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지겹다고 해도, 여전히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구미에 어긋나지 않는 아이템이다. 더 빨리, 더 많은 스타를 소비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즐거움, 그리고 선곡에 대한 기대감은 지금도 많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오디션을 관람하고 나아가 투표에 참여하게 만든다. 그러나 시청자들보다 더 건재한 것은 직접 오디션에 출연하고자 하는 참가자들의 규모다. 아직도 세상에는 음악을 사랑하고 노래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나 많으며, 이들에게 오디션 프로그램은 너무나 중요한 기회이다. 그리고 지켜보는 사람들과 달리, 참가자들에게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즌이 지나면 잊혀지는 이벤트가 아니라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게 되는 커다란 관문이다. 방송사별로 대표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이 배출한 연예인들의 성과를 중간 결산 해 보았다. 각자의 노력과 운의 영향력도 간과할 수 없겠지만, 프로그램마다 출연자들에게 얼마만큼 단단한 구름대가 되어 주었는가에 대한 짐작은 가능하다. 상금과 자동차가 최종 목표가 아닌 참가자라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KBS
무명이었던 톡식이 데뷔를 하고,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섭외되고, 광고까지 찍을 수 있었던 것은 분명 가 일궈낸 기적이었다. 그러나 뛰어난 편곡과 연주 실력이 히트송을 만들어 내는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방송은 간과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게이트 플라워즈가 꾸준히 공연을 통해 밴드의 입지를 다지고, 출전 밴드를 떠난 손승연이 Mnet 를 통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동안 초회 우승자인 톡식이 음악적으로 인상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 못한 것은 프로그램으로서는 뼈아픈 결과다. 심지어 두 번째 시즌은 문을 넓히는 대신, 문턱의 의미를 지워버렸고 결국 우승자인 피아는 언더그라운드의 스타에서 관심 받지 못한 오디션의 우승자로 오히려 하향 조정되고야 말았다. 기준도 없고, 드라마도 없고, 장래 보장도 불투명한데다가 현재적인 밴드 신의 트렌드를 반영하지도 못한다. 좋은 의도는 여전하다. 하지만 성과 없는 의도가 다음 기회를 얻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MBC
오디션의 소명은 작은 불씨를 발굴해 그것을 활활 타오르게 만드는 것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은 최소한의 임무마저 수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예선에서 빛나던 참가자들은 오히려 방송이 진행될수록 개성을 잃거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고 있으며, 첫 시즌의 우승자인 백청강을 비롯해. 데뷔 1주년을 맞은 셰인이나 싱글 앨범을 발표한 이태권은 여전히 대표곡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경연 순위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기획사에 영입된 노지훈이 가장 화려하게 데뷔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런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시즌 전체를 통틀어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손진영이 음악 활동이 전무한 상황에서 MBC 공채 연예인처럼 드라마와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리포터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점 역시 아이러니한 지점이다. 세 번째 시즌에서 또다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출연자들이 등장하고 있음에도 마냥 반가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번째 시즌의 그 많은 원석들은 다 어디로 갔나.
SBS ‘K팝 스타’
다른 오디션들이 참가자의 현재를 예리하게 관찰한다면, ‘K팝 스타’의 심사위원들은 이들의 과거와 미래까지도 점수에 포함시킨다. 제작자이자 트레이너의 눈으로 출연자들이 가진 습관과 취향을 파악하고 이것을 토대로 이들이 프로무대에 등장했을 때의 모습까지도 예측하는 것이다. 그런 덕분에 ‘K팝 스타’는 가장 신속하고 성실하게 수상자들을 데뷔시킨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심사 과정은 곧 기획의 일환이었으며 방송은 훈련으로 적절히 기능했다. 그 결과 백아연과 박지민은 생방송 경연 당시의 이미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다듬었으며, 이하이는 자신의 개성과 특기를 극대화 하는 데뷔곡을 선택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이 오직 음악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대중에게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K팝 스타’가 보여준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첫 시즌처럼 특정 심사위원이 출연자 최종 캐스팅을 포기하는 경우가 다시 발생한다면 프로그램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겠다. 결국 멋진 데뷔보다 큰 부상은 없으니 말이다.
Mnet
단지 시청률이나 투표 참여율이 높기 때문만은 아니다. 가 여러 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건재한 비결은 ‘캐릭터라이징’이라는 발군의 능력 덕분이다. 허각과 존 박은 경쟁구도를 통해 시너지의 효과를 얻었고, 장재인, 김그림, 김보경, 강승윤, 김지수 등 수많은 참가자들이 를 통해 자신만의 성격을 부여받았다. 해당 프로그램 출신들이 그룹의 멤버로 다수 스카우트된 것 역시 실력에 추가된 이들의 캐릭터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해 광고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입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채널에서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이 방송의 특장점이다. 결국 매 시즌마다 단순한 데뷔를 넘어 안정적으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스타를 배출해 냄으로서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심지어 첫 시즌 우승자인 서인국은 tvN 을 통해 배우로 재능을 발굴하고, 삽입곡에 참여함으로써 다시 가수로서의 능력을 발휘하는 애프터서비스를 받기도 했다. 아직은, 불패의 기록이라 할 만하다.
글. 윤희성 nine@
편집, 디자인. 장경진 three@
KBS
무명이었던 톡식이 데뷔를 하고,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섭외되고, 광고까지 찍을 수 있었던 것은 분명 가 일궈낸 기적이었다. 그러나 뛰어난 편곡과 연주 실력이 히트송을 만들어 내는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방송은 간과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게이트 플라워즈가 꾸준히 공연을 통해 밴드의 입지를 다지고, 출전 밴드를 떠난 손승연이 Mnet 를 통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동안 초회 우승자인 톡식이 음악적으로 인상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 못한 것은 프로그램으로서는 뼈아픈 결과다. 심지어 두 번째 시즌은 문을 넓히는 대신, 문턱의 의미를 지워버렸고 결국 우승자인 피아는 언더그라운드의 스타에서 관심 받지 못한 오디션의 우승자로 오히려 하향 조정되고야 말았다. 기준도 없고, 드라마도 없고, 장래 보장도 불투명한데다가 현재적인 밴드 신의 트렌드를 반영하지도 못한다. 좋은 의도는 여전하다. 하지만 성과 없는 의도가 다음 기회를 얻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MBC
오디션의 소명은 작은 불씨를 발굴해 그것을 활활 타오르게 만드는 것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은 최소한의 임무마저 수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예선에서 빛나던 참가자들은 오히려 방송이 진행될수록 개성을 잃거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고 있으며, 첫 시즌의 우승자인 백청강을 비롯해. 데뷔 1주년을 맞은 셰인이나 싱글 앨범을 발표한 이태권은 여전히 대표곡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경연 순위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기획사에 영입된 노지훈이 가장 화려하게 데뷔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런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시즌 전체를 통틀어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손진영이 음악 활동이 전무한 상황에서 MBC 공채 연예인처럼 드라마와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리포터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점 역시 아이러니한 지점이다. 세 번째 시즌에서 또다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출연자들이 등장하고 있음에도 마냥 반가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번째 시즌의 그 많은 원석들은 다 어디로 갔나.
SBS ‘K팝 스타’
다른 오디션들이 참가자의 현재를 예리하게 관찰한다면, ‘K팝 스타’의 심사위원들은 이들의 과거와 미래까지도 점수에 포함시킨다. 제작자이자 트레이너의 눈으로 출연자들이 가진 습관과 취향을 파악하고 이것을 토대로 이들이 프로무대에 등장했을 때의 모습까지도 예측하는 것이다. 그런 덕분에 ‘K팝 스타’는 가장 신속하고 성실하게 수상자들을 데뷔시킨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심사 과정은 곧 기획의 일환이었으며 방송은 훈련으로 적절히 기능했다. 그 결과 백아연과 박지민은 생방송 경연 당시의 이미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다듬었으며, 이하이는 자신의 개성과 특기를 극대화 하는 데뷔곡을 선택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이 오직 음악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대중에게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K팝 스타’가 보여준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첫 시즌처럼 특정 심사위원이 출연자 최종 캐스팅을 포기하는 경우가 다시 발생한다면 프로그램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겠다. 결국 멋진 데뷔보다 큰 부상은 없으니 말이다.
Mnet
단지 시청률이나 투표 참여율이 높기 때문만은 아니다. 가 여러 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건재한 비결은 ‘캐릭터라이징’이라는 발군의 능력 덕분이다. 허각과 존 박은 경쟁구도를 통해 시너지의 효과를 얻었고, 장재인, 김그림, 김보경, 강승윤, 김지수 등 수많은 참가자들이 를 통해 자신만의 성격을 부여받았다. 해당 프로그램 출신들이 그룹의 멤버로 다수 스카우트된 것 역시 실력에 추가된 이들의 캐릭터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해 광고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입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채널에서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이 방송의 특장점이다. 결국 매 시즌마다 단순한 데뷔를 넘어 안정적으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스타를 배출해 냄으로서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심지어 첫 시즌 우승자인 서인국은 tvN 을 통해 배우로 재능을 발굴하고, 삽입곡에 참여함으로써 다시 가수로서의 능력을 발휘하는 애프터서비스를 받기도 했다. 아직은, 불패의 기록이라 할 만하다.
글. 윤희성 nine@
편집, 디자인.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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