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웨이브 진 헤어스타일을 하고 총천연색 레깅스를 입은 무리가 카라의 ‘락유’에 맞춰 앙증맞게 팔을 흔든다. 니콜을 맡은 듯 한 학생이 폴짝 뛰며 외친다. 작고 귀여운 “꺄오”가 아닌, 우렁찬 “으랏차” 소리를. 알고 보니 이 앙증맞은 무리의 정체는 아주대학교 남학생들이 결성한 아주까라. KBS 의 녹화가 진행된 아주대학교 율곡관에서는 그들 외에도 여장 남자를 세 팀이나 더 볼 수 있었다.

그 중 최강의 여장 남자는 군 생활을 수도방위사령부에서 했다는 00학번 예비역. 박지윤의 ‘성인식’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내친 김에 손담비의 ‘미쳤어’ 춤을 보여주는 그녀, 아니 그를 보며 MC 이혁재는 “지금까지 여러 대학 다니면서 본 여장 남자 중 최고 대박”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예쁘고 춤 잘 추는 그녀의 마지막 인사는 우렁찬 “충성!”. 마지막까지 깊은 인상을 남기는 그 남학생을 보며 더는 볼 게 없을 거라 여겼지만 웬걸, 화려한 아크로바틱을 자랑하는 3인조 비보이를 보며 심사위원인 장윤정은 “멋지다”, “귀엽다”를 연발하고, 만리포 해수욕장 장기자랑 대회 대상 출신의 출전자는 이혁재가 “학생 아니라 다른 곳에서 행사 뛰는 사람이지?”라고 물어볼 정도의 입담을 자랑한다. 이날의 전체 풍경을 요약하는 건 아주대 출신인 MC 지석진의 한 마디다. “옛날보다 공부 안 하는 거 같다? 왜 이렇게 작품이 많냐?”

오늘 현장의 한 마디 : “인하대 여러분, 여러분 녹화 땐 석궁 준비해주세요.”

아주대 출신인 지석진이 싱글벙글하는 반면 이혁재는 이상한 반응이 나올 때마다 “이 학교 나랑 안 맞아”라며 그 큰 눈을 더욱 부릅떴다. 아주대와 그의 안 맞는 궁합은 요요 고수가 출전하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출전자가 화려한 기술을 보여주다가 정작 요요로 빈 캔 맞추는 건 실패하자 지석진은 “이런 건 이렇게 해야 한다”며 빈 캔을 이혁재 머리 위에 올려놓고 시도하게 했다. 그러고는 한 마디. “톱날 달린 요요는 없나요?” 다시 한 번 “이 학교 나랑 안 맞아”라던 이혁재는 자신의 모교 후배들에게 외쳤다. “여러분 녹화 땐 석궁 준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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