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월-화 tvN 밤 11시
“이거 시청률 좀 나오는 스토리인데?” 명문 학교에서 문제아 취급을 받는 자신들이 학교를 대표하는 밴드 스트로베리 필즈를 대회에서 이기는 시나리오에 대해 안구정화의 현수(엘)는 이렇게 말했다. 정말 이 스토리가 드라마의 시청률을 책임져줄 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하 )가 무엇으로 승부하려는 지는 뚜렷이 드러난다.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재능 있는 반항아들이 음악을 매개로 최고의 자리를 향해 도전하는 록밴드 버전 , 그것이 의 지향점이다. 왜 최고여야 하고 왜 록이어야 하느냐는 사실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안구정화 멤버들이 추구하는 것은 거창한 의미가 아닌 죽은 친구의 마지막 바람을 실현시켜주자는, 그래서 적어도 쪽팔리지는 말자는 십대 남자애들의 자존심, 딱 그만큼이다.

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승훈(정의철)에게 무릎을 꿇은 지혁(성준)에 대해 “남자가 무릎 꿇었다는 건 목숨 내놨다는 거”라고 말하는 이 세계에서 합주실을 건 연주 배틀은 목숨을 건 진검 승부나 다름없다. 물론 음악은 누가 더 잘하고 못하고를 따질 영역이 아니다. 하여 이 음악과 록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해 은, 저항이니 뮤즈니 하는 로커의 케케묵은 담론을 어설프게 흉내 내서라도 덜 시시하게 더 폼 나게 살고 싶은 무정형의 십대에 대한 드라마다. 요컨대, 드라마가 아니라 안구정화 스스로 록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삼는 것이고, 은 음악에 대한 철학도 뭣도 부재하지만 ‘닥치고’ 달려들고 보는 이 망나니들의 정서 자체에 주목한다. 그것은 공허하지만 그래서 역설적으로 록과 청춘에 부여된 의미로부터 자유롭다. 여전히 이것이 시청률이 나올 미덕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덜 자란 수컷들에 대한 보고서로서는 충분히 흥미롭다.

글. 위근우 기자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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