혔다. 그래서 “90년대 댄스음악을 일본인들과 비슷할 정도로 잘 모르는”(박준수 PD) 10대 시청자들을 위해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각각 90년대 가수들의 이야기를 재연하게 된다. 실제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신동은 현진영이 이수만에게 캐스팅되는 상황을, 엠블랙은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 뮤직비디오를, 샤이니는 듀스의 오디오 CF를 직접 재연하는 장면들이 공개됐다. 여기에 실제 주인공들이 들려주는 당시의 추억들도 곁들여진다. “70~80년대 포크음악이 ‘세시봉’으로 통칭되듯, 앞으로 90년대 음악은 ‘문나이트’라 일컬어졌으면 좋겠다”는 박준수 PD의 바람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사진제공. CJ E&M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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