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마지막 회 저녁 7시 55분
돌과 바람, 산과 바다에 부대끼며 삶의 행복을 나누는 곳. 가슴과 영혼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곳, 탐라. 버진(서우)을 담보로 잡은 서린(이승민)의 계략은 도리어 박규(임주환)와 윌리엄(황찬빈) 사이에 쌓여있던 오해를 풀어내는 걸 도왔고, 이 둘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었던 탐라로 귀양 가게 되면서 는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었던 아름다운 섬에서 마지막을 맞게 되었다. 서린상단에 맞서는 마지막 싸움 앞에서 신분을 위장하기 위한 가면을 쓰던 윌리엄은 탐라의 ‘일리암’이었고, 스스로 탐라를 지키기 위해 결연히 옷고름을 풀어낸 해녀들의 물질은 그간의 어떤 물질보다 아름다운 것이었다. 주말의 마지막 두 시간은 남은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를 바라보던 박규와 버진의 마지막 미소는 ‘살펴 가는’ 윌리엄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버진을 둘러싸고 펼쳐진 아름다운 탐라의 풍경만큼이나 눈부셨다. 이렇게 탐라의 시간은 끝났지만 는 그 바깥에 더 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갔다. 사전제작을 통해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어 내고서도 시청률을 이유로 조기종영 되어야 하는 현실과, 그 드라마를 꾸준히 지켜보고 있던 시청자들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가 아직 남아있다. 이것이 바로 17세기에도 양반과 천민, 이양인이 소통했던 의 탐라가, 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21세기 같은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남기고 간 숙제다. 하지만 일단 숙제는 잠시 미뤄두고, 이제 담담히 고백하던 박규의 입을 빌어 이 아름다운 드라마를 위한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길 시간이다. “나도 너희들 때문에 행복했었다.”
글 윤이나
SBS 1-2회 밤 10시
는 몇 가지 면에서 같은 시간대의 히트작 을 연상시킨다. 자수성가한 장숙자(반효정) 회장의 철학을 중심으로 철없는 가족들이 새 사람으로 거듭나는 처럼, 역시 돌아가신 회장님의 보이지 않는 유언이 패가망신한 무개념 가족들에게 재생과 성장의 기회를 준다는 것이 중심 설정이다. 두 드라마 모두 홈드라마적 성격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빠른 전개와 트렌디한 기타 장르와의 교배로 미니시리즈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것도 유사하다. 다만 씩씩한 캔디와 싸가지 없는 재벌2세라는 전형적 캐릭터로 로맨스의 정석이 주는 쾌감에 집중했던 과 달리, 는 캐릭터의 변주로 재미를 주며 로맨틱 코미디 중 코미디에 더 방점을 찍는다. 전작인 MBC 에서도 차갑고 완벽해보이지만 나이를 속이느라 전전긍긍하며 적잖이 찌질 했던 남주인공 캐릭터로 큰 웃음을 선사했던 제작진은 에서도 외로워도 슬퍼도 안 울기는커녕 울고 싶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큰 소리로 울고 배신한 연인의 집에 불을 지르러 한밤중에 기름통을 들고 뛰어나갈 정도로 다혈질에 터프한 여주인공과 싸가지 없고 쿨하기는커녕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딸꾹질을 하기 일쑤고 행여나 정신 나간 여자와 눈이 마주칠까 가던 길도 돌아가는 소심한 남주인공으로 뻔하지 않은 캐릭터의 묘미를 선사한다. 한편 개성적인 캐릭터들의 로맨스가 기대감을 부풀리는 것과 다르게 이 드라마의 또 다른 중심축인 극과 극 두 가정의 한 지붕 밑 동거 이야기는 서민의 궁상과 옛 버릇 못 버리는 몰락 재벌의 허세로 다소 뻔한 갈등이 될 것 같아 우려스럽다. 하지만 방영 첫 주에 모든 캐릭터와 주요 인물간의 갈등관계를 구축하고도 아직 아껴둔 비밀병기 이천희가 남아있으니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하다.
글 김선영
돌과 바람, 산과 바다에 부대끼며 삶의 행복을 나누는 곳. 가슴과 영혼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곳, 탐라. 버진(서우)을 담보로 잡은 서린(이승민)의 계략은 도리어 박규(임주환)와 윌리엄(황찬빈) 사이에 쌓여있던 오해를 풀어내는 걸 도왔고, 이 둘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었던 탐라로 귀양 가게 되면서 는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었던 아름다운 섬에서 마지막을 맞게 되었다. 서린상단에 맞서는 마지막 싸움 앞에서 신분을 위장하기 위한 가면을 쓰던 윌리엄은 탐라의 ‘일리암’이었고, 스스로 탐라를 지키기 위해 결연히 옷고름을 풀어낸 해녀들의 물질은 그간의 어떤 물질보다 아름다운 것이었다. 주말의 마지막 두 시간은 남은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를 바라보던 박규와 버진의 마지막 미소는 ‘살펴 가는’ 윌리엄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버진을 둘러싸고 펼쳐진 아름다운 탐라의 풍경만큼이나 눈부셨다. 이렇게 탐라의 시간은 끝났지만 는 그 바깥에 더 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갔다. 사전제작을 통해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어 내고서도 시청률을 이유로 조기종영 되어야 하는 현실과, 그 드라마를 꾸준히 지켜보고 있던 시청자들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가 아직 남아있다. 이것이 바로 17세기에도 양반과 천민, 이양인이 소통했던 의 탐라가, 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21세기 같은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남기고 간 숙제다. 하지만 일단 숙제는 잠시 미뤄두고, 이제 담담히 고백하던 박규의 입을 빌어 이 아름다운 드라마를 위한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길 시간이다. “나도 너희들 때문에 행복했었다.”
글 윤이나
SBS 1-2회 밤 10시
는 몇 가지 면에서 같은 시간대의 히트작 을 연상시킨다. 자수성가한 장숙자(반효정) 회장의 철학을 중심으로 철없는 가족들이 새 사람으로 거듭나는 처럼, 역시 돌아가신 회장님의 보이지 않는 유언이 패가망신한 무개념 가족들에게 재생과 성장의 기회를 준다는 것이 중심 설정이다. 두 드라마 모두 홈드라마적 성격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빠른 전개와 트렌디한 기타 장르와의 교배로 미니시리즈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것도 유사하다. 다만 씩씩한 캔디와 싸가지 없는 재벌2세라는 전형적 캐릭터로 로맨스의 정석이 주는 쾌감에 집중했던 과 달리, 는 캐릭터의 변주로 재미를 주며 로맨틱 코미디 중 코미디에 더 방점을 찍는다. 전작인 MBC 에서도 차갑고 완벽해보이지만 나이를 속이느라 전전긍긍하며 적잖이 찌질 했던 남주인공 캐릭터로 큰 웃음을 선사했던 제작진은 에서도 외로워도 슬퍼도 안 울기는커녕 울고 싶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큰 소리로 울고 배신한 연인의 집에 불을 지르러 한밤중에 기름통을 들고 뛰어나갈 정도로 다혈질에 터프한 여주인공과 싸가지 없고 쿨하기는커녕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딸꾹질을 하기 일쑤고 행여나 정신 나간 여자와 눈이 마주칠까 가던 길도 돌아가는 소심한 남주인공으로 뻔하지 않은 캐릭터의 묘미를 선사한다. 한편 개성적인 캐릭터들의 로맨스가 기대감을 부풀리는 것과 다르게 이 드라마의 또 다른 중심축인 극과 극 두 가정의 한 지붕 밑 동거 이야기는 서민의 궁상과 옛 버릇 못 버리는 몰락 재벌의 허세로 다소 뻔한 갈등이 될 것 같아 우려스럽다. 하지만 방영 첫 주에 모든 캐릭터와 주요 인물간의 갈등관계를 구축하고도 아직 아껴둔 비밀병기 이천희가 남아있으니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하다.
글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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