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배우 조민기 / 사진제공=윌엔터테인먼트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배우 조민기가 하루 만에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조민기의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는 21일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배우 조민기에 대한 성추행 관련 증언들에 대해 소속사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소속사 차원의 확인을 넘어 더욱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배우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민기가 출연한 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에도 하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이는 하루 전과는 180도 달라진 입장이다.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것은 지난 20일 오전. 2010년 3월부터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조교수로 부임한 조민기가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피해를 당했다는 학생들의 증언이 확보돼 부교수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대해 조민기 소속사는 “명백한 루머”라고 반박했다. 이어 “대학 선배로서, 또 교수로서 추문에 휩싸인 것 자체에 회의감과 자책감을 느껴 사표를 제출한 것”이라고 교수직에서 물러난 이유를 설명했다.

또 3개월 정직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의혹과)관련해 학교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민기가) 수업 중 사용한 언행이 수업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와 징계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더불어 “연예인이라는 점을 악용해 의도적인 악성 루머를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양산한다면 한 가족의 가장에게, 또한 한 가정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것”이라며 “위법행위에 대하여는 엄중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강경 대응 입장도 밝혔다.

같은 날 조민기도 직접 나섰다. JTBC ‘뉴스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한 학생들이 있더라. 노래방이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며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고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이후 피해자들의 폭로와 증언이 이어졌다. 청주대 연극학과를 졸업한 연극배우 송하늘은 20일 자신의 SNS에 “‘피해자 없이 떠도는 루머’가 아니며 ‘불특정 세력의 음모로 조작된 일’도 아니다”라며 “저와 제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들이 당했던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송하늘은 조민기가 여학생들을 오피스텔로 불러 술을 마시고, 강제적으로 스킨십을 했다고 증언했다. 또 남자친구를 비롯해 여러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음담패설을 했다고 말했다.

청주대 게시판에도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을 추가 폭로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오늘(21일) 충북지방경찰청은 조민기의 여학생 성추행 의혹에 대해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일 조민기가 재직했던 청주대 측에 성추행 진상 조사 내용을 요청했다. 피해 학생들을 파악해 성추행 의혹 관련 진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학생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조민기 소속사는 “심각성을 인지한다”며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성추행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던 태도가 하룻만에 바뀐 것이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국가 간의 일이든 세상의 모든 사과에는 잘못에 대한 확실한 시인과 진심 어린 사과, 재발방지 약속이 따라야 한다. 그런데도 조민기는 부인으로 의혹을 덮으려다 더 큰 궁지에 몰리게 됐다.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도 마찬가지였다. 성폭행은 없었다, 강제성은 없었다고 강변했지만 피해자들이 잇따라 증언하면서 더욱 추악한 면모만 노출하고 말았다. 손바닥으로 어찌 하늘을 가릴 수 있을까. 조민기에 대한 경찰의 조사 결과와 조민기 측의 향후 반응이 주목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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