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에 가면 길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친구들이랑 그 옆에 가서 모르는 사람인데도 (쉐이커 흔드는 시늉을 하며) 치치~ 치치~ 이러면서 놀기도 해요. 그리고 최근까지 저희도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기타도 젬베도 없이 그냥 노래를 막 부르는 건데, 1절도 다 못 부르거든요. (웃음) 그래도 사람들은 돈을 던져주고, 어떤 아저씨는 떡볶이를 사다 주시기도 해요. 그렇게 사람들이랑 어울려 노는 걸 되게 좋아해요. 얼마 전에는 홍대 놀이터에 갔더니 사운드박스라는 팀이 문자토크쇼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신인배우입니다. 내일 촬영이 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집에 못 가고 있어요. 큰일 났네요’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나와보라고 해서 제 홍보도 했어요.”
“만화라면 일본 만화든 뭐든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편인데, 특히 그래픽 노블을 모아요. 도 있고 이랑 도 갖고 있어요. 그게 ‘올 컬러’라서 값이 아무리 싸도 한 권에 1만 5천 원 정돈데, 제가 모은 건 30만 원 치정도예요. 친구들이 사주기도 하고, 제가 사기도 했죠. 아, 팀 버튼 감독이 그린 일러스트도 좋아해요. 이라는 책이 있는데, 내용이 너무 슬픈 것 같아요. 하… 아빠가 자식인 굴소년을 정력제로 먹는다니…… (웃음) 팀 버튼의 머릿속에 한번 들어가 보고 싶어요. 이나 같은 작품을 봐도 그 사람만의 오컬트적인 요소가 있고 특유의 유머가 있잖아요. 그런 게 정말 좋아요.”
“그림을 배워본 적은 없는데, 미술전을 보러 가거나 직접 그리는 걸 좋아해요. 전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그냥 유명한 화가들이 그린 그림을 보고 받은 느낌을 전달하는 거예요. 그런데 제 그림들을 보고 되게 우울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음… 맞아요. 이상하게도 밝은 그림은 그리고 싶지도 않고 완성도 못 해요. 힘들 때마다 한 개씩 그리는 거거든요. 그럴 때는 눈을 감으면 그런 그림밖에 떠오르지 않아요. 그걸 완성해야 우울함이 다 빠져나가고, 눈을 감아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게 되는 거죠. 이렇게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견디지 못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최근 한 달 정도는 그림을 못 그렸어요. 요즘엔 정신적으로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거든요.”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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