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 KBS2 오후 9시 55분
진욱(최다니엘)은 소영(장나라)과 승일(류진)이 기차에서 사이다와 찐 계란을 먹었다는 것을 알고는 언제 적 간식이냐며 “올드”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승일의 대답처럼, 사이다와 찐 계란은 확실히 와플과 에스프레소에 비해 올드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올드하다”라고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 감성과 방식은 가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다. 소영이 정직원이 되어 제대로 된 디자이너로서 한 몫을 해낼 때까지 소영의 앞에는 반복적으로 넘어설 수 없는 장애물이나 미션이 주어지고, 소영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자신의 재능 위에 약간의 운까지 더해져 언제나 무사히 레벨을 올려간다. 소영의 길을 사사건건 방해하는 전형적인 악녀 윤서(김민서)의 존재까지, 는 바로 그 올드한 방식의 관계와 상황 설정으로 어디서 본 것 같기는 하지만, 익숙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세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영이 후천적 색약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은,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증명하는 것으로 일과 사랑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었던 의 세계에 갑자기 나타난 이질적인 사건이다. 소영이 가장 간절히 바라던 정직원 채용 이루어지기 직전에 터진 이 사건은 마지막까지 이 드라마를 끌고 갈 동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예기치 않은 불행은 그래서 더욱 문제적이다. 이 사건은 지금까지처럼 가뿐하게 뛰어 넘기에는 너무나 거대할 뿐만 아니라, 단순하고 예정된 결말을 향해 찬찬히 가고 있는 소영의 레이스를 아예 무효화 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이도 학력도 아닌 재주”로 그 자리까지 가는 것이 가능했던 의 세계에서 벌어질 법 하지 않은 일이기에, 새로움에 앞서 당황스러운 전개가 아닐 수 없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게 될 것인가가 기대되는 것이 아니라, 이제 하다못해 병으로 소영의 앞길을 막으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면 그건 확실히 문제다. 익숙함과 식상함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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