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의 센세이션 헤어
눈을 의심했다. 컴백을 앞두고 공개된 지드래곤의 헤어스타일은 그 자체로 센세이션이었다. 한쪽을 바짝 깎아 올린 대신 다른 한쪽을 치렁치렁하게 드리운 그의 머리 모양은 웹툰 에 등장하는 강아지 센세이션의 앞머리를 연상케 했으며, 쑥대머리, 혹은 싱싱한 기장 미역이라는 오해를 면키 어려웠다. 연예계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부터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 난 다르게’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실험해 온 그였지만, 80년대 글램 록 스타일을 모던하게 풀어낸 듯 한 이번 머리모양만큼은 팬들에게 환호보다는 충격을 안겨주는 선택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SBS 에 출연 당시, 지드래곤은 얼굴 곡선을 따라 차분하게 떨어지는 반쪽 단발머리에 두꺼운 뿔테 안경을 매치해 파격과 단정함을 한 얼굴에 담아내려는 시도를 보여줌으로써 이것 또한 야누스적인 면모를 연출하려는 그의 평소 스타일 철학이 반영된 것임을 설명했다. 여성용 옷을 입거나, 명품을 장난스럽게 소화하거나, 심지어 까치를 헤어스타일에 반영하는 등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자유롭게 스타일을 즐기는 지드래곤이기에 가능한 실험인 것이다. 다만, 개학을 앞둔 청소년들은 섣불리 이 헤어스타일을 따라 하지 않기를 바란다. 누누이 얘기하지만, 손님, 이건 지드래곤이예요.
이홍기의 크루아상 헤어
누구인지 의심할 필요 없다. ‘지독하게’의 뮤직비디오에서 시간을 돌려 연인의 목숨을 구하는 이홍기는 무대가 아닌 곳에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확고하게 어필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 이제는 트레이드마크가 된 네일아트는 더 이상 어색하지 않고, 단발 웨이브를 탈피한 헤어스타일은 충분히 남성적이면서도 섬세한 연출을 보여준다. 특히 트렌드를 반영한 투블럭컷을 기본으로 부드러운 코퍼 브라운 컬러로 염색한 후, 앞머리를 크루아상처럼 굵직하게 말아 올린 이홍기의 헤어스타일은 구준표, 따오밍쓰, 황보명, 츠카사 등 단정함과 장난스러움이 공존하는 순정만화 속 남자 주인공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아역 출신으로 SBS 의 제르미를 연기하기까지 어리고 귀여운 모습으로 인식되던 이홍기가 이제는 어엿한 남자로서의 매력을 찾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생방송 순위방송에서 1위를 착각한 후배가수를 먼저 배려할 줄 아는 깊은 속내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마음도, 목소리도 꾸준히 자란다. 문제인 난청만 해결한다면, 남자 이홍기의 무르익는 이십대를 기대해 봄 직하다.
글. 윤희성 nin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