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의 ‘윈터 브레이크’가 끝났습니다. 우리의 부재 동안 이 세상에는 참 많은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몇 년에 걸쳐 7명의 목숨을 빼앗고 암매장한 심장이 썩어 문드러진 사이코패스가 등장했고, 용산에서 죽어간 억울한 영혼들을 대신해 거리로 나간 유족과 시민들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망자들은 여전히 어떤 대답도 얻지 못한 채 구천을 떠돌고 있습니다. 진짜 세상이 이렇게 잔인함과 몰상식 속에서 흐르는 동안 구준표는 비로소 윤지후에게로 갔던 금잔디의 마음을 얻었고, 원조 ‘플라워’, 일지매는 매화향기를 천리만리에 흩뿌리며 민심을 어루만지고 있는 중입니다. 유혹하는 아내 은재와 유혹했던 아내 애리, 이 두 여자의 대결이 점점 미친 신경증의 극을 향해 달려가고, 두 남자 ‘탑’과 ‘승리’는 서로의 입술을 훔치는 ‘빅 쇼’를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달력은 벌써 2월로, 2009년의 두 번째 장으로 넘어왔습니다. 눈이 펑펑 내리던 설날 전 주말 풍경과 달리 지난 주말은 개나리라도 필 듯 따뜻한 숨을 내쉬었습니다. 겨우 일주일인데도 진짜 세상과 TV 속 ‘버츄얼 월드’는 도저히 예측 못할 방향으로,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는 빠른 속도로 달려갑니다. 이런 세상에서 그래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서바이벌 요령은 의외로 간단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걸어가야 하고 지지해야 하는 ‘방향’을 스스로 분명히 인지하고, 넘어 지지 않고 지치지 않을 ‘속도’를 내 스스로 컨트롤 하는 것입니다.

일회성과 속도전쟁, 인터넷이란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의 삶의 철학도 그러합니다. 나침반을 내려놓지 않겠습니다. 상식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점검하고 두드려가며 천천히 걸어가겠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매 시즌마다 갖게 될 시즌 브레이크는 그래서 계속 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 너무 그리웠어요. 그 동안 얼려 놓았던 손가락과 입이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간질간질 기지개를 켭니다. 그래요, 이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할 계절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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