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13집으로 돌아온 신화 / 사진제공=신화컴퍼니

“신화를 뛰어넘을 수 없도록 하고 싶다.” 그룹 신화의 리더 에릭의 목표이자 꿈이다. 1998년 6인조 보이그룹으로 데뷔한 신화는 어느덧 19년 차에 접어들었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아이돌 그룹으로는 ‘최장수’란 타이틀을 갖고 있으며, 멤버들 모두 활발한 개인 활동을 통해 각자의 위치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이 ‘신화’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뭉쳤을 때의 그 힘은 실로 대단하다.

정유년 새해의 시작을 알리며 열세 번째 정규 음반 ‘언터칭-터치(UNCHANGING-TOUCH)’을 내놨다.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을 안고, 이번에도 신화만이 할 수 있는 색깔을 냈다. 2013년 ‘디스 러브(This Love)’를 통해 보깅 댄스를 보여주며 반향을 일으킨 신화는 2017년, 퓨처 베이스라는 사실상 대중가요에서는 생소한 장르를 타이틀곡으로 앞세웠다. 멤버들의 노력과 열정 덕분에 ‘터치’에는 신화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반복이 아닌, 매 순간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는 신화. 대한민국 가요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10. 새로운 장르인 ‘터치’로 돌아왔다. 그간 발표한 곡들도 많고, 시도한 콘셉트도 그만큼 다양하다. 이번 곡을 정할 때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이민우 : 우선 늘 해왔던 걸 계속 보여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변화를 주고 싶고, 신화 역시 18년을 해오면서 항상 새로운 걸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한다. 가장 먼저 회의를 거쳐 좋은 곡을 찾는 것이 우선순위다. 이번에도 고심 끝에 퓨쳐 베이스를 가미한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선택했다. 이 곡에 신화의 색깔을 어떻게 낼까 고민했고, 선명하게 하기 위해서 열심히 했다.

10. ‘터치’의 타이틀곡 선정은 만장일치로 결정됐나.
에릭 : 대부분 의견은 갈린다. 만장일치는 극히 드문데, ‘터치’ 역시 최종 결정까지 3대 3이었다. 그래서 늦어진 것도 있다. 오랜만에 겨울 활동이기도 해서 감성적인 노래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10. 변화를 주지만, 분명 신화만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
에릭 : 김도현 작곡가 작업실에서 우연히 ‘터치’를 들은 민우가 욕심을 냈다. 사실 신화의 곡으로, 또 대중가요로 풀기에는 후렴구가 없어서 변형될 것 같다고 주지 않으려고 했다. 모두 이 곡을 마음에 들어 했고, 신화의 스타일을 버리더라도 원래 곡이 갖고 있는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로 했다. 그래서 안무를 짤 때 후렴구에 노래를 부르지 않으니 어색하긴 했는데, 계속하다 보니까 잘 맞더라.
이민우 : 사실 현재 빌보드 상위권에 음악들의 장르는 퓨처 베이스가 많다. 그걸 신화만의 색깔로 만들고 싶었다.

10. 음반의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이민우의 경우에는 더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을 것 같다.
이민우 : 총괄 프로듀싱을 맡고 있지만, 어쨌든 같이 하는 그룹이기 때문에 다른 멤버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
김동완 : 사실 이민우는 욕심을 전혀 부리지 않는다. 오히려 더 냉정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10. 신화하면 안무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번에는 어떤 군무를 완성했나.
이민우 : 예전부터 ‘칼군무’의 무대를 많이 보여줬다. 시간이 흐르며 점차 우리의 색깔에 맞는 옷을 입게 되면서 과도한 동작은 사라지는 것 같다. 조금은 정적인 안무도 들어가고, 하지만 또 동적인 부분에서는 신화만의 매력이 나타나고. ‘디스 러브’ 때 보깅 댄스를 시작으로 안무는 멤버들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어우러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10. 이번에도 섹시한 매력을 살렸다고. 특별히 다른 점이 있을까.
신혜성 : 대놓고 섹시한 건 좋아하지 않는다.
전진 : 노출을 하지 않았는데 드러나는 섹시미라고 해야 할까, 조금은 성숙한 남자의 느낌이다. 안무도 그렇고, 파워풀한 느낌보다는 잔잔하게 흘러가는데 섹시함도 묻어나는 식이다. 이번 타이틀곡과 안무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에릭 : 오랜만에 이별 이야기를 타이틀로 했다. ‘비너스’와 ‘표적’ ‘디스 러브’ 때와는 달리 치명적인 아픔을 지닌 옴므파탈의 느낌이다. 뮤직비디오 역시 세트마다 위험한 느낌을 줘서 불안함을 연출했다.

10. 모든 멤버들이 개인 활동도 활발히 하는 팀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화로 뭉쳤을 때 더 특별할 것 같다.
에릭 : 의지하고 힘이 되는 구심점이 신화라는 직업과 멤버들이다. 서른 살 중후반의 남성으로 살면서 힘들거나, 불안한 시기가 올 때 가장 믿음이 되고 힘이 되는 건 신화이고 멤버들이다. 축복받았다고 생각한다.

10. 신화는 어느덧 19년차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데, 데뷔 당시 활동했던 젝스키스부터 S.E.S.까지 재결합을 하고 있다. 감회가 새롭겠다.
신혜성 : 특히 S.E.S.는 같이 연습을 했기 때문에 축하하는 마음이 크다. 방송국에서도 볼 텐데, 우리에겐 직속 선배이다.(웃음)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려고 한다. 오랜만에 뭉치는 그룹을 보면 항상 응원하고 재미있다.
신화/ 사진제공=신화컴퍼니

10. 신화를 롤모델로 삼는 후배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책임감이 커지지 않나.
전진 : 부담이 안될 수가 없고, 후배들을 생각하면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을 하면서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니까 항상 부담을 갖는 건 당연한 것 같다. 관심을 가져주시니까 나이를 잊고 무대에서도 더 열심히 한다. 특히 공연장에서 ‘힘들지 않나’라는 말을 하는데, 힘든 걸 잊게 해주는 팬들이 있어서 더 열정적으로 하게 된다.

10. ‘레전드’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혜성 : 지금까지 오래 활동하고 있는 걸 좋게 봐주시고, 특히 선배들이 ‘대단하다’고 해주시면 뿌듯하다. 매 음반마다 음악, 또 활동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해서 만들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 우리에게 기록이 된다.10. 현재 신화가 겪은 과정을 지나고 있는 후배들이 있다. 조언을 해준다면?
전진 : 힘냈으면 좋겠다.
에릭 : 그럴수록 멤버들끼리 똘똘 뭉쳐야 한다.
신혜성 : 그룹 생활을 하다 보면 문제가 안 생길 수가 없다. 그걸 해결할 때 따로 고민을 하거나, 멤버들의 생각이 다르면 힘들어진다. 내실을 튼튼하게, 대화를 하고 생각을 맞춰서 해결하는 것이 좋다다. ‘우리에게만 이런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멤버들과 잘 해결하면 분명 길이 있다. 우리처럼 오랫동안 활동하는 후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10. 한 팀으로 18년을 넘게 활동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새삼 감동인 순간도 있을 것이다.
이민우 : 지금 이 순간이다.(웃음)
앤디 : 큰 욕심은 많이 버리는 것 같다. 한 명이 부족한 것을 다섯 명이 채워주는데, 그때 감동을 많이 받는다.
에릭 : 모든 멤버들이 개인 활동을 하면서도, 신화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큰 배려이다. 모든 멤버들이 쉬는데, 신화를 위해서 곡작업을 하는 이민우나, 콘서트와 방송 음원 등 신경을 못 쓰는 부분은 신혜성이 맡는데 그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는 거다. 또 전진은 스태프들을 잘 챙긴다. 그것 역시 팀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또 우리는 아프면 모두 김동완을 찾는다.(웃음)

10.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음반을 만들 때 욕심도 나겠다. 그것이 새로운 면을 이끌어내는 이유이기도 할 테고.
이민우 : 다른 모습을 끌어내고 싶고, 그래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
에릭 : 그게 멤버들의 곡을 녹음할 때의 장점이다. 다른 작곡가들은 우리가 이제 연차가 있어서 좌지우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멤버들은 다르다. 숨길 게 없으니, 우리끼리 있으니까 한번 해보자고 시도하는 것들이 많다. 그렇게 녹음한 것은 결과물은 항상 기대 이상이었다.
신혜성 : 짜고 또 짜는, 계속 시도를 하는 거다. 멤버들과 함께하니까 새로운 게 계속 나오는 것 같다.
김동완 : 이민우의 곡이라 못하겠다는 소리를 못하는 것도 있다.(웃음) 내 음역대가 아닌데…싶기도 하지만, 이민우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쳐다보면 ‘그래, 할게’라는 말이 나온다.

신화/ 사진제공=신화컴퍼니

10. 이번 음반은 전보다 더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신혜성 : 11년 만에 전국 투어도 하고, 이번 음반을 내면서 멤버들과 회의를 할 때 팬들이 좋아할 만한, 지금까지 못 했던 걸 해보자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사인회도 다니려고 하고, 지방 공연도 계획했다.

10. 끝으로 신화의 꿈이 있다면?
이민우 : 계속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다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웃음) 우리끼리 의지하면서 호수가 있는 곳에 예쁜 집 여섯 채를 지어서 옆에서 살고 싶다.
앤디 : 신화라는 의미처럼 앞으로도 어긋나지 않게, 빛을 발할 수 있는 신화가 되는 것이 꿈이다.
신혜성 : 일할 때도, 또 개인적으로도 사는 게 행복했으면 좋겠다.
에릭 : 옛날에는 ‘대박’을 바라거나, 1위 혹은 대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 이젠 신화로서 활동을 열심히 잘 하고, 오랫동안 멋있게 활약해서 신화로 쌓은 업적을 아무도 깰 수 없게 만들고 싶다. 넘볼 수도 없었으면 좋겠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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