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성은 양이요. 이름은 모른다. 젊어서는 재산깨나 있었지만 성산, 세화, 협재, 서귀포 등 제주 각지에 부인 다섯, 자식 열다섯을 두고 난봉꾼으로 한세월 사는 사이 “손가락 새루 소올 솔 다아 빠져 나가구” 자식들 “얼굴 따루 이름 다루…헷갈릴 때도 많지” 하면서도 경로당 마실 나간 김에 바람피우다 후처 집에서 쫓겨나 본처 집으로 수십년 만에 돌아왔다.
눈치 없고 반성 없고 참을성 없는 성격. “내 아들눔 집에 나 있는 게 법적으루 무슨 하자 있어? 니 어멍 남남된지 오래여. 내 인생 타치할 자격 없어”라며 당당히 들어와 툭 하면 본처와 아들들을 향해 “니눔들 제주 바닥에 얼굴 들구 살 줄 알어? 내가 도청 앞에서 농약 들이마시구 큰댓자루 뻐드러질 것이다”라며 협박하고 “서울 가 노숙자 생활이나 할 기여”라며 큰소리친다. 그러나 “니 어멍 오라구 해! 겁날 거 없어”라며 센 척 하다가도 본처 목소리만 듣고 식탁 밑으로 기어들어갈 만큼 소심하기도. 평생 본처 소생 세 아들을 버려두고 살았지만 그중에 둘 대학 입학금 댄 것 가지고 40년 지나 “입학금 내줬으니 다 댄거나 마찬가지. 입학을 못했으면 졸업이 어딨어”라고 생색내고 며느리가 데리고 재혼한 손녀더러는 “데리고 들어온 거로구만”이라 불러 속을 뒤집는 미운 여든 세 살. 그러나 외출할 때는 화장수에 중절모, 지팡이와 나비넥타이를 빼놓지 않고 천진한 얼굴로 “당신을 한 날 한시도 잊은 적은 없소. 조강지처는 어디까지나 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나쁜 남자. 무엇보다 “~그래쩡”, “주거쩌!”, “~해쩌” 등 본의 아니게 애교 넘치는 말투에는 저항할 수 없게 빠져드는 마력이 있다.
갈래 : 돌아온 탕자, 현역최고령 옴므파탈, 탐나는할배다 [1점 문제] Q. 다음 괄호 안에 들어갈 단어로 맞는 것을 고르시오.
양노인: 아버지 어머니..다름이 아니라 앞으로는 명절날 제사나 차례를 세화가 아니라 제 맏 자식네 집에서 모시기로 했습니다..경허란 세화로 가시지 마시고 이집 들어오셔서 드십서. 여기가 어렵지는 않을 거우다. 크은 간판이…간판 이름이 뭐우꺼?
병태 : 불란집니다. 불란지 펜션.
양노인 : 무신 이름을 하필이면 쯧. 제주도 사람 아니면 불난 집으루 알거 아냐.
병태 : 허허 제주도 말로 ( )라는 거 모르는 손님들은 꼭 물어요 아버지.
1) 프랑스
2) 부처님
3) 붉은악마
4) 반딧불이
5) 불란지(佛蘭池) (주:지명)
[2점 문제] Q. 다음은 할망이 아파서 온 식구가 달려온 뒤 양노인과 둘째 병준 사이에 오간 대화의 내용이다. 읽고 하루방(양노인)에 대한 분석으로 맞는 것을 모두 고르시오.
병준 : 들어가세요
양노인 : 안 들어가껴.
병준 : 왜요?
양노인 : 감기 옮는다! 복두 많다. 그까짓 감기에. 칫 흥~
병준 : 그까짓 감기 좀 옮으면 어때서요?
양노인 : 늙은이 감기 걸령 많이 죽어 폐렴 돼서.
병준 : 그럼 어머니 감기도 그까짓 것 아니죠.
양노인 : 느네 어멍은 독해서 괜찮다 나령은 달라.
병준 : 오래오래 살고 싶으세요?
양노인 : 그래 백오십살꺼정 채울 거다 왜!1) 하루방은 논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2) 하루방은 주위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3) 하루방은 할망이 곧 죽을 거라 여긴다.
4) 하루방은 오래오래 살고 싶어 한다.
5) 하루방은 그까짓 감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3점 문제] Q. 다음 두 사람의 대화 양상을 가장 적절하게 해석한 것은?
시모 : 누가 누구 할망이꽈?
양노인 : 호적이 당당한디 나 할망 아니라?
시모 : 별 그지발싸개같은, 까짓 종이떼기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호적 타령이꽈?
양노인 : 요즘은 컴퓨터에 들어가 있다는 거랑게.
시모 : 아는 체 말고 말시키지 맙서 나 좀 쉴 거니까.
양노인 : 같이 쉬면 좋지. 나도 바람 좀 쐬며. 혼모금만 마시게. 아 목말라~
시모 : 어으 어으 어으. 철판떼기가 환생한 하루방같으니.
양노인 : (떨리는 손들어 차 마시며) 카아….너므 그러지 마라게. 3년 전 손짝에 풍이 와서..
시모 : 내 그러지 했쥬…
양노인 : 그때 갔시믄 좋았을 걸. 머잖았어…너미 박절하게 경 마라게. 나 넘어가면 후회허여.
시모 : 허, 흐허. (자리에서 떨쳐 일어나 가버린다)
1) 토론
2) 변명
3) 고백
4) 문답
5) 밀당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5) 풍
2점 문제 – 3) 숙종은 선수다.
3점 문제 – 1)~5) 모두
[실전! 말하기 전략]* 느이 어멍이 라면 먹으란다.
먹자~ 구구구구구구, 마이쩡? 구~구구구구
* 조인트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할거다 왜!
입 다물고 죽은 척 하라니까 더 말 안하꺼. 나, 주거쩌!
* 명단은 내릴 지언정 신념은 변치 않는다
핑계대지 마라게. 법도 안 무서운 사람이 마누라가 무신 무서와? 가슴에 손 대고 솔직하게 말해 봐라.
글. 최지은 five@
편집. 장경진 three@
성은 양이요. 이름은 모른다. 젊어서는 재산깨나 있었지만 성산, 세화, 협재, 서귀포 등 제주 각지에 부인 다섯, 자식 열다섯을 두고 난봉꾼으로 한세월 사는 사이 “손가락 새루 소올 솔 다아 빠져 나가구” 자식들 “얼굴 따루 이름 다루…헷갈릴 때도 많지” 하면서도 경로당 마실 나간 김에 바람피우다 후처 집에서 쫓겨나 본처 집으로 수십년 만에 돌아왔다.
눈치 없고 반성 없고 참을성 없는 성격. “내 아들눔 집에 나 있는 게 법적으루 무슨 하자 있어? 니 어멍 남남된지 오래여. 내 인생 타치할 자격 없어”라며 당당히 들어와 툭 하면 본처와 아들들을 향해 “니눔들 제주 바닥에 얼굴 들구 살 줄 알어? 내가 도청 앞에서 농약 들이마시구 큰댓자루 뻐드러질 것이다”라며 협박하고 “서울 가 노숙자 생활이나 할 기여”라며 큰소리친다. 그러나 “니 어멍 오라구 해! 겁날 거 없어”라며 센 척 하다가도 본처 목소리만 듣고 식탁 밑으로 기어들어갈 만큼 소심하기도. 평생 본처 소생 세 아들을 버려두고 살았지만 그중에 둘 대학 입학금 댄 것 가지고 40년 지나 “입학금 내줬으니 다 댄거나 마찬가지. 입학을 못했으면 졸업이 어딨어”라고 생색내고 며느리가 데리고 재혼한 손녀더러는 “데리고 들어온 거로구만”이라 불러 속을 뒤집는 미운 여든 세 살. 그러나 외출할 때는 화장수에 중절모, 지팡이와 나비넥타이를 빼놓지 않고 천진한 얼굴로 “당신을 한 날 한시도 잊은 적은 없소. 조강지처는 어디까지나 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나쁜 남자. 무엇보다 “~그래쩡”, “주거쩌!”, “~해쩌” 등 본의 아니게 애교 넘치는 말투에는 저항할 수 없게 빠져드는 마력이 있다.
갈래 : 돌아온 탕자, 현역최고령 옴므파탈, 탐나는할배다 [1점 문제] Q. 다음 괄호 안에 들어갈 단어로 맞는 것을 고르시오.
양노인: 아버지 어머니..다름이 아니라 앞으로는 명절날 제사나 차례를 세화가 아니라 제 맏 자식네 집에서 모시기로 했습니다..경허란 세화로 가시지 마시고 이집 들어오셔서 드십서. 여기가 어렵지는 않을 거우다. 크은 간판이…간판 이름이 뭐우꺼?
병태 : 불란집니다. 불란지 펜션.
양노인 : 무신 이름을 하필이면 쯧. 제주도 사람 아니면 불난 집으루 알거 아냐.
병태 : 허허 제주도 말로 ( )라는 거 모르는 손님들은 꼭 물어요 아버지.
1) 프랑스
2) 부처님
3) 붉은악마
4) 반딧불이
5) 불란지(佛蘭池) (주:지명)
[2점 문제] Q. 다음은 할망이 아파서 온 식구가 달려온 뒤 양노인과 둘째 병준 사이에 오간 대화의 내용이다. 읽고 하루방(양노인)에 대한 분석으로 맞는 것을 모두 고르시오.
병준 : 들어가세요
양노인 : 안 들어가껴.
병준 : 왜요?
양노인 : 감기 옮는다! 복두 많다. 그까짓 감기에. 칫 흥~
병준 : 그까짓 감기 좀 옮으면 어때서요?
양노인 : 늙은이 감기 걸령 많이 죽어 폐렴 돼서.
병준 : 그럼 어머니 감기도 그까짓 것 아니죠.
양노인 : 느네 어멍은 독해서 괜찮다 나령은 달라.
병준 : 오래오래 살고 싶으세요?
양노인 : 그래 백오십살꺼정 채울 거다 왜!1) 하루방은 논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2) 하루방은 주위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3) 하루방은 할망이 곧 죽을 거라 여긴다.
4) 하루방은 오래오래 살고 싶어 한다.
5) 하루방은 그까짓 감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3점 문제] Q. 다음 두 사람의 대화 양상을 가장 적절하게 해석한 것은?
시모 : 누가 누구 할망이꽈?
양노인 : 호적이 당당한디 나 할망 아니라?
시모 : 별 그지발싸개같은, 까짓 종이떼기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호적 타령이꽈?
양노인 : 요즘은 컴퓨터에 들어가 있다는 거랑게.
시모 : 아는 체 말고 말시키지 맙서 나 좀 쉴 거니까.
양노인 : 같이 쉬면 좋지. 나도 바람 좀 쐬며. 혼모금만 마시게. 아 목말라~
시모 : 어으 어으 어으. 철판떼기가 환생한 하루방같으니.
양노인 : (떨리는 손들어 차 마시며) 카아….너므 그러지 마라게. 3년 전 손짝에 풍이 와서..
시모 : 내 그러지 했쥬…
양노인 : 그때 갔시믄 좋았을 걸. 머잖았어…너미 박절하게 경 마라게. 나 넘어가면 후회허여.
시모 : 허, 흐허. (자리에서 떨쳐 일어나 가버린다)
1) 토론
2) 변명
3) 고백
4) 문답
5) 밀당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5) 풍
2점 문제 – 3) 숙종은 선수다.
3점 문제 – 1)~5) 모두
[실전! 말하기 전략]* 느이 어멍이 라면 먹으란다.
먹자~ 구구구구구구, 마이쩡? 구~구구구구
* 조인트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할거다 왜!
입 다물고 죽은 척 하라니까 더 말 안하꺼. 나, 주거쩌!
* 명단은 내릴 지언정 신념은 변치 않는다
핑계대지 마라게. 법도 안 무서운 사람이 마누라가 무신 무서와? 가슴에 손 대고 솔직하게 말해 봐라.
글. 최지은 five@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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