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다들 그랬듯이 친구와 서로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아니, 꿈이라기 보단 장래 희망 쪽 이려나. 당시 내가 뭐라고 얘기했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 친구가 ‘법의학자’가 되고 싶다고 했던 것만은 기억한다. 당시에도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니었고, 졸업 후 한 번도 다시 만나지 못했지만 가끔씩 그녀가 정말 법의학자가 되었을까 하고 문득 궁금할 때가 있었다. 특히를 즐겨 보게 된 최근 몇 년간은 드라마 속 검시의 알렉스(칸디 알렉산더)의 모습을 보면서 더욱 그랬다. 하지만 여전히 내게 법의학이란 친구의 장래 희망이나 사건의 증거를 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 정도 외엔 더 이상의 지식은 물론 특별한 감상도 없는 분야였다. 그런데 요즘 를 보면서 법의학이 얼마나 흥미로운 분야인가 배우고 있다.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사람들
1분기 게츠쿠인 는 각기 다른 이유로 ‘법의학 세미나’에 들어가게 된 의대생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부검을 통해 사인을 감정하기 때문에 ‘잃어버린 생명을 구하는 의학’이라고 불리는 법의학이지만, 실제로 의학계에서는 제대로 의학의 한 부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의학을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법의학은 결코 환자를 살릴 수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는 이런 법의학에 대한 통념에 대해 ‘환자를 살리는 것만이 의학인가? 죽은 자가 마지막으로 세상에 남긴 목소리를 들어주고, 그것을 그들의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들려주는 것 역시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아닌가?’라고 반문한다.는 한편으론 청춘 드라마이기도 하다. 에이타를 비롯하여 이쿠타 토마, 이시하라 사토미 같은 청춘 스타들이 법의학 세미나의 일원으로 만나 ‘생명’을 대면하며 고민하고 갈등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 에이타가 연기하는 주인공 카지 다이키는 지망했던 심장 외과 세미나에 불합격했다. 원래 경쟁률이 높은 인기 세미나다 보니 떨어질 수도 있지만 왠지 석연치가 않다. 게다가 지망하지도 않은 법의학 세미나에는 합격했다. 과거 어떤 사건을 계기로 카지의 재능을 알아차린 사가와 교수(토키토 사부로)가 그를 끌어들인 것이다. 실제로 카지는 예리한 관찰력과 뛰어난 감각, 그리고 자유로운 발상이라는 법의학자에게 꼭 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카지의 친구이자 아버지에 대한 반발로 법의학을 선택한 이시마츠 료스케는 이쿠타 토마가 연기한다. 이시마츠는 저명한 소화기내과 의사이자 종합병원 원장인 아버지를 두었지만 왜인지 아버지와 같은 전공을 선택하는 것을 꺼린다.
인간의 체온이 흐르는 의학 드라마
이시하라 사토미가 연기하는 쿠보아키 카나코는 의대 최고의 인재로 여겨지는 학생으로 뇌신경외과학 교수의 부름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인기 없는 법의학 세미나에 제 발로 들어왔다. 쿠보아키의 경우 어렸을 때 어머니가 심장발작으로 돌아가셨다. 하지만 어머니의 다리에 멍이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던 그녀는 어머니의 사인을 믿을 수가 없고, 이는 그녀가 법의학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었다. 여기에 치과 의사의 아들이지만 외국 드라마를 보고 반해 이 세미나에 들어 온 키리하타 텟페이(엔도 유야)와 과거 폭주족이었지만 법의학의 도움을 받은 일을 계기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하네이 아키라(사토 토모히토)까지 더해 다섯 명의 일원들이 함께 법의학을 배우며 의학의 새로운 가능성과 마주하게 된다.
사실 를 보고 법의학을 접한 이들에게는 제대로 된 해부 장면 하나 없는 의 이야기가 오히려 낯설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의 피해자를 부검하는 와 달리 는 오히려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진 않았지만 그래서 오히려 그 죽음의 이유가 간과되기 쉬운 사람들을 다룬다. 아직은 사인의 규명이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카지의 활약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거나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는다’는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다소 작위적일 정도로 감동 모드로 흐르기도 하지만, 차가운 철제 침대 위 딱딱하게 식어버린 사체를 다루지만 그 어떤 의학보다 따뜻하고 사려 깊은 법의학의 새로운 면모를 알아가는 것은 재미있다. 게다가 어느새 게츠쿠 주연을 맡을 정도로 성장한 에이타나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이쿠타 토마를 보고 있노라면 뿌듯한 마음까지 들고 즐겁다. ‘법의학’이라는 단어가 환기시키는 다소 무겁거나 차가운 이미지에 망설이는 분이 계셨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법의학의 가치를 역설하는 잔잔하고 따뜻한 휴먼 드라마다.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사람들
1분기 게츠쿠인 는 각기 다른 이유로 ‘법의학 세미나’에 들어가게 된 의대생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부검을 통해 사인을 감정하기 때문에 ‘잃어버린 생명을 구하는 의학’이라고 불리는 법의학이지만, 실제로 의학계에서는 제대로 의학의 한 부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의학을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법의학은 결코 환자를 살릴 수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는 이런 법의학에 대한 통념에 대해 ‘환자를 살리는 것만이 의학인가? 죽은 자가 마지막으로 세상에 남긴 목소리를 들어주고, 그것을 그들의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들려주는 것 역시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아닌가?’라고 반문한다.는 한편으론 청춘 드라마이기도 하다. 에이타를 비롯하여 이쿠타 토마, 이시하라 사토미 같은 청춘 스타들이 법의학 세미나의 일원으로 만나 ‘생명’을 대면하며 고민하고 갈등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 에이타가 연기하는 주인공 카지 다이키는 지망했던 심장 외과 세미나에 불합격했다. 원래 경쟁률이 높은 인기 세미나다 보니 떨어질 수도 있지만 왠지 석연치가 않다. 게다가 지망하지도 않은 법의학 세미나에는 합격했다. 과거 어떤 사건을 계기로 카지의 재능을 알아차린 사가와 교수(토키토 사부로)가 그를 끌어들인 것이다. 실제로 카지는 예리한 관찰력과 뛰어난 감각, 그리고 자유로운 발상이라는 법의학자에게 꼭 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카지의 친구이자 아버지에 대한 반발로 법의학을 선택한 이시마츠 료스케는 이쿠타 토마가 연기한다. 이시마츠는 저명한 소화기내과 의사이자 종합병원 원장인 아버지를 두었지만 왜인지 아버지와 같은 전공을 선택하는 것을 꺼린다.
인간의 체온이 흐르는 의학 드라마
이시하라 사토미가 연기하는 쿠보아키 카나코는 의대 최고의 인재로 여겨지는 학생으로 뇌신경외과학 교수의 부름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인기 없는 법의학 세미나에 제 발로 들어왔다. 쿠보아키의 경우 어렸을 때 어머니가 심장발작으로 돌아가셨다. 하지만 어머니의 다리에 멍이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던 그녀는 어머니의 사인을 믿을 수가 없고, 이는 그녀가 법의학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었다. 여기에 치과 의사의 아들이지만 외국 드라마를 보고 반해 이 세미나에 들어 온 키리하타 텟페이(엔도 유야)와 과거 폭주족이었지만 법의학의 도움을 받은 일을 계기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하네이 아키라(사토 토모히토)까지 더해 다섯 명의 일원들이 함께 법의학을 배우며 의학의 새로운 가능성과 마주하게 된다.
사실 를 보고 법의학을 접한 이들에게는 제대로 된 해부 장면 하나 없는 의 이야기가 오히려 낯설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의 피해자를 부검하는 와 달리 는 오히려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진 않았지만 그래서 오히려 그 죽음의 이유가 간과되기 쉬운 사람들을 다룬다. 아직은 사인의 규명이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카지의 활약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거나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는다’는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다소 작위적일 정도로 감동 모드로 흐르기도 하지만, 차가운 철제 침대 위 딱딱하게 식어버린 사체를 다루지만 그 어떤 의학보다 따뜻하고 사려 깊은 법의학의 새로운 면모를 알아가는 것은 재미있다. 게다가 어느새 게츠쿠 주연을 맡을 정도로 성장한 에이타나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이쿠타 토마를 보고 있노라면 뿌듯한 마음까지 들고 즐겁다. ‘법의학’이라는 단어가 환기시키는 다소 무겁거나 차가운 이미지에 망설이는 분이 계셨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법의학의 가치를 역설하는 잔잔하고 따뜻한 휴먼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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