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화 밤 11시 15분
의 ‘검사와 스폰서’ 1탄은 스폰서와 관련해 실명이 공개된 검사들의 이름만 검색어 1위로 올려놓은 것이 아니었다. ‘검사와 스폰서’ 1탄 방송 이후 쏟아진 제보는 그 후속편인 2탄을 만드는 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후속 보도가 나올 수 있었던 더 큰 동력은 검찰의 후속 조치에 있다. ‘검사와 스폰서’ 2탄은 제보를 통해 1탄의 충격에 버금가는 다양한 스폰서의 접대, 비리들을 고발하는 한편, 검사의 스폰서 비리와 관련한 대검찰청의 감찰 보고서를 입수하여 부실 감찰 의혹에 대해서도 파헤쳤다. 1탄에서의 무례한 언동을 의식한 듯, PD와 통화하거나 마주친 검사나 검찰청 관계자들은 무어라 대꾸하는 대신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했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모르겠습니다”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로 진실은 가려지지 않는다. 전 검찰 수사관이 직접 스폰서의 존재와 성 상납에 관련해 증언했고, 룸살롱 종업원은 검찰 로고와 검사라는 직함이 선명한 명함을 내놓았다. 그런데도 검찰의 감찰 내용에 향응에 대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직무 관련성은 인정하지 않았고, 성 상납 부분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한 사회에서 가장 공정하고 상식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기관에서 향응하고 접대를 받았음에도 “대가성은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결론을 내리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해 준 것만으로도 은 그 몫을 충분히 해냈다. 공은 이제 다시 검찰에게로 넘어갔다. 제작진은 클로징 멘트를 통해 ‘그’ 검찰이 ‘이’ 검찰을 수사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보다 공정한 감찰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그 멘트의 주어인 ‘우리’는 그저 제작진만은 아닐 것이다. ‘검사와 스폰서’ 3탄을 보고 싶지 않다면, 그들이 이제 ‘우리’의 소리를 들어야 할 때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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