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팍 도사’ MBC 밤 11시 5분
그는 유쾌했다. 강호동은 그에게 ‘무릎 팍 도사’에서 만나본 가장 유쾌한 게스트였다는 인사를 남겼다. 유쾌한 사람이야 많겠지만 그가 김갑수라는 사실이 놀랍다. 게다가 예능 첫 출연이라고 한다. 김갑수는 연기 본좌 소리를 듣는, 비중에 상관없이 뿜어내는 존재감이 대단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자가 아니었던가. 허나 인간 김갑수는 소탈하고 솔직했으며, 권위적인 모습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취미는 무려 셀카 찍기와 미니홈피 관리이고, 50cent를 좋아하다 최근 깊이가 더 느껴지는 에미넴을 즐겨 듣는다고 했다. (물론 미니홈피 배경음악은 에미넴의 곡이다) 약정 때문에 얼마 전 스마트폰으로 갈아타고 트위터를 시작했다는 대목에서는 살짝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 극단 생활, 외모 등에서 풍기는 연상과는 달리 소주보다 와인을 선호하고 외국에 나가도 빵과 커피가 있으니 밥 생각이 전혀 없다는 남자.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샌드위치라는 김갑수는 촬영 직전 샌드위치 먹고 대기 중이라는 귀여운 트윗을 올려 인증을 마쳤다. 이 다른 토크쇼와 차별화되는 것은 ‘무릎 팍 도사’, ‘라디오 스타’ 두 꼭지 모두 이처럼 게스트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토크쇼이기 때문이다. 방송이 끝나자 평소 9명 가량 드나들고, 댓글도 11개 정도 달리던 김갑수의 미니홈피 방문자수와 트위터 팔로우 수가 몇 만, 몇 천 단위로 폭발했다. 미니홈피 관리를 위해 백팩에 노트북을 넣고 트랙탑에 청바지를 입고 바이크를 모는 김갑수에게 너무나 큰 정산거리가 남은 것이다. 절대 같은 역을 맡지 않는다는 그의 신념이 만들어나갈 앞으로의 모습도 기대되지만 절대 똑같은 댓글을 달지 않는다니, 한때는 연기보다 더 열심히 한 미니홈피 관리를 그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 더 기대된다.

글. 김교석(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