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본격적으로 ‘거친 인생’ 이야기를 시작하자 ‘라디오 스타’(이하 ‘라스’)는 에피소드로 홍수가 났다. 데프콘은 산에서 뱀을 잡아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구입해 재미 좀 봤던 어린 시절, 첫 데모 테이프를 만들던 반지하방에 물이 새 둥둥 떠 있었던 이야기 등 ‘조금 많이’ 거칠었던 지난날을 속사포로 뱉어냈는가 하면 상추는 가슴 아팠던 사랑이야기, 솔비는 힘들었던 루머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이들의 적극적인 이야기 공세에 배꼽을 잡은 쪽은 외려 네 MC들이었다.

Best or Worst
Best: “다시는 예능을 잘 못할 것 같아서” 묵혀둔 에피소드를 대방출한 데프콘을 필두로 게스트들은 지난 주 보다 더 열심히 토크를 펼쳤다. 그리고 봇물 터진 에피소드 이상으로 이들의 토크를 살려준 것은 스스로 뽑아낸 ‘워딩’이었다. 데프콘의 “꼼짝 마, 도나스”를 비롯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표현으로 각자 토크를 이어가면서, MC들의 폭발적인 리액션을 끌어내 재미가 증폭된 것이다.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솔비와 틈만 나면 습관적으로 다른 사람의 토크에 숟가락을 얹던 데프콘 등 겹치지 않는 캐릭터의 네 사람이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는 듯이 이야기를 쏟아내자 MC 규현은 웃다가 거의 울 지경이 되고, 김국진은 소리 없이 웃느라 바쁘고, 윤종신은 데프콘의 ‘깻잎 드립’에도 “요즘 깻잎을 잘 안 준다”며 뜬금없는 리액션을 함께 날리는 등 진심어린 호응으로 그 묘한 맥락을 이어갔다. 신선한 에피소드와 살아있는 리액션의 향연이었던 어제 방송은 ‘쉬고 있던’ 네 명의 예능 고수들을 재확인하고 이상한 토크 레퍼토리도 ‘라스’만의 패턴으로 폭발시키는, ‘라스’다운 ‘라스’의 모습을 되찾은 듯했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빨라도 너무 빠른 솔비의 3대 수긍 어록: “아, 그렇네?”, “아, 우리도 그렇구나.”, “저는 모르죠.”
– 네… 데프콘의 눈망울은 사슴…눈…망울… 당신의 모든 자신감과 자아를 존중합니다! 무조건 리스펙트!
– 저희 동네에서도 데프콘 형 닮은 형 봤어요. “데프콘 촬영 왔나봐” 라고 외쳤던 기억이… 저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표정이 왜 그런 거죠? 동네에 데프콘 형 하나 없는 것처럼?

글. 이경진 기자 twen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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