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통닭
서부통닭은 제 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한창인 청풍호반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아이템이다. 강철체력이 필수인 ‘원 썸머 나잇’을 즐기러 온 관객도, 삼각김밥 하나로 저녁을 때우는 자원 활동가도, 거나한 술판을 벌인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영화감독들도, 오스트리아에서 건너 온 파란 눈의 뮤지션도 모두 즐긴다. ‘치킨’이라는 영어가 익숙한 21세기에서, 통째로 익힌 닭고기라는 순수 한국어 ‘통닭’이 뿜어내는 정겨운 이미지는 맛에도 깃들여있다. 지난번에 소개했던 전주국제영화제 메밀치킨의 매력이 야들야들한 부드러움과 바삭함에 있다면, 제천 서부통닭의 매력은 길들여지지 않은 야성미에 있다. 굳이 비교하자면 치킨계의 샤이니와 2PM이랄까. 이와 더불어 메밀치킨에는 시원한 생맥주를, 서부통닭에는 숙취가 전혀 없는 안동소주를 권한다. ‘통닭’이라는 단어 때문인지, 특유의 기름진 향과 맛이 온몸으로 전해져 오면 어릴 적 아빠가 퇴근길에 사오시던 통닭 한 마리에 대한 추억들이 하나씩 이어진다. 그런데 요즘 아빠들은 퇴근길에 무얼 사가지고 들어가시나?

글. 제천=장경진 (three@10asia.co.kr)
사진. 제천=이진혁 (el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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