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회 tvN 밤 11시
시간의 틈에서 우연히 시작된 붕도(지현우)와 희진(유인나)의 만남은 운명적인 사랑으로 끝났다. 둘을 재회하게 만든 건 희진의 간절한 마음이었다. 붕도를 완전히 잊고 살던 희진은 다큐멘터리 ‘인현왕후의 남자’의 내레이션을 맡으며 기억을 되찾았고, 부적을 불태웠음에도 온전히 기억을 간직하고 있던 붕도는 덕분에 현대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가 마지막 회에서 두 사람의 만남을 위해 다소 작위적인 설정들을 끌어들인 부분은 아쉽지만, 지금까지 이들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비교적 탄탄하게 구축해왔기에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결국 이 드라마는 사랑의 결실이라는 해피엔딩만을 바라보고 가열차게 달려온 셈이다.

그것은 가 사랑의 힘을 맹목적으로 믿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붕도가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할 때마다 타임슬립을 가능하게 만든 건 기생 윤월(진예솔)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깃든 부적이었다. 부적을 태워버린 붕도가 현대로 다시금 타임슬립을 하게 만든 것 역시 희진의 애달픈 사랑이 전해진 휴대폰이었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은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자 끝맺음이다. 다른 한편으로 드라마는 조선시대에서 자신의 사람들과 명예, 존재 자체를 송두리째 잃어버린 붕도에게 살아야 할 이유라곤 희진과의 기억 밖에 남겨놓지 않음으로써 사랑의 신화를 완성시켰다. 사랑이 곧 삶의 전부라는, 이제는 구식처럼 여겨지는 문장은 이렇게 구체화되었다. ‘밀당’이나 강력한 라이벌의 등장으로 인한 위기 없이도 붕도와 희진의 로맨스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들었다놨다할 수 있었던 건 그 때문이다. 클리셰를 동원하지 않고도 마지막까지 꽤 괜찮은 순정만화로 마무리 지었다는 것, 이 사실이야말로 의 성취다.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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