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NBC의 액션 코미디 시리즈 이 지난 27일 두 번째 시즌을 마쳤다. 시즌 내내 시청자들을 웃겼던 시리즈는 시즌 피날레 에피소드 ‘척 vs. 더 링’에서 그 웃음이 만개했다.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너드 유머’ 의 절정이라고나 할까. 아직 못 보신 팬들을 위해 힌트만 드리겠다. 그룹 스틱스의 노래 ‘Mr. Roboto’와 영화 를 알고 본다면 그 재미가 배가될 것이다. 그 동안 미드를 소개하려고 수많은 시리즈를 봤지만, 의 시즌 2 피날레만큼 다음 시즌을 기다리게 하는 에피소드는 드물었다. 그런데 이렇게 열린 결말로 시즌을 끝낸 이 어쩌면 다음 시즌에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NBC의 심야 토크쇼 진행자 제이 레노가 올 가을부터 NBC의 황금 시간대인 오후 10시에 주 5일 토크쇼를 진행할 예정인데, 이 때문에 NBC는 시청률이 저조한 시리즈를 대대적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을 포함한 NBC 시리즈들의 생사 여부는 오는 5월 5일 최종 발표된다.

제이 레노 때문에…

의 팬들은 시즌 3 방송을 위해 극중에 자주 등장했던 샌드위치 체인점 서브웨이의 ‘풋롱 샌드위치’ (약 30cm 길이) 구매운동을 전개하고, Imdb나 Twitter 등을 통해서 ‘Save Chuck’이라는 캠페인을 계속 하고 있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일부 블로그에는 의 팬들이 “제이 레노가 사고라도 당해서 방송을 못하게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올라 비난을 받기도 했다.을 창작한 조시 슈워츠는 최근 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도 시즌 3의 행방을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슈워츠에 따르면 은 유달리 운이 없었다고 한다. 첫 시즌은 작가 파업으로 힘들었고, 이 후에는 비교적 타 방송사의 경쟁이 약한 시간대인 월요일 오후 8시에 방영됐으나 폭스 TV가 기습적으로 를 같은 시간대에 배치했다. 그리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던 의 스페셜 3D 에피소드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발표 방송으로 차질을 빚었다. CW의 을 만들기도 한 슈워츠는 “이 아마 시청률의 2배는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 다양한 창구를 통해 문화적인 영향까지 끼치는 반면, 은 컬트 시리즈가 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난 그냥 이메일을 열었을 뿐이고! CIA 우리 집에 와 있고!

은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의 ‘바이 모어 (Buy More)’라는 가상의 할인매장에서 컴퓨터 기술자로 일하는 청년 척 바타우스키 (재커리 리바이)가 주인공이다. 그는 의사인 누나 엘리 (새라 랭캐스터)와 그녀의 약혼자 데븐 ‘캡틴 어썸’ (라이언 멕파틀린)과 함께 산다. 누나는 매일 “바이 모어는 이제 그만두고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잔소리를 하지만 척은 미래를 계획하기 보다는 바이 모어에서 함께 일하는 가장 친한 친구 모건 (조슈아 고메즈)과 시시덕 거리기를 더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척은 억울하게 퇴학당한 스탠포드 대학 시절 룸메이트였던 브라이스 (매튜 보머)로부터 이상한 이메일을 받는다. 첨부된 파일을 여는 순간 척의 두뇌로 국가비밀이 담긴 컴퓨터 프로그램 ‘인터섹트’가 다운로드되고, 이 때부터 척의 인생은 180도 뒤바뀐다. 척의 머리에 담긴 ‘인터섹트’를 보호하기 위해 CIA 요원 새라 워커 (이본느 스트라호브스키)와 NSA 요원 존 케이시 (아담 볼드윈)가 파견된다. 척은 새라와 존의 보호를 받으면서 인터섹트를 이용해 스파이로 활동하기도 하고, 테러리스트를 잡기도 한다.

사실 이 시간이 지날수록 컬트 시리즈로 자리 잡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단순한 첩보 시리즈라기보다는 공상과학 시리즈에 심취해 있는 팬들이 좋아하는 장치들에 코믹 요소까지 첨가한 ‘스파이 풍자’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이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설정을 처럼 자기만족에 그치는 심각함에 의존하지 않고, 코믹하게 풀어갔기 때문에 입소문을 통해 팬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특히 시즌 2에는 척의 아버지 스티브 역으로 90년대 공상과학 시리즈 (Quantum Leap)으로 잘 알려진 스콧 바큘라가 특별 출연했고, 첩보 시리즈 (Scarecrow and Mrs. King)으로 80년대 인기를 누렸던 브루스 박스라이트너가 ‘캡틴 어썸’의 아버지로 출연해 잔재미를 더했다.

글. 양지현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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