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MBC 밤 11시 5분
는 과거를 향해 달려가는 토크쇼다. 과거를 다시 떠올리고, 영광의 순간들을 되짚고, ‘왕년’을 추억하는 것으로 토크는 채워진다. 그래서 배우로서나 한 인간으로서나 많은 굴곡을 지나왔으면서도 ‘왕년’의 아우라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최민수는 에 참 잘 어울리는 게스트다. 는 MBC ‘무릎팍 도사’처럼 공격을 하지도 않고, KBS 처럼 너무 많은 것을 말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코너를 최소화하고, 특별한 장치도 없이 이야기가 흘러가는 대로 두는 의 방식은, 연령층이 높은 편일 수밖에 없는 게스트들이 자연스럽고 편안한 토크를 이어가기에 적합하다. 그래서 1,2회와 달리 단독 게스트로 진행했음에도 최민수에게서 2주 분량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런 진행이 가능했던 것은 최민수 옆에 그의 아내 강주은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자신과 남편이 “미녀와 야수”같다던 비유 그대로 최민수라는 자연인을 변화시켜 한 가족의 가장으로 만든 강주은의 입담은 때로 최민수를 능가했고, 소소한 폭로와 재치로 따뜻한 분위기를 이어가게 했다. 최민수 옆에는 또 다른 배우가 아니라 그의 아내가 필요함을 간파한 제작진의 ‘신의 한 수’였다고 하겠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미지 속에 갇혀 있었던 최민수에 대한 편견을 깨준 방송이었다고 해서, 의 여전한 단점들이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 여섯 명이나 되는 MC들은 개성 없이 1/6씩 나누어 합쳐서 1이 되는 진행을 하고, 스타의 친구들과 객원패널들은 존재감마저 희미하다. 계속 최민수 같은 게스트가 나올 수 없는 현실에서 그들이 털어놓는 추억이 별과 빛날지, 쓸쓸한 추억팔이로 남을지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그 이야기를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의 몫이다. 추억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에는 그 추억을 ‘듣고 볼만 한 이야기’로서 빛나게 하기 위한 고민이 좀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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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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