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 글씨
1회 MBC 아침 7시 50분
한경서(이승연)는 사랑했던 대학 선배 장재용(김영호)을 후배 차혜란(김연주)에게 양보하지만, 몇 년 뒤 장재용의 아이를 가진 차혜란은 “누구의 아내가 아닌 유명한 스타가 되고 싶다”며 결별을 선언한다. 드라마 대본이 안 써진다는 이유로 여행을 떠난 한경서는 그 곳에서 장재용과 우연히 재회하고, 파경에 괴로워하는 그를 위로해주면서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런데 ‘후배의 남자를 빼앗았다’는 상황이 추후 그녀를 비극으로 몰아넣는다는 게 의 기본 설정이다. 아침드라마의 단골 소재로 등장해 이미 시청자들에게 내성화된 불륜이 끔찍한 죄가 된다는 설정은 독특하지만, 아쉽게도 첫 회는 어떠한 강렬한 인상도 남기지 못했다.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나 뚜렷한 캐릭터 설정 등 다음 회를 궁금하게 만드는 요소 하나 없이 는 무능력한 드라마 작가 한경서, 비현실적인 순정파 장재용, 그리고 출세에 눈이 먼 배우 차혜란의 현재를 미적지근하게 보여줄 뿐이었다. 남을 무시하는 직설적인 대사를 마구 쏟아 내거나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낙태를 결심하는 차혜란의 단선적 캐릭터 외에 다른 인물들의 배경이나 성격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고 다음 회를 기대하게 만들 만한 단서 역시 부족했다. 그런 점에서 한경서와 장재용이 재회하는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면 첫 회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부분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이민수 감독의 바람대로 가 “사건 중심이 아닌 감정 중심의 드라마”가 되기 위해서는 인물들 사이의 감정 선부터 탄력 받는 게 급선무로 보인다.

글. 이가온 thirte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