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가장 큰 매력은 형제가 정반대의 성격을 지녔지만, 그들 각자가 가진 이중성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에 있다. 그리고 그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을 때의 감동과 슬픔이 중요하다.” 배우 오만석은 연출가 못지않은 작품의 해석을 내놓고, 연출가 유연수는 “배우들이 선보이는 연기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는 말로 연극 (true west)를 설명한다. 를 시작으로 , 를 거쳐 네 번째 ‘무대가 좋다’ 프로젝트로 선정된 는 극작가 샘 셰퍼드의 가정비극 3부작으로, 해체된 가족 속에 고립된 형제의 외로움을 그리는 작품이다.
형제 대부분이 그러하듯 형 ‘리’(오만석, 배성우, 김태향)와 동생 ‘오스틴’(조정석, 홍경인, 이율, 김동호)은 N극과 S극처럼 쉽게 다가가지 못한 채 서로를 경계한다. 리가 절도와 무단침입을 즐기며 사막의 방랑자로 살아간다면, 잘나가는 시나리오 작가 오스틴은 반듯하고 이성적이다. 한없이 거칠어 보이는 형과 유약해 보이기만 한 동생. “자신이 가진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리가 강인한 모습을 보인다면, 오스틴은 무엇인가를 이루면서 이성적으로 극복해가는 인물”(오만석)인 셈이다. 그리고 팽팽하게 진행되던 정반대의 성격은 결국 새로운 영화제작의 기회를 두고 충돌한다. 하지만 N극과 S극이 결국 한 자석에 있듯 리와 오스틴이 결국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 극은 클라이막스에 이르고, 서로를 향해 품은 동경을 표현하지 못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안쓰럽기만 하다.
남자배우가 탐내는 작품
앞서 연출가 유연수가 언급한 바와 같이 는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무대를 채운다. 등장인물은 단 세 명. 특히 작품을 이끌어가는 형제는 “남자배우들이라면 모두 탐낼만한” 인물이지만, 극의 초반과 후반 극과 극의 감정을 그려내야 한다. 강인했던 리는 숨겨져 있던 아이의 본성을, 오스틴은 그동안 이성으로 꾹꾹 눌러 담은 파괴적 본능을 끄집어내며 인간의 이중성을 비튼다. 3개월가량의 공연 기간 동안 총 네 형제의 모습을 만날 수 있고, 매일 형과 동생의 배역이 뒤바뀌었던 브로드웨이 공연과 마찬가지로 중간 중간 서로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모습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뮤지컬 과 의 연출을 담당하기도 했던 오만석은 의 각색 작업에도 참여해 그 누구보다 작품 전체를 짊어지고 있다. 극단적 삶을 살아온 두 형제의 모습에서 현대인의 이중성을 다룬 블랙코미디 는 11월 26일부터 2011년 2월 27일까지 컬쳐스페이스 nu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 악어컴퍼니
글.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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